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목표는 ‘편강도원’을 현실화하는 것입니다.” 서효석 편강한의원 대표원장은 누구나 폐건강을 지키면 무병장수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41년간 폐기능의 활성화에 초점을 맞춘 ‘활인의술’을 기본으로 비염·천식·아토피피부염 치료를 통한 ‘한의학의 세계화’를 꿈꾸고 있다.
서효석 원장은 ‘폐가 모든 건강의 근원’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폐를 정화, 각종 알레르기질환 및 폐질환을 치료하는 한방생약 ‘편강탕’을 개발해 이들 질병을 치료해왔다. 편강은 한자로 ‘扁康’, 편도선이 건강해야 전신 건강이 바로 선다는 뜻을 담았다.
이 약은 1973년 개발돼 금문화·사삼(더덕) 등 10여가지 약재를 바탕으로 만들었다. 지금까지도 효능 강화에 주력해 꾸준히 업그레이드 하고 있다. 지병이던 편도선염을 수년간 앓아왔지만 막상 급성기에 달하면 이비인후과에서 해열진통제를 처방받는 자신이 너무 우스워 기필코 자기 힘으로 극복하겠다고 개발한 게 편강탕이다.
그는 “이 약은 어떤 특정한 질병을 고치는 게 아니다”며 “단지 폐에 쌓인 독을 청소해줄 뿐”이라고 말했다. 일종의 ‘디톡스’인 셈이다. 폐가 건강해지면 편도가 튼튼해지고, 편도에서 건강한 임파구 세포들이 흘러나와 폐와 기관지 병변을 자연스레 개선해 나간다는 견해다.
서 원장은 이 약으로 아토피 4만명, 비염 5만명, 천식 3만3000여명을 완치시켰다고 밝혔다. 편강한의원은 이런 입소문을 타면서 보건의료계를 포함한 전현직 고위관료, 국내 주재 외교사절, 연예인 등 다양한 고객들이 찾아오고 있다.
서 원장은 “한약이 생소한 아프리카 국가의 대사들이 한약이 쓰지만 질환이 완치되다보니 만족스럽다고 말한다”며 “최근엔 세네갈 대사가 ‘평생 여기서 건강관리하고 싶다’고 했다”고 전했다.
아이디어 넘치는 광고로 20~30대 젊은층에게도 호감 이미지
최근 편강탕을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다. ‘국민 한약’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정도다. 본래 강남에서 입소문을 타며 ‘아는 사람만 아는’ 한약이 2011년을 기점으로 수년 3년 새 인지도가 확 높아졌다. 연세 지긋하신 할아버지가 운영하는 한의원에서 나올 것이라곤 생각도 못했던 유머러스한 광고 덕택에 최근엔 한약을 기피하는 20~30대 젊은층에서도 호감도가 높다. 세대를 넘어선 소통에 성공한 것이다. 한동안 어디서든 편강탕 광고가 보이자 젊은층 사이에선 헤어진 연인을 원망하는 우스갯소리로 ‘편강탕 같은 X’라는 말이 유행하기도 했다.
2012년 1월엔 지하철 역사·전동차량에 내걸린 ‘순정만화 시리즈’가 히트를 쳤다. 어릴 적 여자아이들이 좋아할법한 공주님 캐릭터가 ‘나 천식 있는 여자예요. 동정할 거면 돈으로 줘요. 편강한의원 갈랑게’라고 말한다. 이같은 도발적인 문구는 대중에게 다시 한번 ‘편강한의원’을 각인시키는 데 충분했다.
광고에 집중하게 된 것은 비교적 최근이다. 환자들이 하나 둘 치료돼가는 모습을 보면서 ‘모두가 건강해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본격적으로 마케팅을 시작했다. 서 원장은 “효과는 좋지만 아는 사람만 아는 편강탕의 한계를 깨뜨리려면 차별화된 광고마케팅이 필요했다”며 “편강탕을 대중에게 널리 인식시키면서 효과적인 약임을 알리는데 주력했다”고 밝혔다.
