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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칠맛에 영양 만점 ‘꼬막’ … 올해는 수확줄어 귀하신 몸
  • 정종우 기자
  • 등록 2015-02-01 17:03:15
  • 수정 2020-09-14 13:2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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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남 여자만 일대서 70% 잡혀 … 저혈압·숙취·동맥경화에 효과적, 손질 제대로 해야 참맛
꼬막은 과로나 환경변화로 인해 겪기 쉬운 피로회복에 도움이 되며 간 기능을 회복하는 데 좋다.‘간간하고, 졸깃졸깃하고, 알큰하기도 하고, 배릿하기도 한 그 맛은 술안주로도 제격이었다’ 조정래의 소설 ‘태백산맥’에 나오는 꼬막의 맛이다. 남도의 대표적 고급 음식인 꼬막은 주머니 사정이 어렵더라도 그 지역 제사상에는 반드시 올라간다. 애·경사에도 먹지 않으면 음식을 다 먹고도 뭔가 허전한 게 남도 사람들이다.

예부터 꼬막은 전라도의 특산품이다. 정약전의 어류학서인 ‘자산어보’에는 ‘살이 노랗고 맛이 달다’고 적혔고, 조선 성종 때 편찬한 지리서인 ‘동국여지승람’에도 소개됐다. 임금의 수라상에 오르는 8진미 중 1품으로 진상되기도 했다. 2009년 농림수산식품부 및 국립수산물품질검사원으로부터 수산물 지리적 표시 제1호로 등록돼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크게 참꼬막, 새꼬막, 피꼬막 등으로 나뉜다.
참꼬막은 ‘진짜 꼬막’ 이란 뜻으로 셋 중 살이 가장 쫄깃쫄깃하며 채집되는 양도 적어 귀하다. 전남 벌교·여수·고흥으로 둘러쌓인 여자만 일대에서 전국 생산량의 70%가 잡힌다. 여자만의 갯벌은 다른 지역과 달리 모래 황토가 섞이지 않은 진흙으로만 구성돼 꼬막이 자라기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껍데기가 두꺼우며 깊고 뚜렷한 골이 20여개 있다. 표면에는 털이 없으며 크기는 4~5cm로 갯벌 속에서 주로 자란다. 밀물 때에는 물 속에 잠겼다가 썰물이 되면 밖으로 드러나 다른 것에 비해 성장이 더디다. 자연산의 경우 약 7년, 양식은 약 4년 정도 자라면 상품성을 인정받는다. 제사상에도 올라가 ‘제사 꼬막’으로도 불린다.

새꼬막은 살이 미끈하며 다른 것에 비해 맛이 떨어져 ‘똥꼬막’ 이라 천대받는다. 참꼬막과 달리 갯벌이 드러나지 않은 수심 10m 내외에서 주로 자란다. 이에 배를 이용해 대량으로 잡는다. 가격도 참꼬막에 비해 3분의 1 수준이다. 생김새도 달라 껍데기 골이 많은 대신 얕다. 자연산은 2년 정도 자라면 채취가 가능하다. 단백질이 풍부하며 주로 무침이나 찌개로 먹는다.

피꼬막(피조개)은 덩치가 가장 크다. 껍데기 표면에 털이 났으며 체액에 적혈구가 있어 붉게 보여 이 명칭을 얻게 됐다. 껍데기의 길이는 약 12cm이며 수심 약 50m에서 주로 산다. 경남 진해·통영, 전남 벌교 등에서 다량으로 서식하며 천연 어장이 형성돼 있다. 중국, 대만, 일본 등에서도 자란다. 일반적인 조개의 혈색소는 헤모시아닌인데 비해 비해 피조개의 것은 사람과 같은 헤모글로빈이다. 피에 함유된 철은 같은 양의 소고기와 달걀보다 약 3배 많다.

