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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환자 식대수가, 원가 86% 수준 … 연간 4억원 손실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4-12-18 17:15:24
  • 수정 2014-12-24 18: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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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년간 수가 동결, 1식당 평균 847원 적자 … 병원 규모 클수록 손실 커, 환자식 질 저하 우려

민응기 대한병원협회 보험위원장(왼쪽)과 김태현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가 18일 대한병원협회 대회의실에서 식대수가 인상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입원환자의 식대수가가 실제 원가의 86% 수준에 불과해 수가 인상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병원협회(회장 박상근)와 대한의사협회(회장 추무진)는 18일 오후 1시30분 서울 마포 병협회관 14층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77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한 ‘입원환자 식대 수가 개선방안’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두 기관은 급여화 이후 8년 이상 식대수가가 동결돼 병원들이 심각한 손실을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김태현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입원환자식 1식당 평균 원가는 6077원이지만 평균 수가는 86% 수준인 5230원에 불과해 병원들이 1식당 평균 847원씩의 적자를 내고 있다”며 “500병상 규모 병원의 경우 입원환자식 제공으로 연간 4억여원의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장기간의 식대수가 동결은 의료기관의 경영상황을 악화시키고 환자식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적정 입원환자식, 즉 치료식을 제공할 경우 1식당 적정원가는 7099원으로 추계됐다. 이는 추가 인건비와 식재료비가 반영된 금액으로 수가가 인상되지 않을 경우 병원들은 1식당 1869원을 추가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경영 악화가 심화될 수 있다.

요양기관종별 입원환자식 1식당 평균 원가수준은 상급종합병원 6785원, 종합병원 5867원, 병원은 5366원이었다. 하지만 평균 수가는 상급종합병원 5492원, 종합병원 5222원, 병원은 4664원으로 각각 1293원, 645원, 703원 적었다. 즉 병원 규모가 클수록 원가와 수가에 차이에 따른 손실 정도가 컸다.
또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의 경우 직영으로 식당을 운영하면 위탁 운영하는 것보다 1식당 추가되는 인건비와 식재료비가 많았다. 

특히 지속적인 저수가로 인해 환자식의 질이 표준보다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결과 전체 의료기관의 60.4%는 곡류, 66.0%는 어육류, 15.1%는 채소류, 17.0%는 지방, 41.5%는 우유의 제공량이 처방 지침서 기준에 못 미쳤다. 또 전체 의료기관 중 37.7%만이 과일류를 기준에 맞게 제공하고 있었다.

민응기 대한병원협회 보험위원장(제일병원장)은 “식대수가가 동결된 8년 동안 인건비와 재료비는 꾸준히 상승해왔기 때문에 환자식의 질 저하가 우려된다”며 “식사는 병원에 대한 환자 만족도와 직결되는 요소인 만큼 소홀히 할 수 없고, 이로 인해 다른 부분에서 의료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상대적으로 값이 비싼 어육류, 우유, 과일 등이 기준 이하로 제공되는 사례가 많았다”며 “의료기관 전체에 적용되는 환자식 처방 표준지침을 마련하는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입원환자식의 질을 관리하기 위한 입원환자급식서비스 인증제(Inpatient Meal Surveillance System)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병협은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빠른 시일 안에 보건복지부 등에 적정 식대수가 보전 등을 강력히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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