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모발이식수술 후 만족도가 처음으로 발표됐다. 탈모치료 특화병원 루트모발이식클리닉은 2011년부터 2년간 2158명의 탈모 환자를 대상으로 모발이식술을 시행한 결과, 12개월 이상 추적관찰이 가능했던 755명 중 72.5%(548명)가 만족했다고 11일 밝혔다.
이같은 연구결과는 최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제22회 세계모발이식학회’에서 ‘모발이식술에 대한 한국인 만족도 분석결과’라는 논제로 발표됐다. 한국은 모발이식에 대한 관심이 높은 데 비해 만족도 관련 대규모 조사는 처음 이뤄져 눈길을 끌었다.
이윤주 루트모발이식클리닉 대표원장은 “국내에서는 모발이식술이 탈모증 치료에 중요한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수술결과에 대한 평가는 보고된 바가 없어 연구를 기획했다”며 “만족도 측정의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제3의 모발이식 전문의로 평가단을 구성했다”고 소개했다.
특히 이번 자료는 동양인 기준 연령대별 탈모유형에 따라 이식한 모발수를 측정, 어느 정도의 모발량이 적합한지에 대한 새로운 데이터를 제공했다.
연구 결과 탈모 환자의 연령대가 낮아지면서 탈모치료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는 만큼 모발이식술에 대한 관심은 젊은층을 중심으로 커지는 양상을 보였다. 추적 관찰한 755명 중 568명(75.2%)가 20~30대로 나타났으며, 40대까지 포함하면 이들은 모발이식을 받은 환자 전체의 90%를 차지한다.
수술은 대개 남성이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녀 비율은 남성이 631명으로 여성(124명)에 비해 5배 가량 높았다. 여성탈모환자는 증가하고 있지만 이들은 탈모치료에 대한 관심이 낮았다.
탈모 인구가 늘면서 기능성 헤어제품·탈모치료제 등이 쏟아지고, 무분별한 치료제로 인해 부작용으로 고생하는 사람도 속출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보고된 탈모치료제 부작용 건수는 2013년 220건으로 2004년 12건에 비해 18배 늘었다.
이학규 루트모발이식클리닉 대표원장은 “일부 탈모치료제 중 의사의 처방 없이 구입할 수 있는 제품이 문제가 됐다”며 “탈모치료제를 잘못 쓰면 부작용으로 발기부전, 성욕감퇴 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증상은 복용을 중단하면 회복된다. 무엇보다 전문가와 상의해 모발치료제를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
이 원장은 “탈모치료제는 발모 기능보다 예방적 측면이 강하다”며 “이미 탈모가 많이 진행됐다면 모발이식 등 수술적 방법을 고려하는 게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수술 후 누구나 결과에 만족하는 것은 아니다. 모발이식을 받았더라도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으며 이는 평균 4.5%의 낮은 수치로 조사됐다. 특히 젊은층의 만족도가 가장 낮았다. 20대의 경우 253명 중 13명(5.1%)이 ‘만족스럽지 않다’고 답했다.
이학규 대표원장은 “이같은 결과는 20대의 기대치가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아서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며 “모발이식 전문가 입장에서는 만족스러운 결과이나, 젊은층은 기대치가 매우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50~60대의 만족도는 80%에 달할 정도로 높았고, 50대의 불만족은 1.7%에 그쳤다.
이윤주 대표원장은 “모발이식술은 국내에서 20년 이상 탈모치료수술로 사용돼왔고, 연구도 꾸준하게 진행되고 있는 수술법”이라며 “다양한 탈모치료제가 있지만 현재 가장 확실하고 안전한 치료법은 수술적 치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