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변비가 정형외과 수술 후 장폐색증 발병 위험을 최대 35배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준성 순천향대 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대한소화기기능성질환·운동학회 회장)와 이태희 정형외과 교수는 만성변비와 정형외과수술 후 발생하는 장폐색증(POI, Postoperative Ileus)의 관계에 대한 연구결과를 10일 발표했다.
장폐색증은 장이 부분적으로 또는 완전히 막혀 음식물, 소화액, 가스 등이 통과하지 못하는 질환이다. 연구팀이 정형외과수술을 받은 환자 677명 중 612명의 정보를 분석한 결과 정형외과수술 후 장폐색증이 나타난 환자 13명 중 10명(77%)이 만성변비를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장폐색증이 나타나지 않은 환자 599명 중 만성변비를 앓았던 환자는 35명(5.8%)에 불과했다.
연령, 동반질환, 정형외과수술법 등 모든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만성변비를 보유한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정형외과수술 후 장폐색증 발생 위험이 35배 가량 높았다.
이번 연구에서 정형외과 수술 후 장폐색은 장이 움직이지 않는 마비성 장폐색이 3일 이상 지속되는 환자 중 △메스꺼움 혹은 구토 △24시간 이상 식품 섭취 불가 △24시간 이상 가스 미배출 등이 2개 이상 동반되는 경우로 정의했다.
만성변비는 6개월 동안 두 종류 이상의 변비약(laxatives, 완하제) 복용이 필요한 환자로 한정했다.
이태희 교수는 “앞선 연구에서 변비 치료 등으로 적절히 장을 관리했을 때 고관절수술 후 장폐색증 위험이 월등히 줄었다”며 “수술 후 많은 환자들이 장폐색증에 시달리고 있는 만큼 이를 줄일 수 있는 체계적 관리법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준성 교수는 “이번 연구는 만성변비와 정형외과 수술 후 장폐색증간 관계를 최초로 규명한 것으로 의미가 크다”며 “수술 전 만성변비 치료 및 수술 후 장관리프로그램의 효과에 대한 연구가 꾸준히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