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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새콤달콤한 키위, 영양소 밀도 과일 중 최고 수준
  • 정종우 기자
  • 등록 2014-10-02 19:46:48
  • 수정 2023-01-20 21: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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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폴리페놀 등 활성산소 억제해 피부노화 증상 개선 … 암예방 효과 연구결과도 나와

키위는 ‘영양소 밀도’가 높은 과일 중 하나로 비타민A·C·E, 베타카로틴, 폴리페놀, 아미노산 등이 풍부하다.

뉴질랜드 여교사 이사벨 프레이저는 1904년 중국 후베이성(湖北省) 이창(宜昌)시를 방문했다. 그 곳에서 열매 겉은 까칠까칠하고 속은 까만씨가 들어있는 새콤달콤한 맛의 과일을 소개받았다. 중국인들은 그 과일을 ‘다래’라고 부르고 있었다. 그는 다른 중국인과 마찬가지로 다래 맛에 푹 빠지게 됐다. 자신의 고향 사람에게도 이 과일을 전해주고 싶어 종자를 갖고 귀국했다. 


프레이저의 예상대로 뉴질랜드 사람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입소문이 서서히 나 ‘중국산 다래(Chinese Gooseberry)’는 뉴질랜드에서 가장 인기있는 과일 중 하나가 됐다. 원예학자였던 헤이워드 라이트는 1920년 중국산 다래를 개량한 새로운 과일을 선보였다. 자신의 이름을 따 ‘헤이워드’로 지었다. 뉴질랜드 정부는 헤이워드 품종을 비롯한 중국산 다래의 이름을 ‘키위’로 바꾸고 핵심 수출품목으로 지정했다. 키위로 이름을 바꾼 이유는 국조(國鳥)인 키위새의 몸통과 생김이 비슷했기 때문이다.

키위는 부식토가 많고 배수가 양호한 곳에서 잘 자란다. 내한성이 약해 추운지역에선 재배하기 힘들다. 연평균기온이 15도 정도면 적절하다. 바람에도 약해 국내에선 봄 계절풍, 태풍 등으로 큰 피해를 입기도 한다. 키위의 품종은 다양하다. 종자개량으로 다양한 크기와 맛을 가져 소비사들을 찾고 있다. 국내에 소개된 대표적인 품종으로는 골드키위, 그린키위, 레드키위 등이 있다.

골드키위는 1997년 뉴질랜드 제스프리사의 호트연구소에서 유전자조작이 아닌 종자교배방식으로 새롭게 개발된 품종이다. 그린키위 나무에 새로운 키위 종자를 접붙이는 방식으로 개량됐다. 골드키위란 이름이 붙여진 것은 껍질 안의 색이 금색이기 때문이다. 전세계에 판매되는 대부분의 골드키위는 제스프리 브랜드를 달고 나온다. 국내에는 2002년부터 수입됐다. 국내 농가에서 제스프리 제품에 대항하기 위해 제시골드, 한라골드 등을 개발했지만 아직 판매량은 미미하다.

 
제스프리는 현재 제주도에 150여농가와 로열티 계약을 맺고 국내서 재배, 유통하고 있다. 남반구인 뉴질랜드에선 봄에 수확하지만 국내에선 가을에 열매를 맺어 국내선 연중 내내 골드키위를 맛볼 수 있다. 멜론, 복숭아 등 7가지 맛을 느낄 수 있다고 제스프리 측은 홍보하고 있다. 그린키위에 비해 엽산 함유량이 풍부해 임산부에게 좋다.

그린키위는 일반사람들이 흔히 아는 초록색의 새콤달콤한 종이다. 골드키위에 비해 신맛이 강하지만 특유의 맛을 즐기는 사람도 많다. 식이섬유와 비타민A가 다른 품종보다 풍부해 변비로 고생하는 사람에게 좋다.

