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09~2013년 ‘치은염 및 치주질환’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3년 기준 진료인원은 건강보험 적용인구의 21.7%인 1083만명이었으며 건강보험 진료비는 건강보험 진료비의 1.5%를 차지하는 7469억원으로 나타났다고 16일 밝혔다.
진료인원은 2009년 742만명에서 2013년 1083만명으로 연평균 9.9%가, 진료비는 4020억원에서 7469억원으로 연평균 16.7% 증가했다. 2013년 기준 진료인원은 29.5%, 진료비는 38.5%로 나타나 이는 전년 대비 급증했다. 2012년 진료인원은 4.3%, 진료비는 10.0%였다.
월별 진료인원은 2013년 6월 1073명에서 2013년 7월엔 1714명으로 급증했다. 이는 지난해 7월부터 2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연 1회 스케일링(치석제거)에 건강보험을 확대 적용하는 정책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2013년 7월 이전엔 추가적 잇몸치료 및 수술을 동반한 치석제거에만 보험이 적용됐다. 하지만 이후부터는 별도의 후속처치 없는 치석제거도 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기존 5만원이었던 스케일링 약 1만3000원으로 저렴해지자, 치과 방문인원이 급증하면서 치주질환 진료인원도 함께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2013년 기준 인구 10만명당 진료인원을 연령대별로 비교해보면 60대가 3만3507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50대(3만1463명), 70대 이상(2만5867명), 40대(2만5260명) 순으로 5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 연평균 증가율을 비교해보면 30대가 12.6%로 가장 높았다. 다음은 40대(9.0%), 20대 이하(8.2%), 50대(7.1%), 60대(6.2%), 70대 이상(5.0%) 순으로 젊은층의 증가율이 높았다.
치주질환은 치아와 잇몸의 경계에서 시작되는 염증성 질환이다. 병세에 따라 치은염과 치주염으로 구분된다. 주로 치석, 치태 속 세균들이 이들 질환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세균들은 음식물 잔사와 함께 치태 혹은 치석을 형성하는데, 이들이 치아에 붙어 지속적으로 잇몸을 공격하게 된다. 치석 및 치태가 증가하면 치은염에서 치주염으로 악화된다.
50~60대는 젊은층에 비해 쌓인 치태 및 치석이 많아 치주질환에 노출될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다. 또 치주질환은 염증성 질환으로써 전신질환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나이가 들면서 심혈관계질환이나 호흡기질환 등 각종 전신질환 및 면역력 약화로 치주질환이 나타나거나 악화되기도 한다.
김영택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치과 교수는 “치은염은 잇몸에만 국한돼 비교적 가볍고 회복이 빠르지만, 치주염은 잇몸과 잇몸뼈 주변까지 염증이 퍼져 치료가 까다로워진다”고 말했다.
치주질환은 보통 통증을 동반하지 않는다. 하지만 증상이 악화되면서 통증을 느껴 치과에 내원하면 발치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잇몸출혈, 변색, 부종, 궤양 등의 증상은 초기부터 빈번하게 나타나므로 이들 증상이 보이면 되도록 빨리 치과를 찾아야 한다.
가벼운 치은염은 출혈이 나타나는 정도에 그치나 치아가 흔들리는 경우엔 이미 상당한 치주염으로 진행돼 있을 확률이 높다. 간혹 치주염이 심하지는 않으나 농양이 생겨 흔들리는 경우도 적잖아 치과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김영택 교수는 “치은염이나 초기 치주염은 스케일링으로 관리할 수 있다”며 “중도의 치주염은 ‘치은소파술’로 잇몸치료를 해고, 중증도에 이르면 잇몸을 열어서 치료하는 ‘치은박리소파술’을 받아야 한다”며 “뼈흡수가 심한 사람은 ‘조직유도 재생술’이나 ‘골이식술’처럼 이식재를 이용해 뼈나 치주조직을 재생하도록 유도해야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치주치료 후에는 주기적인 스케일링으로 치주관리를 받아야 한다. 증상이 심했거나 관리가 잘 안되는 환자는 3개월에 한번씩 내원해야 한다. 상태가 좋아질수록 6개월에 한번씩 관리받으면 된다. 치주치료 이력이 없거나 치은염 정도라면 1년에 한 번씩 스케일링을 받는 게 바람직하다.
김 교수는 “주기적인 스케일링만큼 중요한 게 평소 시행하는 개인적인 구강위생관리”라며 “자신에게 맞는 방법으로 하루에 3번 이상, 한번에 3분 이상 칫솔질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잇몸 사이가 멀거나 음식이 많이 낀다면 치간칫솔이나 치실 등의 보조용품 등을 활용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