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자 튜브 사용, 스텐트 5분 이내 삽입, 합병증 없어 … ‘세계내비뇨학회지’ 표지논문 게재
정창욱 서울대병원 비뇨기과 교수
상부요로질환 치료를 위한 복강경수술에서 요관스텐트 삽입 시간을 대폭 줄인 수술법이 개발됐다. 정창욱 서울대병원 비뇨기과 교수팀은 새롭게 개발한 ‘J-튜브(tube) 테크닉’을 상부요로질환으로 복강경수술을 받은 환자 33명에게 적용한 결과 스텐트 삽입 시간과 합병증이 크게 줄었다고 13일 밝혔다.
인체 노폐물은 콩팥에서 소변으로 만들어진다. 소변은 신우(소변을 모아주는 깔때기)에 모였다가 요관을 통해 방광으로 간다. 방광에 모인 소변은 일정량이 되면 요도를 거쳐 밖으로 배출된다. 소변이 나가는 길인 요로에 돌이 생긴 것을 요로결석이라고 한다. 돌이 생기는 위치에 따라 신장결석, 요관결석, 방광결석, 요도결석으로 나뉜다.
치료법으로는 대기요법, 약물요법, 체외충격파쇄석술(몸 밖에서 충격파를 발사해 결석을 잘게 분쇄한 뒤 자연 배출을 유도) 등이 있으며, 심한 경우 수술을 실시한다.
수술은 개복수술과 복강경수술로 구분된다. 이 중 복강경수술은 흉터와 후유증이 크지 않아 상부요로질환 수술법으로 자주 사용된다. 수술 중 혈전(피떡)이 요관을 막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스텐트(Double J stent)를 삽입한다. 스텐트는 적정 위치에 쉽게 고정되도록 양 끝이 돼지꼬리 모양으로 말려 있다. 하지만 시야와 움직임이 제한된 상황에서 끝이 말린 스텐트를 요관에 삽입하는 것은 난이도가 높고 시간이 오래 걸려 일부 숙련된 의사만 실시할 수 있다.
정 교수팀은 스텐트 삽입을 쉽게 하기 위해 ‘J’자 모양의 플라스틱튜브(길이 25㎝, 외경 5㎜, 내경 3㎜)를 고안했다. 이 수술법은 피부를 절개한 뒤 J자 튜브를 요관에 삽입한다. 이후 튜브 내부를 통해 끝이 말린 스텐트가 펴진 상태로 요관을 지나 적정 위치에 자리잡도록 한다. 즉 튜브는 스텐트라는 ‘지하철’이 쉽게 지나갈 수 있는 ‘터널’ 역할을 한다. 스텐트가 정확한 위치에 장착되면 튜브를 빼낸다.
이같은 방법을 2011~2013년 상부요로질환으로 복강경수술을 받은 환자 33명에게 적용한 결과 평균 스텐트 삽입 시간이 기존 수십 분에서 5분 이내로 줄었다. 이는 전세계에서 발표된 결과 중 가장 우수한 것으로 수술 합병증도 발견되지 않아 안전성도 입증됐다.
정 교수는 “J-튜브 테크닉은 기존 복강경수술 뿐 아니라 배꼽에 하나의 구멍만 뚫는 단일절개창복강경, 로봇보조 복강경수술에서도 요관스텐트 삽입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였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독창성과 우수성을 인정받아 비뇨기 최소침습수술 최고 권위지인 ‘세계내비뇨학회지(Journal of Endourology)’ 최근호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비뇨기계 최소침습수술의 대가인 미국비뇨기과학회 르네 소텔로( Rene
Sotelo) 박사는 편집자 논평을 통해 “의사들이 직면한 흔한 문제를 아주 간단한 해법으로 극복한 정창욱 교수팀의 독창성과 비전을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