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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해리 왕자도 ‘노푸족’? … 정말 탈모예방 될까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5-01-19 09:16:16
  • 수정 2015-01-21 17: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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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성은 도전해볼만, 지성은 삼가야 … 2~6주 적응기 못견뎌 포기하는 사람 다수

‘노푸’(No poo)는 누구에게나 맞는 방법은 아니며 건성·중성 두피를 가진 사람은 도전할 만하지만, 지성인 사람이 잘못 활용하면 오히려 두피 건강을 악화시킬 수 있다.

직장인 장모 씨(26·여)는 지난해 입사한 뒤로 머리카락 숱이 확 줄어든 느낌을 받았다. 아무래도 학생때보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인 듯했다. 장 씨는 최근 동영상 관련 SNS에서 ‘노푸’(No poo)라는 새로운 개념의 헤어관리법에 대해 알게 됐다. 이는 ‘노 샴푸’(no shampoo)의 줄임말로 샴푸 없이 물로만 머리를 헹궈내는 게 전부였다.

이같은 관리법은 탈모를 예방한다고 알려져 할리우드 인기 스타들도 참여하고 있다. 제시카 심슨, 기네스 펠트로, 아델 등 여성스타뿐만 아니라 배우 로버트 패틴슨, 조니 뎁도 ‘노푸족’으로 알려져 있다. 영국의 해리 왕자도 탈모 방지를 위해 동참했다.

샴푸를 해야 개운하게 느껴지는 사람들에겐 다소 충격적인 비법으로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장 씨가 본 동영상 속의 외국인 여성은 ‘1년 동안 머리를 감지 않았어도 오히려 예전보다 머릿결이 좋아지고 두피가 튼튼해졌다’며 전·후 사진을 선보였다. ‘효과를 봤다’는 사람이 늘면서 국내서도 최근 한 TV 방송에서 ‘탈모 막는 생활습관’으로 소개됐다.

노푸를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화학성분에 지친 두피를 달래주면 자연스럽게 최상의 기능을 회복해 오히려 두피가 건강해진다고 주장한다. 머리에는 자연스럽게 기름기가 도는 게 정상이다. 하지만 샴푸로 이를 전부 씻어내면 두피는 더 많은 윤활유를 만들어내고, 결과적으로 머리가 더 기름지게 된다.

샴푸는 두피의 기름기, 먼지, 모발에 사용된 각종 헤어스타일링 제품 등을 씻어내기 위해 계면활성제 및 각종 화학성분으로 만들어진다. 샴푸 제품에 들어있는 SLS(라우릴황산나트륨)와 SLES(라우레스황산나트륨) 성분은 장기적으로 머리카락을 더 거칠게 만들 수 있다.

이 때 인위적인 샴푸 대신 미지근한 물로 머리를 감으면 두피가 다시 건강해질 수 있다. 미지근한 물로만 두피를 10분간 마사지하고, 찬바람 바짝 말려주는 게 전부다. 처음엔 두피 표면의 기름기를 자연적으로 제어하는 데엔 시간이 걸릴 수 있어 적응기가 필요하다.

조소연 서울대 보라매병원 피부과 교수는 “노푸는 일시적인 유행일 수 있다”며 “처음 접하는 사람은 2~6주 적응기가 필요하고, 이 기간 동안 기름기가 많아지는 걸 견디기 어려워 포기하는 사람도 많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노푸는 ‘샴푸 속 계면활성제, 파라벤 등 화학성분이 두피장벽을 손상시켜 탈모를 유발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부터 유행하기 시작했다. 샴푸를 쓰지 않으면 두피가 화학물질로부터 안전할 것이고, 두피가 건강하게 유지되면 머리 빠짐이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게 된 것이다.

