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좌·우뇌 연결 신경다발서 발견, 통증 정도에 영향 … 전신통증의 원인, 유병률 2~4%
정천기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
뇌백질 이상이 섬유근육통과 관련 있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새롭게 밝혀졌다. 이번 연구는 현대의학으로 해결하지 못한 섬유근육통의 원인을 밝히는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천기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팀은 섬유근육통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여성 섬유근육통 환자 19명의 뇌를 확산텐서영상(MRI diffusion tensor image)으로 분석한 결과 섬유근육통 환자는 정상인보다 백질의 연결이 감소한 상태였다고 8일 밝혔다.
섬유근육통은 만성 전신통증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전체 인구의 2~4%에서 나타난다. 주로 여성에서 발병하며 통증과 함께 피로, 수면장애, 우울증 등을 동반한다.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만큼 고통스럽지만 정확한 발생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제대로 된 치료가 어렵다.
백질은 신경세포들이 정보를 주고받는 신경 연결통로다. 이번 연구에서 좌뇌와 우뇌를 연결하는 신경다발인 뇌량(뇌들보)에서 연결성 감소가 발견됐다.
백질의 연결성 감소가 섬유근육통 환자의 통증과 관련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섬유근육통 환자를 통증평가척도(Short-Form McGill Pain Questionnaire)로 평가한 결과 통증이 심할수록 백질의 연결성이 유의하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 교수는 “섬유근육통은 높은 유병률에도 불구하고 중추신경계을 중심으로 한 근본적인 메커니즘의 이해가 부족했다”며 “이번 연구는 섬유근육통 초기의 뇌 변화 양상을 제시함으로써 질환에 대한 뇌 기전 이해를 증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가 새 진단 및 치료법 개발로 이어지려면 추가적 연구가 필요하지만 기존 연구에서 설명하지 못했던 섬유근육통 환자의 구조적 이상을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연구 결과는 류마티즘학 분야 최고 권위의 국제학술지인 ‘미국류머티즘학회지(Arthritis & Rheumatology)’ 지난 11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