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경 등을 겪는 여성은 호르몬 분비의 변화 탓에 ‘편두통’이 남성보다 2.6배 많이 발생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07~2013년 편두통 진료환자의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편두통 환자는 2007년 42만6645명에서 2013년 49만4515명으로 매년 2.49%씩 증가했으며, 100명 중 1명이 연간 1회 이상 진료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편두통으로 인한 건강보험 총 진료비는 306억원에서 411억원으로 늘었으며 연평균 증가율은 5.03%였다. 성별 진료인원은 여성이 남성보다 2.6배 많았으며, 여성 환자의 비율은 72%에 달했다.
지난해 기준 연령대별 여성환자 수는 50대 7만8044명(21.9%), 40대 7만7441명(21.8%). 30대 5만7619명(16.2%) 순으로 많았다. 여성 환자의 60%가 30~50대였다.
김종헌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편두통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젠 및 프로게스테론과 연관돼 가임기 여성에서 유병률이 높다고 알려져 있으며, 실제 일부 여성은 월경 때 편두통이 발생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남성은 연령이 증가할수록 진료인원이 늘었고, 여성은 40~70대에서 고르게 많았다. 진료인원 비중의 격차는 연령이 높아질수록 성별간 차이가 컸고 50대에서 최고치를 기록했다.
편두통의 정확인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신경염증, 혈관수축, 중추민감화(central sensitization) 등도 발병원인으로 꼽힌다.
편두통은 일차적 두통에 해당하는 질환으로 뚜렷한 이상소견 없이 통증이 발생한다. 국제두통학회의 진단 기준에 따르면 △광공포증 △심한 두통으로 인한 일상생활의 장애 △구역(nausea) 중 두 가지 이상에 해당되면 편두통을 의심해볼 수 있다.
일반 두통과 달리 눈 앞에 아지랑이가 보이거나 뇌경색처럼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는 전구증상이 나타난다.
김 교수는 “충분한 잠, 운동, 영양섭취는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편두통 예방법”이라며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수면장애, 피로함, 스트레스, 커피, 약, 날씨, 월경 등을 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월경처럼 피할 수 없는 요인은 예방약을 복용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며 “하지만 습관적인 두통약 복용은 만성두통의 원인이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어깨·목 등의 통증은 두통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평소에 치료하는 게 좋다. 편두통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받고 우울증, 만성 편두통으로 악화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