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이 한미약품의 ‘팔팔정’(성분명 실데나필, sildenafil), 한국릴리 ‘시알리스’(성분명 tadalafil), 한국화이자 ‘비아그라’(성분명 실데나필, sildenafil), 동아ST ‘자이데나’(성분명 유데나필, udenafil), SK케미칼의 ‘엠빅스’(성분명 미로데나필, mirodenafil)의 5강 구도로 굳어가고 있다.
먹는 발기부전치료제의 원조였던 화이자의 비아그라는 동아ST의 자이데나의 약보합세에 간신히 3위 자리를 지키는 형국이다. 팔팔정을 비롯한 비아그라 제네릭들이 40여종 출시된 데다 제네릭 제품들의 저가 공세에 휘말린 결과다.
속칭 ‘해피드럭’인 발기부전치료제는 환자들이 의사들에게 상품명을 지정해 처방해달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 가장 비싼 시알리스의 경우 정당 1만6000원에 판매되지만 가장 싼 동광제약의 ‘데나그라정’(성분명 실데나필, sildenafil)은 10분의 1 수준인 16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비아그라는 시알리스와 성분이 다르고 약효지속시간이 짧지만 1만2000원 정도에 판매되고 있다.
5000원 정도에 판매되고 있는 팔팔정은 한미약품의 영업력을 앞세워 작년부터 비아그라 시장을 잠식했다. 화이자의 비아그라는 팔팔정의 무서운 추격에 ‘디자인 모방’으로 제소해 2013년 2심에서 승소했다.
팔팔정은 가격이 세 배 가량 차이나는 시알리스를 처방량은 물론 처방액으로으로 2014년 1분기부터 앞서고 있다. 유비스트 자료에 따르면 지난 4분기 팔팔정은 64억3600만원, 시알리스는 53억4800만원, 비아그라는 28억6700만원, 자이데나는 27억7700만원, 엠빅스는 21억7900만원을 기록했다. 비아그라는 국내 시장에서 자이데나와 엠빅스와 경쟁하는 처지가 됐다.
다른 제품들은 5강과는 매출이 급격히 차이 나 6위인 대웅제약의 누리그라가 8억4800만원, CJ헬스케어의 헤라그라가 7억2600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주목할 것은 필름형 제제들간의 경쟁이다. 화이자의 비아그라 원료로 서울제약이 위탁 생산하는 필름제 ‘비아그라엘’은 매출이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국산신약인 엠빅스의 필름제는 처방액 5위로 뛰어 올랐다. 비아그라엘은 화이자가 직접 판매하고 있지만 사실상 공격적인 마케팅을 접으면서 비아그라정과 동반 추락하고 있다.
오는 9월 특허 만료되는 시알리스는 9개사가 제네릭을 준비하고 있어 매출액은 더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약효시간이 36시간으로 다른 약제들보다 긴 데다 부작용이 비아그라에 비해 적다고 평가받는 시알리스의 제네릭이 출시될 경우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은 다시 춘추전국시대가 열릴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