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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중이 떠중이 줄기세포치료, 옥석 가리는 기준
  • 정종호 기자
  • 등록 2015-01-09 11:43:56
  • 수정 2015-01-12 11: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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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혈액줄기세포, 실제 줄기세포 미미 … 생리식염수 혼합, 생착률 낮아

신동진 SC301성형외과 원장이 줄기세포 가슴성형을 하고 있다.

줄기세포를 활용한 미용성형이 붐을 이루는 가운데 진품을 가려내기가 쉽지 않다. 명칭, 줄기세포 출처와 추출기법, 세포이식 방법은 제각각이지만 다들 놀라운 효과를 운운하기 때문에 선택을 망설이게 된다.

우선 가장 흔한 줄기세포치료로 이용되는 게 줄기세포 배양액 화장품처럼 얼굴 등에 바르는 것이다. 이른바 ‘줄기세포 안티에이징 시술’로 불린다. 특정인의 지방줄기세포, 제대혈줄기세포, 골수줄기세포를 배양해 그 속의 성장인자 및 영양성분이 피부층에 흡수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이같은 ‘줄기세포 화장품’의 피부 회춘효과는 줄기세포가 손상받은 세포나 조직을 대체·재생하는 데서 나온 게 아니라 줄기세포에서 분비되는 여러 유용 물질이 생체내의 세포 또는 줄기세포를 활성화시켜 질병을 호전시킨다는 설명이다. 이를 ‘파라크린(Paracrine) 효과’라고 한다. 줄기세포는 다른 세포와 달리 △피부의 성장·재생에 도움되는 세포성장인자(EGF,PDGF,VEGF,bFGF 등)와 △피부를 유해활성산소 등으로부터 보호하는 항산화물질(SOD,비타민E와 D 등) △보습 및 미백을 촉진하고 염증을 줄여주는 물질(인터루킨-6,8,10과 란테스 등) △항암성 물질 등을 분비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신동진 SC301성형외과 원장은“줄기세포 배양액의 유용 성분은 강한 멜라닌 색소 분비 억제효과를 나타내 피부미백에 효과적이고, 콜라겐 및 케라틴재생세포를 증식시켜 미세주름을 감소시키고 모공을 축소시키는 것으로 연구돼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이같은 줄기세포의 회춘 효과는 배아줄기세포, 골수줄기세포, 지방줄기세포, 제대혈줄기세포 순으로 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병원에서는 레이저치료 후 새 피부가 돋고, 피부결이 매끄럽고 탱탱해지게 하는 데 줄기세포 배양액을 활용하고 있다.

‘줄기세포 동안성형’은 복부 등에서 채취한 지방세포에서 순수 지방세포와 줄기세포를 추출한 뒤 일정한 비율로 배합해 얼굴 진피층에 주사하는 것이다. 지방세포와 줄기세포를 혈관에 주사하면 막힐 우려가 있어 거의 시행되지 않고 있다.
줄기세포 화장품은 일반 세포에 성장인자와 영양물질이 첨가돼 있는 게 차별화되지만 피부 외피에서 활성화된 생리물질로 작용할지는 미지수다. 줄기세포 동안성형은 단순 화학적 필러나 지방세포 주입보다 나은 생착률과 자연스런 형태가 기대된다.

일부 병의원에서는 줄기세포만 걸러내 혈관내에 주사하기도 한다. 하지만 줄기세포만의 혈관내 주사는 의사의 재량(합법적)으로 볼 것인가, 보건당국으로부터 안전성과 입증된 적응성을 입증받지 않았으므로 불법으로 볼 것인가 하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만약 의료사고가 나면 허가된 것이 아니기에 의사가 궁지에 몰릴 수 있다.

