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혈중 25-수산화비타민D 농도 낮으면 EGFR 변이 커져 … 돌연변이 폐암 원인 규명 첫 돌파구
신동엽 원자력병원 혈액종양내과장
비타민D가 부족하면 ‘돌연변이 폐암’의 발병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신동엽·나임일 원자력병원 혈액종양내과 과장팀은 국내 폐암 환자의 약 80%를 차지하는 비소세포성 폐암에서 나타나는 특정 유전자 돌연변이는 혈중 비타민D가 부족할 때 발생률이 높다는 연구결과를 23일 발표했다.
폐암은 조기 발견이 어렵고 완치율이 낮아 국내 암 사망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크게 소세포성폐암과 비소세포성폐암으로 나뉘며 흡연이 주요 발병원인으로 꼽힌다. 최근 비흡연자에서도 발병률이 높아지는 추세지만 아직 뚜렷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이 병원 연구팀이 폐암을 진단 및 치료받은 환자 135명을 대상으로 임상연구를 시행한 결과 혈중 25-수산화비타민D(25-hydroxyvitamin D) 농도가 낮은 환자는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돌연변이가 있을 확률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돌연변이 폐암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첫 돌파구를 열었다는 점에서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에 돌연변이가 생긴 비소세포성 폐암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서 발생률이 높다. 특히 비흡연 여성에서 자주 발생한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되고 있지만 돌연변이의 발생과 비타민D와의 관련성이 규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비타민D는 햇볕을 쬐면 생성되므로 ‘햇빛 비타민’이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칼슘의 흡수를 도와 뼈를 형성하고 유지하는데 도움을 준다. 주로 25-수산화비타민D 형태로 저장된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방사선중개연구 활성화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결과는 유럽의 SCI(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급 국제학술지인 ‘내분비연관종양(Endocrine-Related Cancer)’ 최근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돌연변이 폐암의 발병기전을 탐구하는 후속 연구를 기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