꼬막은 껍데기 안에 뻘이나 모래가 들어있어 조리전 충분한 손질이 필요하다. 먼저 식솔을 이용해 껍데기에 묻은 것을 제거해야 한다. 이때 물에 담궈 놓고 손질하면 꼬막의 맛도 빠질 수 있어 물에서 건져놓는게 좋다. 겉손질이 끝나면 바자기에 담아 쌀을 씻듯이 문질러 준다. 헹구는 과정을 서너 번 반복한 다음 30~60분 정도 소금물에 넣어 해감(바닷물 따위에서 흙과 유기물이 썩어서 생긴 찌꺼기의 냄새)을 제거해주면 손질이 끝난다.

오래 삶으면 살이 질겨지고 영양분도 빠져나가 주의해야 한다. 팔팔 끓은 물에 찬물을 한 바가지 부어 약간 식힌 다음 꼬막을 넣고 다시 끓어오를 때 건져내야 윤기가 흐르고 쫄깃한 꼬막의 참맛을 즐길 수 있다.

싱싱한 꼬막을 먹으려면 껍데기가 깨지지 않고 무늬가 선명하며 깨끗한 것을 골라야 한다. 보관할 때는 데친 후 살만 발라 영하 20도에서 0도 사이에서 보관하는게 좋다. 채집한 지 보름 전엔 섭취해야 한다.

영양적으로 꼬막은 전체의 14%로 스태미너식품으로 꼽히는 전복(12.9%)보다 고단백이다. 비타민A·B1, 필수 아미노산이 균형있게 들어있고 칼슘 함량도 높다. 철분, 헤모글로빈, 비타민B가 풍부해 빈혈이나 현기증을 예방하는데 좋다. 임신부 등 혈액이 부족하기 쉬운 여성들에게 효과적이다. 소화흡수도 잘 돼 노인에게도 추천된다.

꼬막의 아미노산은 병이나 스트레스 등으로 입맛을 잃었을 때 빠르게 회복시켜주는 효과를 가진다. 과로나 환경변화로 인해 겪기 쉬운 피로회복에도 도움된다. 대표적인 숙취해소 식품으로도 불린다. 꼬막내 타우린과 베타인 성분은 간의 독성을 해독한다. 베타인은 잦은 과음으로 인해 간에 지방이 쌓이는 알코올성 지방간을 예방하며 간세포의 재생을 도와 손상을 막는다. 타우린은 동맥경화 예방이 좋다.

저혈압 개선에 필요한 각종 신진대사를 활성화시켜주는 성분들이 많다. 적혈구를 만들고 신경세포를 튼튼하게 해주는 비타민B12, 갑상선 기능을 자극해 신진대사에 영향을 주는 요오드, 에너지 대사를 돕는 미네랄도 풍부하다.

영양이 풍부한 꼬막은 신통하게도 열량이 낮아 많이 먹어도 살이 찔 염려도 없다. 칼로리가 100g당 81㎉에 불과하며 지방도 1.8g 밖에 되지 않아 다이어트 식품으로 적절하다.

꼬막을 먹을 때 궁합이 맞는 음식은 마늘이다. 마늘의 냄새를 특징짓는 황화합물인 알리신이 조개의 비릿한 향을 약하게 해 식감을 돋군다. 알리신은 꼬막의 비타민B1과 결합해 알리티아민이 돼 체내에서 흡수율을 높여준다. 마늘의 풍부한 비타민C가 철분 흡수를 높여 함께 요리하면 좋다.

꼬막은 착한 가격 덕분에 더욱 사랑받는다. 하지만 올해는 산지 거래가가 크게 뛰어 금값이 됐다. 2013년 6월 새꼬막 평균 산지 거래가는 1kg당 2500원이었는데, 지난해 6월엔 4000원으로 두 배 가까이 올랐다. 제철인 겨울에 들어서도 5300~5000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값이 오른 건 지난해 겨울 대표적 산지인 여자만 일대의 꼬막이 한파로 인해 집단 폐사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해 여름 고수온 현상도 빚어져 꼬막이 살기 위한 환경이 제대로 조성되지 못했다. “지난해에 비해 수확량이 절반 수준”이라는 생산업자들의 말은 엄살이 아니다. 이처럼 꼬막이 구하기가 어렵게 되자 일부 양식장에서는 채 자라지 않은 꼬막까지 수확해 유통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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