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컴퓨터로 작업기억력 등 40분 평가 … 중장년용·노년용 구분, 위험·저하 나오면 진료받아야
한 환자가 서울대병원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전산화된 기억력평가시스템(MDS)’을 작동하고 있다.
치매 위험을 조기에 선별하는 새로운 기억력 검사법이 국내 연구팀에 의해 개발됐다. 신민섭·권준수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은 40~74세 중·장년층과 노년층의 기억력과 인지능력을 간편하게 평가하는 ‘전산화된 기억력평가시스템(Memory Diagnosis System, MDS)’을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MDS는 언어적·시공간적 기억력, 전두엽의 기능인 작업기억력, 실행능력, 주의집중력 등 다양한 영역의 인지능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경도인지장애(Mild Cognitive Impairment)나 치매(Dimentia) 위험을 선별한다. 현재 국내·국제 특허 출원된 상태다.
검사시간은 40분 이내로, 모든 평가과정이 전산화돼 의료진의 도움 없이 검사할 수 있다. 검사 결과는 자동으로 수치화돼 산출된다. 결과가 ‘정상’이면 안심해도 되지만 기억력과 실행능력 등에서 ‘위험’이나 ‘저하’가 나오면 전문기관을 방문해 추가 전문검사와 진료를 받아야 한다.
기존 치매 선별검사와 달리 연령대별로 중·장년용(40~59세)과 노년용(60~74세), 두 가지 버전으로 개발돼 정확성이 높다.
책상, 모니터, 노트북, 헤드폰, 반응버튼이 모두 한 세트로 구성된다. 피검자는 지시에 따라 모니터에 제시된 문항에 손가락으로 터치하거나, 손에 쥐고 있는 버튼을 엄지손가락으로 눌러 반응하면 된다.
최근 해마다 치매 환자가 증가하면서 사회적 비용도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예산정책처 ‘치매관리사업의 현황과 개선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국내 65세 이상 노인인구의 치매 유병률은 9.58%(61만명)로 2020년에는 10.39%(84만명), 2050년에는 15.06%(217만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치매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2013년 11조70000억원에서 2020년 15조2000억원, 2050년 43조2000억 원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늘 것으로 추산된다. 이같은 비용을 줄이려면 치매를 조기에 선별하는 건강검진이 필요하다.
치매 조기진단과 예방 및 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일반인이 자신의 치매 위험을 파악하는 방법은 전무하다. 정밀검사는 비용이 매우 비싸고, 간단한 설문지검사는 소요 시간이 10분에 불과해 신뢰도가 낮다.
연구팀은 “MDS는 합리적인 비용으로 누구나 쉽게 치매 위험도를 확인할 수 있다”며 “기억력 및 인지기능을 평가하고 치매 위험을 조기에 파악함으로써 사회경제적 손실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