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RI조영제에 ‘GLUT1 항체’ 붙여 SI값 낮아지면 혈관종 진단 … 혈관기형은 수술 필요
김석화(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최태현 서울대병원 성형외과 교수, 손철호·최승홍 영상의학과 교수
혈관종과 혈관기형을 더 쉽게 감별하는 진단법이 국내 연구팀에 의해 개발됐다. 두 질환은 치료법이 전혀 다르므로 감별이 필수적이지만 증상이 비슷하고 초음파,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영상으로도 구분하기 어려울 때가 많았다.
김석화·최태현 서울대병원 성형외과 교수, 손철호·최승홍 영상의학과 교수, 최재훈 계명대 동산의료원 성형외과 교수팀은 ‘1형 포도당 운반 단백질(GLUT1, glucose transporter protein 1)항체’를 입힌 MRI 조영제가 혈관종을 쉽게 구별할 수 있음을 동물실험을 통해 밝혔다고 20일 밝혔다.
‘GLUT1’은 혈관기형에서는 발현되지 않고, 혈관종에서만 나타난다. 연구팀은 이를 이용해 MRI 조영제인 산화철 나노입자에 ‘GLUT1 항체’를 붙여 MRI 영상으로 혈관종을 진단키로 했다.
사람의 혈관종 조직을 이식한 8마리의 생쥐를 대상으로 MRI검사를 한 뒤 비교군 4마리에는 ‘GLUT1 항체’가 부착된 산화철 나노입자를, 대조군 4마리에는 산화철 나노입자만 조영제로 투여했다. 이후 재차 MRI검사를 실시한 결과 비교군은 혈관종 부위에 있는 MRI영상의 SI(Signal Intensity, 신호의 세기) 값이 조영제 투입 전 209에서 투입 후 111로 급격히 낮아졌다. 대조군은 조영제 투입 전 202, 투입 후 183으로 나타났다.
비교군은 조영제에 있는 ‘GLUT1 항체’가 혈관종에 있는 ‘GLUT1’ 항원과 반응해 SI 값이 급격히 낮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즉 조영제 투입 전과 후의 SI값을 확인하면 혈관종 여부를 쉽게 감별할 수 있다.
연구팀은 “임상적으로 꼭 구분돼야 하는 혈관종과 혈관기형을 MRI영상을 이용한 분자영상(molecular imaging) 기술로 쉽고 정확하게 감별 및 진단함으로써 환자에게 정확한 치료를 할 수 있게 다돼”고 말했다.
혈관종은 혈관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피부 겉으로 튀어나오거나 혹처럼 보이는 질환이다. 유아기와 유년기에 관찰되는 가장 흔한 양성종양으로, 신생아 1000명 중 1~2명에서 나타난다. 대개 생후 2주경부터 자라다가 1세 이후에 서서히 줄어든다. 특별한 합병증이 없으면 경과만 관찰하면 된다.
혈관기형은 혈관종과 유사한 임상 양상을 보이지만 성장하면서 크기가 커지고 저절로 없어지지 않는다. 수술이나 색전술 등으로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나노연구 저널인 ‘나노메디슨·나노테크놀러지·생물학및의학잡지’(the journal Nanomedicine: Nanotechnology, Biology, and Medicine)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