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4년간 위궤양 등 소화성궤양 환자가 줄었지만 노년층의 경우 오히려 발생률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직무대리 박병태)은 2008~2013년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위궤양 및 십이지장궤양을 포함하는 소화성궤양 진료인원은 2009년 251만2000명에서 2013년 206만8000명으로 17.8% 줄었으며 연평균 감소율은 4.8%였다.
지난해 기준 연령대별 진료인원은 70대 이상이 10만명당 1만1893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60대가 9458명, 80대는 8331명으로 뒤를 이었다. 전반적으로 노령 인구에서 진료인원이 많았다.
2009~2013년까지 20대는 연평균 10.5%, 30대는 9.8% 진료인원이 줄어 감소폭이 컸다. 50대와 60대에서 감소율이 둔화되다가 70대 이상에서 다시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전한호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소화성궤양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헬리코박터파일로리(Helicobacter pylori) 감염과 비스테로이드소염제(NSAIDs)가 지목된다”며 “국내 역학조사 결과 헬리코박터균 감염으로 인한 소화성궤양 발생을 줄고 있는 반면 비스테로이드소염제에 의한 것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인층은 아스피린이나 비스테로이드소염제를 복용할 가능성이 높아 소화성궤양 발생률도 함께 증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와 대한의학회가 발표한 자료에서도 “국내 노인인구의 급격한 증가로 심장질환·뇌혈관질환·퇴행성관절염 등의 발생이 급증함에 따라 아스피린을 포함한 항혈전제나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진통소염제)의 복용이 늘었고, 이로 인해 소화성궤양 발생률도 높아지는 추세”라고 밝히고 있다.
지난해 기준 성별 진료인원은 인구 10만명당 남성 3914명, 여성 4598명으로 여성이 1.2배 많았다. 전체 진료인원은 남성 95만9283명, 여성 110만8378명을 기록했다. 연평균 감소율의 경우 여성이 5.3%로 남성의 4.1%보다 높았다.
세부상병별 건강보험 진료인원은 위궤양이 121만1675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상세불명 부위의 소화성궤양이 52만2111명, 십이지장궤양이 31만5697명으로 뒤를 이었다.
2009~2013년 진료인원 감소율은 상세불명의 소화성궤양이 7.0%로 가장 컸고, 십이지장궤양은 1.6%로 가장 적었다.
같은 기간 전체 진료비는 3435억원에서 2350억원으로 32% 줄었으며 연평균 감소율은 9.1%였다. 진료형태별로는 약국 약제비가 47%로 가장 많이 감소했으며 외래진료비는 23%, 입원진료비는 4% 줄었다.
소화성궤양의 대표적인 증상은 상복부 불쾌감 및 통증, 속쓰림, 더부룩함, 식욕부진 등으로 간혹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다. 출혈이나 천공 같은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질환 위험을 높이는 가장 흔한 원인은 헬리박터파일로리균 감염과 비스테로이드소염제 및 아스피린 복용이다. 음주, 흡연, 정신적 스트레스, 약물, 만성질환, 잘못된 음식섭취 등도 주요 발병원인으로 지목된다.
다양한 증상을 보이기 때문에 대부분 상부위장관 내시경검사로 진단한다. 치료제는 위산이나 펩신 등의 공격인자를 감소시키는 약제와 방어인자를 증강시키는 약제로 구분된다. 공격인자억제제로는 프로톤펌프억제제(proton pump inhibitor)·H2수용체길항제·제산제 등 위산분비억제제, 방어인자증강제로는 수크랄페이트(sucralfate)·미소프로스톨(misoprostol) 등이 있다.
헬리코박터파일로리균 제균치료는 이 세균의 감염이 증명된 소화성궤양의 치료 및 재발 방지에 사용된다. 제균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치료기간이 단축되고 재발률이 현저히 감소한다.
비스테로이드소염제가 재발 원인일 땐 사용을 중지해야 한다. 부득이하게 사용해야 할 경우 COX-2저해제로 대체하면 된다.
전 교수는 “소화성궤양을 치료하고 재발을 예방하려면 금연이 필수”라며 “스트레스도 영향을 미치므로 가능한 안정된 생활을 하고 충분한 휴식과 수면을 취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이어 “술은 위산 분비를 자극하고, 특히 도수가 높은 경우 위점막을 직접 손상시키므로 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