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체 20도만 굽어져도 척추내압 급증 … 허리·골반·허벅지 아픈 방사통 발생
거북목증후군으로 인한 통증 완화에 도움되는 스트레칭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난지 한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수능후유증에 시달리는 수험생이 많다. 이들 대부분이 잘못된 공부 자세로 인한 근골격계 통증으로 괴로워한다. 일반적으로 수능 후엔 공부 시간이 줄어 증상이 호전될 것으로 생각되지만 이미 신체 좌우 및 상하 균형이 무너진 상태여서 치료가 필요하다.
골반과 척추의 균형이 어긋나면 허리 및 무릎에 통증이 느껴진다. 구부정하게 앉아 공부하는 습관이 있던 수험생은 등쪽 근육인 신전근이 약화돼 평소 자세도 굽어지고 통증이 유발된다.
치료는 신체의 상하좌우 균형을 맞추는 게 우선이다. 제 때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적인 통증이 초래될 수 있다. 간단한 교정과 스트레칭만으로도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지만 일반인은 병원치료가 필요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스스로 판단하기 어렵다.
대표적인 척추관절 수능후유증은 요통이다. 평소 서 있을 때 요추 3·4번에 가해지는 척추내압은 100, 앉아 있을 땐 140 정도다. 앉은 자세에서 상체를 20도 정도만 앞으로 숙여도 압력이 180까지 상승한다.
하루 평균 11시간 공부하는 고교 3학년 수험생은 180 이상의 척추내압을 1년간 지속적으로 받게 된다. 신재필 부천하이병원 부원장은 “척추에 과도한 압력이 장기간 가해지면 퇴행성질환이 가속화되고 요추간판수핵탈출증(허리디스크) 등이 유발된다”며 “허리뿐만 아니라 골반과 허벅지까지 저리고 아픈 방사통이 느껴지면 병원치료와 절대안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수능이 끝난지 한달이 지났는데도 이같은 증상이 지속될 땐 허리디스크일 확률이 높다”고 덧붙였다.
스트레스성 요통은 척추나 추간판에 특별한 손상이 없는데 허리 주변에 격렬한 통증이 발생하는 것을 의미한다. 개인차에 따라 통증민감도가 크게 다르지만 스트레스 해소 및 안정이 가장 중요하다. 통증이 장기화될 경우 연부조직 곳곳에 압통점이 생기면서 다발성 만성통증으로 악화될 수 있다.
평소 반복적인 스트레칭과 맨손체조로 허리근육 경직을 이완시키면 증상이 빠르게 호전된다. 시간을 두고 서서히 회복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조급해할 필요가 없다.
목(경추)은 허리보다 통증 양상이 더 섬세하게 나타난다. 목은 물론 날개뼈 사이나 어깨가 아프고 두통이 생기기도 한다. 수능이 끝났다고 해도 스마트폰 사용량이 많으면 목 통증은 쉽게 좋아지지 않는다.
거북목증후군의 경우 특별한 치료법이 없지만 스트레칭을 반복적으로 하면 증상 개선에 도움된다. 증상이 심할 땐 보존적 치료법인 체외충격파를 실시한다. 강력한 기계적 에너지가 혈액순환을 개선해 통증을 줄이고 손상된 조직을 회복시킨다.
수건을 목 뒤에다 두르고 목을 뒤로 살짝 젖히면서 수건 양쪽 끝을 잡고 앞으로 당기는 스트레칭은 통증 완화에 효과적이다.
평소 오래 앉아있는 수험생은 엉덩이 쪽 좌골 주위 조직인 점액낭에 염증이 생기는 좌골점액낭염의 발병 위험이 높다. 주요 증상으로 앉을 때마다 엉덩이에 찌릿찌릿한 통증이 느껴진다. 점액낭에 생긴 염증이 골반 하부를 지나는 좌골신경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허리디스크나 하지불안증후군처럼 방사통이나 다리저림을 호소하기도 한다.
보통 앉아 있을 때 통증이 심했다가 일어서거나 걸을 땐 괜찮아지기 때문에 심각성을 못 느끼고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해 신 부원장은 “좌골점액낭염을 방치하면 관절수증(관절 안에 물이 차는 것), 꼬리뼈인 천골과 엉덩이뼈인 장골이 연결되는 부위에 통증이 생기는 천장관절증후군 등 2차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부분 발병 초기에 물리치료나 약물치료로 쉽게 호전시킬 수 있다. 통증이 심할 땐 환부에 스테로이드주사를 놓으면 증상 완화에 효과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