드라마 ‘시크릿가든’, 영화 ‘해운대’ 등의 출연으로 정상급 배우로 인정받은 하지원 씨는 올해 초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밤샘 촬영에도 빛나는 피부 비결 중 하나는 키위’라며 키위 예찬론을 펼쳤다. 키위만으로 피부관리를 하진 않았겠지만 그만큼 키위가 피부미용에 긍정적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키위는 사과, 오렌지 등에 비해 크기는 작지만 흔히 먹는 과일 중 ‘영양소 밀도’가 가장 높다. 대표적으로 함유된 비타민A,C,E는 노화방지에 힘을 발휘한다. 특히 비타민C의 함유량은 레몬의 1.4배, 오렌지의 2배, 사과의 6배에 달한다. 이는 노화방지 외에도 바이러스 및 암세포 증식을 억제하는 ‘인터페론’의 생성을 촉진해 체내면역력 강화에 좋다. 비타민E도 사과보다 5배 이상 들어있다.

항산화 영양소인 ‘베타카로틴’, ‘폴리페놀’ 등도 풍부하다. 베타카로틴은 외부자극 및 세균침투를 막고, 멜라닌 합성을 억제하는 ‘세라미드’를 생성하는데 도움을 준다. 또 폴리페놀은 활성산소의 생성을 억제해 검버섯, 주름, 잡티 등 피부노화의 증상을 효과적으로 개선한다. 이와 함께 키위 성분들은 항아토피효과도 있어 다래추출물을 이용한 아토피치료제도 개발돼 판매 중이다.

키위엔 몸 속 콜라겐을 만드는 주재료인 아미노산도 풍부하게 들어 있다. 콜라겐은 피부의 신진대사 능력을 높이고 고운 피부를 만드는데 좋다.

암 예방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2010년 9월 이형주 서울대 농생명공학부 교수팀은 키위의 함유된 폴리페놀 성분인 ‘퀘르세틴’의 암 예방 매커니즘을 밝혀냈다. 퀘르세틴은 암을 일으키는 활성산소의 세포간 신호전달 방해를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키위에는 단백질 분해효소가 들어있다. 이는 고기를 연하게 하거나 피부의 각질을 제거하는 데 쓰인다. 하지만 혀에 포함된 단백질도 분해시켜 키위를 많이 먹으면 따갑고 쓰라리다. 흔하진 않지만 키위 알레르기도 있다. 유럽인 사이에서 그 비율이 늘고 있다. 증상은 목이 따갑고 구토하고 숨이 막히게 된다. 심할 경우 2~3시간 동안 구토를 하기도 한다. 일반 키위(아시아의 참다래)에는 알레르기를 보이지만 골드키위를 먹으면 아무렇지도 않은 경우가 일반적이다.

일본에서는 키위 다이어트 열풍이 불었다. 스킨케어(Skin Care)와 다이어트(Diet)의 합성어인 스키너트(Skinet)에 키위를 붙여 ‘키위 스키너트’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졌다. 하루에 키위 1~3개를 먹으면 피부미용과 체중감량에 좋다는 입소문이 퍼졌다. 키위의 혈당지수 수치는 35(백미가 100으로 최고치)로 낮은 축에 속한다. 개당 칼로리는 50~70㎉로 다른 과일과 비슷하지만 혈당지수가 낮아 천천히 흡수된다. 혈당지수가 낮으면 지방을 쉽게 소모하고 적게 축적해 체중조절에 좋다.

키위를 구입할 땐 껍질 색깔이 윤기 있는 갈색을 띠고 손가락으로 눌렀을 때 약간 말랑말랑한 것을 고르는 게 좋다. 천천히 먹고 싶으면 밀폐된 용기 안에 넣어 상온에서 2~3일동안 보관하면 된다. 물에 씻어 잔털을 제거하고 껍질을 벗겨 먹으면 된다. 반으로 잘라 그 안을 숟가락을 이용해 퍼서 먹으면 껍질을 벗겨 먹는 것보다 영양소를 온전히 섭취할 수 있다. 불에 조리해서 익혀 먹는 방법도 있다. 키위를 약 5분 정도 불에 조리하면 폴리페놀과 다당체를 빠르게 흡수시킬 수 있다.

한의학적으로 키위는 성질이 차 설사를 자주하는 사람, 소화기가 약한 사람은 많이 먹으면 아랫배가 아프고 설사를 일으킬 수 있다. 소음인과 태음인 체질인 사람은 과다복용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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