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과관찰군 대비 뇌경색 발생률 93%, 뇌출혈 발생률 91% 낮아
김정은·조원상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
허혈을 동반한 성인 모야모야병 치료에 복합혈관문합수술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김정은·조원상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팀은 2004~2008년 60명의 환자에게 실시한 77건의 복합혈관문합수술 결과를 5년 이상 장기 추적관찰해 발표했다.
모야모야병은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알 수 없는 이유로 서서히 좁아지는 질환으로 심한 경우 뇌허혈이나 뇌출혈이 동반된다. 한국, 일본, 중국 등 동양인에서 주로 발병한다. 증상이 경미할 땐 경과만 관찰하면 되지만 위중할 경우 수술을 실시한다.
이번 연구에서 복합혈관문합수술을 받은 환자의 연간 뇌경색 발생률은 0.2%, 연간 뇌출혈 발생률은 0.4%로 나타났다. 이는 경과만 관찰한 환자 241명의 연간 뇌경색 발생률 3%, 뇌출혈 발생률 4.3%보다 훨씬 낮았다.
복합혈관문합수술을 받은 환자의 5년 무(無)뇌졸중 생존율은 98.7%로 경과만 관찰한 환자의 83%보다 높았다. 치료 전엔 수술 환자가 경과만 관찰한 환자보다 증상이 더 심했음을 감안할 때 복합혈관문합수술의 우수성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소아 환자에겐 수술이 효과적인 것으로 이미 잘 알려졌지만 성인 환자의 경우 수술 효과에 대한 장기간 연구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번 연구로 허혈이 심한 성인 모야모야병 환자에게는 복합혈관문합술이 매우 효과적인 것을 밝혔다”고 말했다.
복합혈관문합술은 직접혈관문합술과 간접혈관문합술의 장점을 취합한 치료법이다. 직접혈관문합술은 두개(頭蓋) 바깥쪽 혈관을 끌어다가 두개 안쪽 혈관에 직접 연결해 우회로를 만든 뒤 허혈인 뇌 부분에 혈류를 공급한다. 뇌혈류량이 부족할 때 즉시 뇌혈류를 증가시키는 효과를 낸다. 하지만 소아는 혈관이 너무 작아 수술이 어렵고 뇌부종이나 뇌출혈 등 합병증이 올 수 있다.
간접혈관문합술은 두개골과 뇌경막을 열고, 두개 바깥쪽 혈관을 뇌 표면에 얹어 신생혈관이 뇌 안쪽으로 자라게 한다. 허혈인 뇌 부분에 혈류를 공급하는 수술로 주로 소아에게 시행된다. 뇌혈관이 자라 안쪽으로 들어가면 뇌혈류가 지속적으로 증가한다. 수술 시간은 비교적 짧지만 신생혈관이 뇌 속에 뿌리를 내리는 데 최소 수개월의 소요된다.
이번 연구결과는 뇌혈관질환 분야 최고 권위의 국제학술지인 ‘뇌졸중(Stroke)’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