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이 발기부전 등 남성 성기능장애를 유발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대한비뇨기과학회(회장 주명수 서울아산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지난 1~10월 전국 11개 대학병원에 방문한 40세 이상 성인 남성 중 배뇨곤란을 보인 환자(IPSS 8점 이상) 1151명을 조사한 결과 체질량지수(BMI) 수치가 높을수록 남성호르몬 분비가 줄고 성기능이 저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7일 밝혔다.
BMI가 23미만인 정상 및 저체중 남성은 남성호르몬 수치가 5.7ng/㎖였지만 BMI가 30 이상인 중등도 비만 남성은 3.8ng/㎖로 줄었다. 남성성기능 수치는 BMI가 23 미만인 군에서 11.5점, BMI가 30 이상인 군에서 9.4점이었다. 성기능 수치가 낮을수록 발기부전 등이 심하게 나타났다. 8~11점은 중등도 발기부전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번 연구에선 작년에 이어 체중이 많이 나갈수록 전립선이 커진다는 사실이 재입증됐다. 일반 성인 남성의 전립선 크기는 20㏄다. 하지만 배뇨곤란을 겪는 40대 이상 남성 중 BMI가 23 미만인 사람은 25.9㏄, 30을 초과한 중등도 비만 남성은 33.9㏄였다. 이같은 연구결과는 중년 남자의 비만율과 전립선비대증이 깊게 연관된다는 것을 뒷받침한다.
체중이 많이 나갈수록 배뇨불편을 호소하는 비율도 높았다. 배뇨불편은 전립선 크기가 커지면서 요도와 방광을 압박해 빈뇨·야간뇨 등 저장증상, 약뇨·분산뇨 등 배뇨증상, 잔뇨감 등 배뇨 후 증상이 나타나는 상태다.
BMI가 23 미만인 남성의 평균 배뇨불편 지수는 13.2점, 30을 초과한 중등도비만 남성은 17.4점으로 나타났다. 국제전립선증상점수표(IPSS)에 따르면 0~7점 가벼운 증상, 8~19점은 중간 증상, 20~35점은 중증을 의미한다.
결국 체중은 전립선크기, 배뇨불편, 남성호르몬, 남성성기능 등과 유기적으로 관계 있다는 사실이 이번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비뇨기과 증상들은 개별치료보다 종합치료가 효율적이므로 증상이 나타날 경우 바로 병원을 방문하는 게 좋다.
서주태 대한비뇨기과학회 홍보이사(제일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비만할수록 전립선이 커지고 남성성기능이 약해지며 배뇨불편을 많이 겪는 것을 확인했다”며 “특히 비만한 40대 남성은 전립선비대증으로 인한 배뇨장애나 성기능저하 위험이 높아지므로 꾸준한 자기관리와 정기검진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