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부격차에 따른 암 생존율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현숙 새누리당 의원(복지위·운영위)은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보험료 분위별 상위 20대 암유형별 발병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8일 발표했다.
올해 건강보험료 소득분위(10분위) 기준 상위 20대 암으로 내원한 환자를 분석한 결과 소득10분위(상위10%)가 24만7274명, 소득1분위(하위10%)는 11만534명이었다. 지난해 하위10%의 상위 20대 암 진료인원은 11만534명으로 2004년의 6만6673명보다 1.7배(65.8%) 증가했다. 상위10%는 12만6350명에서 24만7274명으로 1.9배(95.7%) 늘었다.
10분위(상위10%)에서 많이 발병하는 암은 △전립선암(88.4%) △신장암(55.7%) △방광암(34.4%) △갑상샘암(31.4%) △췌장암(23.3%) △비호지킨림프종(22.9%) △담낭암(21.4%) △담도암(17.7%) △피부암(17.4%) △위암(12.1%) 등이었다.
반면 1분위(하위10%)가 더 많이 걸리는 암은 △자궁경부암(41.3%) △백혈병(13.1%) △뇌암(11.9%) △난소암(4.8%) 등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결과 저소득층 암환자는 고소득층 환자보다 생존율이 낮았다. 발병 후 3개월이 지난 암환자의 소득수준별 생존율의 경우 소득 5분위(상위20%)는 91%를 기록했지만 소득이 낮은 1분위(하위20%)는 생존율이 75%에 그쳤다. 발병 후 5년이 지난 암환자의 생존율도 5분위는 60.8%, 1분위는 24%로 크게 차이났다. 저소득층은 고소득층에 비해 암의 발견이 늦고 중간에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 생존율도 낮은 것으로 추측된다.
실제로 소득수준이 낮은 계층 중 병·의원을 방문하지 못했거나 치료를 중도에 포기한 비율은 21.5%로 소득수준이 높은 계층의 15.5%보다 높게 나타났다.
보건사회연구원에서 발표한 ‘우리나라 건강형평성 현황 및 대책’ 자료에서도 암환자의 1·3·5년 생존율은 성별과 상관없이 저소득층이 고소득층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소득 수준이 생존율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의미한다.
김 의원은 “소득 수준이 높으면 전립선암과 신장암, 낮으면 자궁경부암과 백혈병 등이 주로 발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주거환경과 생활습관의 차이가 암 종류에 영향을 미침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소득층 및 차상위계층은 고소득층보다 발병률이 낮은 대신 생존율이 떨어졌다”며 “저소득층의 암 발병에 대한 조기진단 및 암 보장성 강화에 관심을 갖고 주거환경 개선 및 올바른 생활습관 유지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