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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크병원 ‘박해’에 “브랜드병원으로 새출발하겠다”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4-11-27 11:20:24
  • 수정 2014-12-04 18: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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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6일 ‘대한브랜드병의원협회’ 출범 … 이름 내세우는데 그치지 않고 의료품질 높일 것

안건영 대한브랜드병원 협회장이 출범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발표하고 있다.

브랜드파워를 내세우는 병의원들의 모임인 대한브랜드병의원협회가 26일 공식 출범했다. 이 협회는 이날 서울 리버사이드호텔에서 창립기념식을 갖고 초대 협회장으로 안건영 고운세상피부과 대표원장을 선출했다.

안 협회장은 기념사에서 “협회는 글로벌 브랜드화를 통한 시장개척 및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고자 한다”며 “해외환자 유치를 극대화하고 의료기관 및 의료서비스의 해외진출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이날 창립 기념세미나에서 이석준 리젠메디컬그룹 대표원장은 ‘글로벌 브랜드 구축을 통한 해외환자 유치 성공사례’를, 최혁용 함소아한의원 대표(주식회사 함소아 및 함소아제약 대표)가 ‘병원의 브랜드 경영전략’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석준 대표원장은 “한국 의료의 위상은 높아지고 있지만 막상 국내 의료기관이 해외환자를 유치하거나 해외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한 인프라는 부족하다”며 “이를 위해 시장을 제대로 조사하고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홍보계획을 다시 세웠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현재 리젠성형외과는 홍콩·베이징·몽골 등에 현지 사무소를, 하얼빈에는 직영병원을 세워 성형외과·피부과·치과 진료를 하고 있다.

최혁용 대표는 “의원·한의원은 가게이고 의사·한의사는 전문 영업직”이라며 “진료를 상품으로 표현한다면 ‘그 곳에 가면 다른 곳과 차별화된 가치(상품)를 판다’는 느낌을 줘야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는 국내 병의원 브랜드는 명의로 소문난 개인의 ‘퍼스널 브랜드’와 이름난 ‘대학병원 브랜드’ 두 종류밖에 없다며, 다른 의료기관 브랜딩이 어려운 이유로 ‘통일성의 부재’를 꼽았다.

예컨대 스타벅스·맥도널드 등 프랜차이즈 커피숍이나 음식점은 똑같은 맛을 내기 위한 자체 레시피를 활용해 세계 어딜 가든 같은 맛을 즐길 수 있다는 통일성을 보인다. 반면 의료기관은 의사나 한의사의 실력 차이로 결국 ‘사람을 브랜딩 하는 마케팅’이 가장 손쉬울 수밖에 없다.

최 대표는 “1999년 주식회사 함소아를 오픈하고 2002년 첫번째 네트워크 지점을 낼 때부터 통일성에 집중했다”며 “어린이들을 위한 좋은 약을 만들고, 전국 어느 곳의 함소아한의원을 가든 똑같은 약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이어 “통일성이 없으면 성공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함소아는 2002년부터 ‘프랜차이즈 방식’을 채택하고 진료법, 탕전원, 가격, 공급책을 통일시켰다. 진료매뉴얼, 응대매뉴얼까지 갖춰 어딜 가도 같은 서비스를 받도록 만들었다. 최 대표가 ‘함소아제약’을 설립한 것도 한의원 진료에서 사용하는 일반약뿐만 아니라 건강기능식품, 일반식품까지 일관된 제품을 사용토록 하기 위한 것이다.

최 대표는 “전국에 60여개의 함소아한의원이 있지만, 이들 병원은 결국 위치만 다른 곳에 있는 하나의 진료실”이라며 “진료실에서 전자차트를 입력하면 중앙통제시스템으로 처방전이 모여져 함소아제약에서 약을 만들어 직배송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함소아한의원 2호점부터는 소유주는 개별 한의사이지만 실질적으로 중앙에서 ‘주식회사 함소아’가 데이터를 모아 통일성을 이루는 시스템을 갖췄다.

대한브랜드병원협회엔 고운세상피부과, 365mc비만클리닉, 리젠성형외과, 아이디병원, 연세사랑병원, 사과나무치과병원, 바노바기성형외과, 엠디병원, 오라클피부과, 함소아한의원, 속편한내과, 21세기영상의학과, 블루비뇨기과, 후즈후피부과, 예송이비인후과 등 내로라하는 프랜차이즈병원이 대부분 가입돼 있다.

이 협회는 2006년 창립된 대한네트워크병의원협회 멤버 그대로이지만 이번에 ‘브랜드병원협회’로 개칭, 콘셉트를 바꿨다. 안건영 회장은 이와 관련, “네트워크병의원협의회는 네트워크를 이루고 있는 병의원 모임이고, 브랜드병의원협의회는 네트워크가 아닌 단일병원도 가입할 수 있다”며 “의료서비스의 상향 평준화와 그에 대한 노력이 있어야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다고 믿는 만큼 단지 이름만 내세울 게 아니라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브랜드를 지향하기 위해 조금 더 상위 개념인 브랜드병의원협회를 창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네트워크에서 브랜드를 지향한다는 것은 확장적인 의미이다. 하지만 네트워크병의원이면서도 브랜드가 약한 곳도 있고, 반면 같은 브랜드를 쓰면서도 의료서비스에서 큰 차이를 보이는 곳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질적 향상을 도모하는 브랜드파워를 키우자는 게 이 협회의 리뉴얼 취지다.

개정 의료법에 따라 의사가 1개 병원만 소유·운영할 수 있다는 조항인 ‘1인1개소’규정이 엄격해지면서 과거 ‘네트워크병원’이라는 단어 자체가 위법이 됐다. 현재 한 대표원장이 여러 곳의 병원을 운영할 수 없기 때문에 네트워크병원을 버리고 브랜드병원으로 갈아타게 된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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