추운 겨울 건강하고 따뜻하게 … 탈모엔 ‘어성초’ 기관지엔 ‘귤피·도라지·산수유’ 숙취엔 ‘헛개나무’
최근 카페인에서 벗어나 건강한 차(茶)를 선호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들은 자신의 상황에 따라 필요한 한방차를 골라 마신다. 최근 ‘한방차는 고루하다’는 인식은 사라지고 일종의 기능성 음료처럼 여겨지는 분위기다. 은은한 향과 깔끔한 맛의 한방차는 비타민 등 다양한 영양소를 함유, 기운을 북돋아 주고 면역력을 향상시켜준다. 특히 추운 겨울을 건강하고 따뜻하게 보낼 수 있게 돕는다. 최근 좋은 반응을 얻는 한방차를 소개해본다.
모발·두피 튼튼하게 … 어성초·자소엽·녹차잎으로 만든 블렌딩차(茶)
최근 ‘어성초’(魚腥初, 학명 Houttuynia cordata)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 탈모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지면서부터다. 어성초에 자소엽·녹차잎을 섞어 만든 차는 탈모를 예방하는 효과가 뛰어나다.
어성초는 아시아 동남부, 일본 등지에 많이 분포돼있는 약재다. 생선 비린내가 나서 어성초란 이름이 붙었다. 독소를 제거하는 해독작용이 뛰어나 숙변을 제거하고 당뇨, 피부노화 및 피부질환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자소엽은 중국 명나라의 본초학자 이시진(李時珍)의 저서 본초강목(本草綱目)에 등장한다. 책에는 풍한의 사기를 없애고 기를 잘 통하게 해 비위를 편하게 한다고 설명한다. 자소엽의 따뜻한 성질이 몸의 차가운 기운을 풀어주고 혈액순환을 도와준다. 녹차잎에는 폴리페놀·카테킨 성분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 지방을 분해시키는 동시에 체내 독소를 배출시킨다.
이같이 독소를 배출하고 혈액순환을 도와주는 3가지 약재를 잘 조합해서 마시면 체내 독소를 배출해 탈모 유발균을 억제하고, 약재 속 풍부한 미네랄은 모발과 두피를 건강하게 유지시킨다. 자소엽, 어성초, 녹차잎을 섞어 차를 블렌딩할 때 비율을 각각 2대1대1로 섞으면 깊은 향과 맛을 느낄 수 있다.
특히 건조한 환절기에는 피부에 각질이 늘어나는데 각질은 모공을 덮고 염증을 일으켜 탈모를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환절기에 이들 블렌딩 차를 꾸준히 마셔주면 두피 건강에 도움이 된다.
끊이지 않는 기침·가래 … 따뜻한 귤피차·도라지차·산수유차
겨울철엔 난방을 위한 화석연료 사용이 급증하고, 중국 전역에 밀집한 공업지역에서 발생한 인체 유해물질이 황사와 함께 우리나라로 넘어온다. 특히 겨울철 황사는 봄철 황사보다 황산암모늄 등 화석연료에서 유래한 유해물질이 많이 섞여있고, 고농도 미세먼지까지 유입돼 영·유아나 면역력이 떨어지는 노인은 호흡기질환에 노출되기 쉽다. 황사에 묻어있는 다양한 미생물들에 의해 다양한 기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때 목이 칼칼해지거나 감기에 자주 걸리는 사람은 따뜻한 한방차를 마시며 증상을 완화시키는 것을 고려해볼 수 있다.
우선 비타민C가 풍부하고 향긋한 귤피, 알레르기성 비염, 감기, 호흡기질환 등에 효과적인 도라지를 함께 우려내면 특히 재채기가 멈추지 않는 사람이 마실 만하다. 평소 코가 맹맹하고 막히면 대추를 곁들이고 목이 아프면 생강을 첨가해 우리면 된다. 대추를 넣으면 단맛이 우러나와 맛이 더욱 좋아진다.
남성은 ‘산수유차’에 도전해볼 만하다. 산수유는 예부터 남성의 힘을 상징하는 열매로 잘 알려져왔다. 동의보감에는 산수유가 신장을 강화하고 정력 향상 및 혈액순환을 돕는다고 나와 있어 남성에게 좋다.
목이 건조하고 목감기에 잘 걸리는 사람은 생강과 계피를 곁들이면 더욱 효과적이다. 생강은 혈관을 확장해 혈액순환을 빠르게 만들어 감기 치료에 효과적이고, 무엇보다 가래를 멎게 한다. 계피는 생강과 찰떡궁합으로 감기를 예방하고,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에겐 간 알코올 분해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솔잎은 천식에 도움이 되는 재료다. 건조한 목, 천식, 비염, 알레르기 질환을 예방하는 귤피와 차조기잎 등을 함께 넣고 끓이면 호흡기질환을 진정시키는 차로 제격이다.
술자리에 지친 김 과장님 ‘헛개나무차’로 숙취해소
최근 방송뿐만 아니라 편의점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게 ‘헛개나무차’다. 이는 알코올 분해 효능이 뛰어나 예부터 한방에서 숙취 해소, 간질환·소화불량 등 치료를 위한 약재로 활용됐다. 피로 개선 효과가 있어 겨울철 원기회복을 위해 마시면 좋다.
헛개나무의 잎, 줄기, 열매 모두 달여 마시거나 즙을 내 섭취하면 술독을 푸는데 좋다. 중국 당나라 진장기(陳藏器)가 편찬한 의서 ‘본초습유’(本草拾遺)에서는 헛개나무의 효능에 대해 갈증을 해소하고, 번조를 제거하며, 오장을 촉촉하게 하고, 대소변을 잘 나오게 하며, 횡경막 상부의 열을 제거하는 등 꿀과 같은 효능이 있다고 기록해 있다. 헛개나무 열매인 지구자는 구역질을 멎게 하고 술독을 푼다고 설명한다.
헛개나무는 알코올뿐만 아니라 체내 독소를 해독하는 효과가 뛰어나다. 술을 마시기 전이나 후에 섭취하는 게 좋은데, ‘술에 헛개차를 곁들이면 술이 취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이런 경우 헛개가 간의 해독작용을 도와 음주 후 간 부담을 덜어줘 이튿날 숙취나 피로감이 덜하다. 평소에도 꾸준히 섭취하면 만성적인 피로감, 나른함 등을 개선할 수 있다.
집에서도 쉽게 헛개나무를 달여서 냉장보관하면 차로 편하게 음용할 수 있다. 헛개나무의 잎, 줄기, 열매 등을 주전자에 센불로 끓이다가 끓으면 약불로 약 2시간 정도 달이면 된다.
이들 한방차들은 끓인 뒤 냉장고에 식혀 차게 마셔도 된다. 하지만 감기 예방이나 면역력을 보완하는 데 마시는 차는 따듯하게 데워 마셔야 더욱 효과적이다. 한번 끓여서 냉장고에 보관한 찻물은 적어도 일주일 내로 마셔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