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로 접어드는 시기나 여름 장마철 동안 무기력과 기분저하가 나타나는 이유가 일조시간 감소 때문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낮과 밤의 일교차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연구 참여자들의 평균 연령은 34.9세로 조사 이전 정신건강 문제로 진료받은 기록은 없었다. 연구는 △수면시간 △기분 △사회적 활동 △체중 △활력 △식욕 등 6개 항목을 묻고, 어느 달의 상태가 가장 나쁜지를 평가한 뒤 이를 합산해 총점을 내는 방식(총계절성점수, Global Seasonality Score, GSS)으로 이뤄졌다.
이어 2008~2013년 평균을 산출해 일조량, 온도, 습도 등 12가지 날씨 요인 중 어떤 특징적 요소가 사람들의 기분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측정했다. 평균 GSS는 5.53으로 서양과 비슷하거나 약간 높은 정도였다. GSS는 10점 기준으로 높을수록 계절과 기분 변화의 연관성이 높은 것을 나타낸다. 서양인들은 주로 겨울에 특징적인 계절성을 보이는 반면 한국인은 겨울형과 여름형 두 가지 타입이 동시에 나타났다.
한국인과 가장 깊게 관련된 날씨 요인은 일조량이었다. 참가자 중 89명(16.1%)은 날씨로 인해 정신건강 문제가 발생하거나 계절성 정동장애(Seasonal Affective Disorder)와 유사한 증상을 보였다.
이들이 가장 많이 호소하는 증상은 기운이 없는 무기력함이었다. 이는 사회적 활동, 대인관계, 업무 효율성 등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연구팀은 이런 계절성 증상이 저절로 호전될 때가 많지만 일부 환자의 경우 관절통·두통·위경련 등 신체증상, 부정적 생각, 자살사고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울증(양극성장애)이나 만성적 우울증이 올 수도 있다. 연구팀이 2011년에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계절성이 높은 여성은 월경주기에 따라 기분이 저하되는 월경전증후군이 동반되기도 했다.
홍 교수는 “일조량이 급격히 줄어드는 계절에 기운이 달리고 기분이 처지는 느낌이 들면 계절성 증상이 온 것으로 보면 된다”며 “일조량이 적은 겨울이나 장마철이 끼어 있는 여름에는 햇빛이 날 때 일부러 밖에 나가 산책이나 운동을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