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5년간 11만명 늘어 …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 증가세 뚜렷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최근 5년간(2009~2013년)의 건강보험 및 의료급여 심사결정 자료로 ‘우울증’ 진료현황을 분석한 결과 진료인원은 2009년 약 55만6000명에서 2013년 약 66만5000명으로 5년간 약 10만9000명이 증가했으며 연평균 증가율은 4.6%로 나타났다고 26일 발표했다. 총진료비는 2009년 약 2135억원에서 2013년 약 2714억원으로 5년간 약 579억원(27.1%)이 증가했으며 연평균 증가율은 6.2%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우울증’ 진료인원을 성별로 비교해 보면 여성 진료인원이 남성에 비해 매년 약 2.2배 정도 더 많았지만 연평균 증가율은 남성이 5.4%, 여성이 4.2%로 남성이 약 1.2%p 더 높았다.
우울증 진료인원 및 총 진료비 추이 (2009년~2013년)
최근 5년간 연령별 점유율은 2013년을 기준 70대 이상이 22.2%로 가장 높았고, 50대 21.0%, 60대 17.4%의 순으로 50대 이상 장·노년층에서 60.7%를 차지했다. 20세 미만과 20대 구간의 점유율은 각각 4.6%, 7.7%로 낮게 나타났다.
진료인원 성별 점유율 및 변화율(2009년~2013년)
2009년과 비교했을 때 연령별 진료인원이 가장 많이 증가한 나이대는 70대가 5만3552명, 50대가 3만5013명이었다. 장·노년층이 많은 이유는 인구 고령화로 인한 만성질환 증가와 베이비부머 세대인 50대의 진입 영향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베이비부머 세대는 1955~1963년생으로 2013년 기준 만 50~58세에 해당된다. 40대 이상 여성 진료인원은 전체 진료인원의 절반 이상인 53.5%를 차지했는데, 이는 폐경이나 성장한 자녀들의 독립 등으로 인해 느끼는 심리적 허무감·우울감 등이 원인인 것으로 추측된다.
우울증 연령별 성별 진료인원 (2013년)
우울증은 여러 원인들에 의해 우울감 및 의욕 저하 등이 나타나는 정신적 질환으로 수면 장애나 불안, 성욕·집중력 저하 등 증상을 나타낸다. 심한 우울증은 자살로 이어지기도 하는데 통계청의 ‘2013년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자살로 인한 사망자 수는 1만4427명이었다. 인구 10만명 당 사망자는 약 29명이며 성별로는 남성 1만60명, 여성 4367명으로 남성 사망자가 여성보다 2배 이상 많았다. 남성의 자살 사망률이 높은 이유는 여성에 비해 우울증 치료를 기피하고 더 치명적인 방법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남성의 경우 명예퇴직·감원 등 사회적 압박으로 우울증이 오는 경우가 많으며, 자존심 때문에 치료받을 시기를 놓치거나 술로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다.
여성의 경우 임신·분만·폐경기를 겪는 동안 호르몬 변화로 인해 더 쉽게 우울증에 걸린다. 남녀평등이 이뤄졌다고 해도 여전히 스트레스가 많고, 참고 견디는 것이 미덕인 것으로 여겨져 이런 억압된 감정들이 우울 증상으로 표출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추측된다.
박두병 심사평가원 심사위원은 “스스로 해결하기보다 약물치료와 정신치료, 인지치료 등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여유를 가지고 일상생활에 적응하도록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며 “술이나 약물은 피하고 신체활동을 늘릴 것을 적극 권장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