어려웠던 시기에 개발에 집중해 탄생한 ‘편강탕’
그가 처음부터 이렇게 승승장구한 것은 아니었다. 1997년 외환위기가 터질 무렵, 직원 한 명과 함께 서초동에서 작은 한의원을 꾸리고 있었다. 모두가 힘들었던 시기였던 만큼 병원 월세와 관리비, 직원 월급도 겨우겨우 마련할 정도였다. 결국 병원을 정리해야 했다.
이후 절망 속에서 이런저런 고민을 하던 차에 ‘한가지에 집중하자’는 생각을 굳혔다. 자신이 가장 잘 치료할 수 있는 종목에 집중하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환자들에게 가장 효과적이었던 약 5가지 처방을 선별해 이 중 강력한 효험을 발휘하는 약재를 강화한 새로운 처방을 창안한 게 이른 바 2세대 편강탕이다.
그는 보약을 이용한 ‘만병통치’ 개념을 그리 신뢰하지 않았고, 오로지 감기 등 호흡기질환에 특화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1973년 처음 내놓은 편강탕을 업그레이드해 1998년 소수를 대상으로 한 임상·연구를 거쳐 새로운 편강탕을 탄생시킨 것이다. 2001년에도 다시 한번 그동안의 임상결과를 토대로 더욱 강화시킨 약을 내놓았다. 약효가 점점 소문이 나자 주변에선 ‘한약에 넣어서는 안될 재료를 넣은 것 아니냐’는 루머를 퍼트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2006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검사 결과 무독성 식품으로 인정받았다.
중국에서 높은 인지도 바탕으로 ‘글로벌 힐링’에 앞장
서효석 원장은 중국에서도 어느새 인기스타가 됐다. 지난해 3월 우연히 출연하게 된 세계 최대 중화권 위성방송국인 NTD TV ‘저우진한의(走近韓醫)’에 출연하면서 인지도를 높였다. 이 방송국은 3억명의 시청자를 갖고 있는 중화권 최대 위성방송사다.
서효석 원장은 2010년 10월 뉴욕한인청과협회와 KBS가 공동으로 개최한 ‘뉴욕 코리안페스티벌’ 개막행사에 후원회장 자격으로 참석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K-POP이 한류의 대문을 열었다면 그 다음은 한의학이 될 것”이라며 “현대의 문둥병이라 불리는 아토피는 물론 비염, 천식 등 현대의학이 해결하지 못한 병들을 편강탕을 통해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를 취재하던 NTD TV 기자가 서 원장에 주목, 다음해 페스티벌에 참석한 서 원장에게 뉴욕 NTD TV본사를 방문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를 통해 서 원장은 2012년 연말 NTD TV 방송국에서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실시했다. 특강 후 방송국으로부터 52회에 걸친 특집기획에 나와달라는 제안까지 받았다. 펑커란 NTD TV 부회장은 ‘중국의 호흡기질환자 수는 거대하며, 중국인구의 노령화와 공기오염의 악화 등 새로운 요소로 인해 천식·아토피·비염·폐질 환자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서 원장이 발명한 편강탕은 중국인 뿐 아니라 인류가 질병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저는 신(神)이 많은 사람들을 도울 수 있게 NTD TV와 편강한의원을 묶어놓았다고 생각합니다’는 메시지를 보내왔다. 천식, 아토피, 비염, 폐질환자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중국본토인의 고통을 외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서 원장은 출연을 수락한 뒤 이왕 방송에 나가게 된 것, ‘최고의 중의와 토론해보고 싶다’는 제안을 했다. 결국 1~7부까지 타이완의 글로벌 명의인 후나이원 중의와 함께 서양·현대의학이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난치병 등에 대해 난상토론을 펼친다. 당시 방송에서 서 원장은 중국을 대표하는 ‘편작’으로, 후나이원 중의는 ‘화타’로 분해 재미를 더했다. 이후 중국에서 서 원장의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해 편강환(중국에서는 탕으로 만들지 못해 환으로 제작)은 중국 홈쇼핑 TV 등에서 순식간에 동날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세상의 중심에서 폐건강을 외치다’
서효석 원장은 중국을 넘어 뉴욕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는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굴로 들어가라는 말이 있듯 현대의학의 본고장 미국에서도 ‘먹힐 만한지’ 시험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