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건강검진 항목만으로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증을 미리 예측할 수 있는 한국인 맞춤형 예측도구가 개발됐다. 최재원 서울아산병원 건강증진센터 소장과 김영학 심장내과 교수팀은 2007년 1월부터 2011년 6월까지 이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5만7000여명의 정보를 분석해 ‘한국형 심혈관질환 예측 모델’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혈관 동맥경화증 등으로 발생하는 뇌졸중과 심근경색증은 전세계 사망원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암과 함께 주요 사망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과 유럽과 같은 선진국들은 일찍부터 심혈관질환의 중요성을 인식해 예측모델을 구축하고, 예방가이드를 잘 실천해왔다. 국내에서는 한국인에 맞춰진 심혈관질환 예측모델조차 개발돼 있지 않다.
이에 최 교수팀은 한국형 심혈관질환 예측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나이 △당뇨병 △고혈압 △흡연 △관상동맥질환 가족력 △백혈구 △크레아티닌 △당화혈색소 △심방세동 △혈압지표 △콜레스테롤 지표 등 총 11개 예측인자를 선별했다.
혈압 및 혈액검사 등을 포함한 기본 건강검진을 받은 사람들의 결과값을 11개 예측인자에 적용하면 총 0점부터 220점까지 결과가 나오고, 이를 통해 향후 3년과 5년내 심혈관질환의 발생위험을 예측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총점이 200점 이상이면 3년내 심혈관질환 발생률이 20% 이상, 5년내 발생률은 4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모델에 따르면 40세 이상에선 같은 연령이더라도 고혈압과 당뇨병 있는 경우엔 심혈관질환 위험이 2배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또 콜레스테롤이 정상 범위에서 벗어난 이상지질혈증도 심혈관질환의 발생 위험을 높이는 주원인으로 밝혀졌다.
김영학 교수는 “심혈관질환의 원인이 되는 동맥경화증은 진행속도가 느리므로 증상이 나타났을 땐 병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심한 경우 치료가 불가능한 돌연사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발견 및 예방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최재원 소장은 “기존에 미국에서 개발한 모델에 한국인의 건강검진 결과를 적용해보면 심혈관질환 발생이 실제보다 높게 예측돼 현실적으로 적용하기가 힘들었다”며 “이번에 개발된 심혈관질환 예측모델을 바탕으로 해서 건강검진을 결과를 이용해 심혈관질환 예측치를 제공하고 각각의 기준에 결과에 맞는 맞춤형 예방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심장학회에서 발행하는 ‘서큘레이션’의 자매지인 ‘서큘레이션 심혈관의 질과 결과(Circulation Cardiovascular Quality and Outcomes)’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