하지만 노푸는 누구에게나 맞는 방법은 아니다. 건성이나 중성 두피를 가진 사람은 도전할 만하지만, 잘못 활용할 경우 오히려 두피 건강을 악화시킬 수 있다. 문제는 샴푸 속 화학성분 자체가 아니라 제대로 헹궈내지 않는 샴푸습관이다. 샴푸한 뒤 물로 깨끗이 헹구면 계면활성제 등으로 인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임종한 인하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계면활성제가 피부에 오래 남아 있으면 주변 독소를 피부에 쉽게 흡수시키는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물로 잘 헹궈내면 이같은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노푸에 도전한 사람 중 ‘오히려 머리 기름이 지고, 이마·두피에 여드름이 늘어나며, 이렇다 할 탈모효과도 없었다’고 털어놓는 경우가 적잖다.

조소연 교수는 “자신의 두피가 심한 지성이나 지루성 두피를 가진 사람은 자칫 모낭염, 탈모 등이 유발될 수 있다”며 “이런 사람이 노푸에 도전하면 기름기·먼지 등이 잘 안 닦여 모공에 피지가 쌓이고, 염증·비듬이 늘면서 모낭염·탈모 등이 초래될 위혐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래도 노푸에 도전하겠다는 사람 중에는 물로 샴푸했을 때의 찝찝함을 해결하려고 베이킹소다나 사과식초 등을 활용하고 있다. 일종의 천연샴푸처럼 쓰는 셈이다. 베이킹소다 1~2 테이블스푼(큰숟갈)을 물 한컵에 넣어 섞은 후, 머리카락에 붓고 샴푸하듯이 마사지하면 먼지, 기름기, 냄새가 사라진다고 알려져 있다. 풍성한 거품은 기대할 수 없지만 물로만 노푸했을 때에 비해 개운한 느낌이 든다.

다만 베이킹소다는 샴푸 후 머릿결이 지나치게 건조해지는 게 단점이다. 이때 베이킹소다를 대체할 수 있는 게 사과식초다. 식초를 물에 희석해 샴푸 대신 사용하면 된다. 베이킹 소다를 쓴 뒤 식초물로 추가로 헹궈도 도움이 된다. 베이킹소다를 활용했을 때에 비해 머릿결이 부드러워진다.

이들 제품은 처음 사용할 때 머리카락이 부드럽고 고운 느낌이 들지만, 장기적으로 활용시 오히려 머리카락이 손상될 우려가 있다. 조소연 교수는 “두피는 산성이고 베이킹소다는 강력한 알칼리성”이라며 “알칼리성이 높은 베이킹소다는 머리카락 내부구조와 결합하면서 머리카락이 약해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베이킹소다를 사용할 때에는 많은 물에 희석해 알칼리 성분을 낮추는 게 바람직하다”며 “다만 샴푸보다 세척력이 떨어져 모공을 깨끗이 닦지 못하며, 레몬즙이나 식초의 산성 성분은 피부염증을 유발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람마다 모발과 두피 상태가 다르기 때문에 무조건 노푸를 시도하는 것은 좋지 않다. 노푸를 시행하는 중 두피 트러블, 가려움증, 머리빠짐 등 부작용이 생겼다면 중단하는 게 좋다.

임이석 테마피부과 원장은 “노푸를 선호하는 사람은 머리를 감는 과정에서 머리카락이 많이 빠지는 것을 보고 샴푸 자체가 탈모를 유발한다고 생각해 이를 시도하는 듯하다”며 “하지만 적어도 이틀에 한번은 머리를 감아 두피에 쌓인 비듬, 피지 등 노폐물을 제거해야 탈모를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노푸가 맞지 않는데 샴푸를 쓰기에도 꺼림칙하다면 화학성분·계면활성제가 함유되지 않은 천연샴푸를 선택하는 게 좋다. 다만 방부제 역할을 하는 파라벤은 적은 양으로도 암세포 성장을 촉진한다고 알려져 있어 주의해야 한다. 샴푸 속 파라벤양은 전체 용량의 0.4% 이내면 괜찮다. 임종한 교수는 “파라벤은 소량이라도 인체에 유해할 수 있다”며 “암 가족력이 있는 사람이나 어린이는 파라벤이 든 샴푸를 피하는 게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평소 일반적인 샴푸를 쓰는 사람은 샴푸액을 소량 사용하고, 흐르는 물에 충분히 헹군 뒤  린스액이 두피에 닿지 않도록 모발 끝에만 사용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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