줄기세포의 치료효과를 높이기 위해 줄기세포를 배양하려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의약품’으로 허가받고 우수의약품제조관리기준(GMP) 시설에서 추출·배양과 화학적 조작이 가해져야 한다. 세포주가 바뀌어도 새로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때 의약품으로 개발된 줄기세포주의 경우 허가된 적응증 외에 다른 용도로 쓸 경우에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예컨대 세포 재생능력이 가장 강하다는 골수줄기세포에서 유래한 심근경색증 치료적응증을 받은 것을 가슴이식에 쓸 경우 의사의 재량이라고 볼 수 있으나 문제가 생기면 의사가 책임져야 한다. 일반적으로 지방유래 줄기세포가 지방을 만드는 데 가장 적합하기 때문에 이를 골수줄기세포로 대체하거나 배합해 쓰면 비합리적이라고 볼 수 있다고 신동진 원장은 설명했다.

요즘 노화방지, 성기능향상, 피부톤과 탄력증진 등 전반적인 안티에이징 용도로 환자의 골수, 지방, 혈액 등에서 줄기세포를 뽑아 체내에 주사하는 치료가 붐을 이뤄가고 있다. 현재 몇몇 안티에이징 전문 클리닉은 골수줄기세포 치료에 2000만~2500만원, 혈액줄기세포치료에 1000만~2000만원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신 원장은 “혈액에서는 줄기세포 자체가 거의 카운팅되지 않는다”며 “물론 셀 카운터가 유핵세포(적혈구는 무핵세포, 백혈구는 유핵세포)만 계산해내는 한계가 있긴 하지만 혈액줄기세포 치료의 효용성은 재고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줄기세포를 현미경으로 관찰하면 조금 길쭉하며 가지를 친 별 모양을 하고 있다.
신 원장은 “기존 논문 연구에 따르면 추출한 지방세포에는 살아 있는 유핵 줄기세포가 30~50%일 것으로 추정된다”며 “나머지 어린 지방세포도 혈관내피세포로서 줄기세포와 유사한 기능을 수행한다”고 말했다. 그는 “혈액줄기세포는 사실상 PRP(platelet rich plasma, 혈소판풍부혈장)에 의한 치료효과를 내는 게 거의 전부”라며 “PRP에는 혈소판과 성장인자가 농축돼 상처치유, 세포생착률 향상에 기여하지만 그 자체가 줄기세포 효과를 내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결국 지방세포에 PRP를 섞어넣고 ‘줄기세포치료’나 ‘줄기세포성형’을 표방하는 것은 과장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줄기세포는 지방세포·연골세포·뼈세포·근육세포 등으로의 분화·재생능력을 기본으로 면역억제반응, 항염증효과, 혈관생성 유도 등을 갖추고 있다.

신 원장은 ‘하베스트젯’ 등 지방세포에 생리식염수를 넣어 지방이식 가슴성형에 활용하는 치료법도 석연찮은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지방을 추출하거나 주입할 때 일정량의 생리식염수를 배합하면 지방이 약 60%, 생리식염수가 약 40%를 차지하게 된다. 비중이 가벼운 지방이 물이나 혈액 위를 차지하게 된다. 지방이식 성형에서 지방세포를 정제하지 않은 채 물과 프리오일(free oil, 지방이 깨져 둥둥 위로 뜬 기름)이 섞인 지방세포를 이식하면 생착률이 떨어질 수 있다.

생리식염수가 줄기세포 추출시 손상을 최소화하고, 지방세포가 생착할 수 있도록 공간을 확보해준다는 게 하베스트젯 측의 설명이지만 실제로는 지방세포의 양 자체가 적다는 것. 결국 생착률을 높이려면 지방세포를 농축하고 줄기세포를 함께 주입해야 한다는 게 신 원장의 견해다. 그는 “지방세포의 괴사와 석회화를 막으려 생리식염수 주입량을 늘리는 것보다는 생착률을 높이는 게 바람직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줄기세포를 상하지 않게 추출해 지방세포와 최적의 비율로 배합하는 게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국내서 줄기세포 성형을 표방하지만 제대로 장비를 갖추고, 시술 노하우를 축적한 곳은 5%도 안 될 것이라는 게 신 원장의 생각이다. 그는 “제대로 된 줄기세포 추출장비는 3억원을 웃돌고,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완숙해지는 줄기세포 성형의 특성을 감안할 때 이를 잘 해낼 수 있는 병원을 찾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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