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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이른둥이’, 건강하고 튼튼하게 성장하려면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5-01-26 18:53:48
  • 수정 2015-01-29 11:2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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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산 늘면서 증가세 보인다는 관점 존재 … 모유수유·캥거루케어 등 도움

미숙아(preterm infant), 흔히 ‘칠삭둥이’로 불리는 아기들은 인큐베이터에서 생명줄을 붙잡고 힘겨운 시간을 버텨낸다. 대개 30주도 채우지 못하고 세상으로 나오는데 미숙아의 출생률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통계청 출생 자료에 따르면 1993년에 전체 출생아 대비 2.6%이던 미숙아 비율은 2011년에는 5.2%로 두 배 높아졌다. 출산율이 10년 전에 비해 떨어진 것을 감안하면 신생아 중 미숙아가 늘어나는 체감도는 두 배 이상인 셈이다.

고현주 호산여성병원 산부인과 원장은 “이른둥이는 임신 37주 이전에, 정상 분만은 37~42주 사이에 태어난 것으로 본다”며 “이른둥이는 폐, 뇌세포 등 신체기관들이 제대로 성숙되기도 전에 세상이 나와 정밀한 보살핌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미숙아 생존율은 과거에 비해 월등히 높아졌다. 고 원장은 “1㎏ 미만 미숙아 생존율은 1980~90년대 10%에 불과했지만 최근 70%에 이른다”며 “이제 생사의 문제보다 성장·발달 정도에 신경을 기울이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미숙아가 출산되는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주로 △산모 나이가 16세 미만이거나 35세 이상이거나 △오랜 기간 서있거나 물리적 스트레스를 받는 활동을 하거나 △급성 또는 만성 질환이 있거나 △다태아를 잉태했거나 △과거에 미숙아를 분만한 경험이 있거나 △자궁기형, 전치태반, 임신성 고혈압·당뇨병 등 산과적 질환이 있거나 △태아 건강이 좋지 않은 경우에 미숙아를 낳을 확률이 높다.

사실 엄마 배 속에서의 하루하루는 사람으로서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장기들이 만들어지는 시기다. 태아에게 1주일은 태어난 아이들의 1년과 같다고 전문가들은 본다. 고현주 원장은 “이론적으로 태아는 23주 이상을 지나야 최소한의 생존 능력을 갖고 태어날 수 있다”며 “이를 ‘의학적 생존 한계’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미숙아에겐 합병증으로는 빈혈, 뇌실내출혈, 기관지폐이형성증, 인지·운동 기능장애, 성장발달 지연, 감염, 패혈증, 심장병, 저혈당증, 호흡곤란증후군, 황달, 망막증, 시야 결손, 중증 창자염증(괴사성 소장결장염)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미숙아 출생은 이미 어느 정도 예견된다. 조산아가 나올 것으로 의심되면 신생아집중치료실(NICU, neonatal intensive care unit)이 있는 병원으로 산모를 이송한 뒤 아기가 태어나면 NICU에서 24시간 맥박·호흡·산소포화도 등을 점검받게 된다.

이른둥이들은 면역학적으로 미성숙해 중심 정맥관 및 인공호흡기 치료 등을 받게 된다. 세균, 진균, 바이러스 등 감염에 취약하므로 정맥주사 또는 경관으로 영양을 공급받는다. 간혹 호흡곤란이나 무호흡 등이 나타나면 산소 공급 및 인공호흡기 치료가 이뤄진다. 호흡곤란증후군이라면 폐표면활성제를 투여한다. 빈혈이 심하면 수혈을, 전해질 이상이면 교정치료를 받게 된다.

고현주 원장은 “남보다 조금 빨리 세상에 나온 500g도 안된 작은 아기들이라도 집중적인 케어를 시행하면 적잖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숙아 1000명만 잘 살려도 국가적으로 봤을 때 조 단위의 이득이 생긴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아기들은 스스로 체온조절하는 게 어려워 한동안 일정한 체온과 습도가 유지되는 인큐베이터에서 생활하게 된다. 산소포화도가 균일한 산소를 서보제어(servo-control, feedback control)로 공급받기도 한다. 최근 관련 의료기기는 대부분 자동 조절기능을 갖추고 있다.

모든 미숙아가 인큐베이터 치료를 받는 것은 아니다. 병원마다 차이가 있지만 임신 34주 미만에 체중 1.5㎏ 미만으로 태어난 아기가 인큐베이터에 들어간다. 치료 중단은 재태주령 34주 이상, 체중이 1800g 이상을 기록한 뒤 스스로 체온 조절할 수 있을 때 고려하게 된다.

미숙아는 출생 시 몸무게에 따라 △2.5㎏ 이하이면 저체중 출생아 △1.5㎏ 이하면 극소 저체중 출생아 △1㎏ 이하면 초극소 저체중 출생아로 나뉜다. 1993년엔 극소 저체중출생아가 929명으로 집계됐지만 2011년엔 2935명으로 크게 늘었다.

이같은 경우엔 아기는 성장 발달 과정에서 뇌성마비, 시력·청력 이상, 지능 지체 등을 겪을 수 있다. 몸무게가 적을수록 각종 장애 비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애가 하나 이상 나타나는 빈도는 1500~2500g에서 약 8%, 1000~1500g은 약 15%, 1000g 미만은 약 25%다.

저체중 출생아가 늘어난 것은 ‘노산’이 늘어난 이유가 크다. 고 원장은 “미숙아 출산에 자궁 내부 감염 등도 원인이 되지만 무엇보다도 ‘산모의 노령화’가 주요인”이라며 “남성, 여성 모두 학력이 높아지고 사회진출이 늦어지면서 결혼 연령과 초산 연령이 높아진 탓”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의 미숙아 비율은 5~6% 정도지만 앞으로 더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저출산 개선을 위한 산모 지원 정책의 하나로 이른둥이 관리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출산율이 낮은 상황에서 조산하는 산모가 늘어나는 마당에 가까스로 낳은 아기를 살리지 못한다면 출산 의욕이 되살아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고 원장은 “미숙아에게는 모유가 분유보다 좋다”며 “영양 흡수율이 훨씬 높고 괴사성 장염 등 감염 예방에도 도움이 되므로 출산 후부터 적극적으로 모유 수유를 고려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캥거루케어’도 아기에게 유익하다. 이는 엄마가 신생아를 가슴에 품고 배꼽에서 흉골까지 맨살이 서로 닿도록 밀착시키는 것이다. 아기를 껴안고 자궁 속에서 들었던 엄마의 심장소리·숨소리·목소리를 접하고 엄마의 체취를 맡으면 아이가 안정감을 얻게 된다. 또 아기의 특수감각섬유를 자극해 옥시토신 분비를 촉진, 면역력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다. 캥거루케어를 시행한 아이에서 감염·패혈증 발생 위험이 42% 감소했다는 해외 연구결과도 있는 만큼 자주 스킨십을 해주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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