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타글루칸, 정상세포 면역기능 활성화 … 체지방 형성·축적 막아 항비만효과 지녀
귀리에 함유된 베타글루칸과 식이섬유는 혈중 콜레스테롤을 줄이고 정상세포의 면역기능을 활성화시켜 심혈관질환 예방과 암세포의 증식 및 재발을 막는 데 효과적이다.
귀리는 벼과의 두해살이풀로 학명은 Avena Sativa다. 해외에서는 오트(Oat)라고 불린다. 원산지는 중앙아시아 아르메니아로 알려졌으며 유럽에는 기원전 2000~1300년경 전파된 것으로 기록됐다. 중국에는 600~900년경에 들어왔다. 국내에선 고려시대에 원나라 군대가 말먹이로 가져온 것이 시초로 여겨진다. 그후 강원도, 함경도, 평안도 등 북부지방의 화전을 중심으로 재배됐지만 쌀 위주의 식습관이 확산되면서 재배의 흔적은 서서히 사라졌다.
1m이상 자라며 꽃은 보통 5~6월에 핀다. 재배면적은 밀, 옥수수, 쌀에 이어 전세계 4번째로 넓다. 생산량의 90%는 가축사료로 이용되지만 점차 식량으로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촌진흥청의 통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귀리를 재배하는 면적은 350ha로 시범 재배를 시작한 2006년(2ha)보다 약 17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에는 껍질이 질겨 웬만한 제분기로는 제대로 가공할 수 없어 가축의 사료나 빈민의 음식으로 취급됐다. 식감도 거칠어 일반 사람이 먹기에는 힘들었다. 하지만 1884년 압맥기의 발명으로 사람이 먹을만한 수준으로 가공돼 서서히 곡물로 인정받았다.
귀리를 이용한 대표적인 음식은 오트밀이다. 귀리를 볶거나 쪄서 죽과 비슷하게 만든 것이다. 귀리죽으로 생각해도 좋다. ‘귀리를 스코틀랜드에선 사람이 먹고, 잉글랜드에선 말이 먹는다’ 라는 말이 있듯이 스코틀랜드에서 만들어졌다. 하지만 스코틀랜드뿐 아니라 귀리를 재배하는 지역에선 흔히 먹는다. 오트밀 자체에는 맛이 거의 없어 첨가물을 넣어 섭취한다. 빵이나 쿠키를 만들때도 귀리를 이용한다. 거친 식감 때문에 밀로 만든 빵보다 씹히는 맛이 좋다. 시중에 나온 대부분의 에너지바들은 귀리를 주원료로 사용한다.
1980년대 후반 미국에선 귀리가 콜레스테롤을 낮춰준다는 연구결과가 나오면서 몇년간 인기를 얻었다. 이후 1997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귀리 상품에 ‘저지방 식이요법과 병행하면 심장질환 발병률을 낮출 수 있다’는 문구를 표기하도록 허가하면서 다시 주목을 받았다.
귀리의 함유된 베타글루칸(Beta-Glucan)은 혈중 콜레스테롤를 감소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또 인간의 정상세포의 면역기능을 활성화시켜 암세포의 증식 및 재발을 막는다. 지질대사를 개선해 체지방 형성 및 축적을 억제한다.
식이섬유는 크게 불용성과 수용성으로 나뉜다. 불용성 식이섬유는 변의 양을 늘리고 배출을 촉진해 음식물이 장에 머무는 시간을 줄여준다. 수용성 식이섬유는 배변을 원활하게 해주는 기능보다는 혈당을 조절하는 효과가 더 크다. 귀리에 포함된 식이섬유는 대부분 수용성이기 때문에 변비개선 효과보다는 혈당조절 효과가 뛰어나다. 하지만 식이섬유가 포함된 식품에는 불용성과 수용성을 둘다 갖춘 경우가 많다.
귀리는 곡류에 속해 부작용이 거의 없다. 중국 당나라때 의학자였던 이세적(李世勣)과 맥경(脈經)이 지은 ‘신수본초’에선 ‘태아가 (출산예정일이 넘어) 나오지 않을 때 귀리 싹을 삶아 마시면 된다’는 구절을 볼 때 임산부들은 귀리를 과다 복용하는게 좋지 않을 수 있다.
도움말 = 김달래 한의원 원장(전 경희대 한의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