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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누구도 가르쳐 주지 않는 것, ‘자존감’
  • 유은정 좋은클리닉 원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등록 2014-09-01 18:56:16
  • 수정 2014-09-05 16: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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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등감의 객관화, 자신에게 후하게 점수주기 필요 … 완벽주의 버리고, 스트레스는 털어내야

유은정 좋은클리닉 원장

‘자존감이 뭐에요, 특별한 사람이 되어서 특별한 일을 하는 것 아닐까요.’ 스스로 자신이 특별한 사람이라고 여기지 않는다면 그 누구도 나 대신 내 존재의 의미를 부여해주지 않는다. 현실 속의 우리는 고작 주말에 연차휴가를 이틀 붙여 쓰는 것으로 상사의 눈치를 보거나, 야근으로 늦게 퇴근하고 출근시간에 헐레벌떡 나오느라 개인시간은 전혀 없거나, 훌륭한 스펙을 가지지 못해 소개팅도 꺼린다.
 
특별한 사람이라는 기준은 따로 있는 게 아니다. 사람들은 특별한 기준, 즉 ‘조건’을 외부에서 찾는다. 대세라고 불리는 기준에 자신을 끼워맞추면서 나의 부족한 점만 쳐다본다. ‘나는 학벌도 안좋고, 체중도 48㎏을 넘기고(여성이라면), 연봉도 적어.’라고 자책한다. 오류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타인의 기준에 맞춘 내 모습으로는 어떤 만족감도 있을 수 없다. 자존감이나 자기존중감은 개인의 능력이 얼마만큼인지, 중요한 위치에 있는지에 따라 좌우되는 게 아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판단일 뿐이다. 다른 사람들의 말 한마디에 좌지우지된다면 ‘낮은 자존감’에 시달리는 건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다른 사람들의 말에 하루에도 기분이 왔다갔다 변덕스럽다면 당신은 타인의 뜻에 따라 자신의 가치를 매기는 사람이다. 낮은 자존감을 가진 사람의 흔한 유형이다. 직장에서 타인의 평가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상사나 동료의 비난에 자책한다면 스스로 하루를 망치게 된다. 20~30대의 경우 업무와 관련해 50%만 인정받아도 되는 것을 견디지 못한다.
 
‘인정받지 못하면 어쩌지, 나는 왜 이것밖에 안되지?’라는 생각으로 자신을 너무 못살게 구는 당신. 나에게 점수를 후하게 줄 필요가 있다. 야근까지 불사하며 끈질지게 매달리는 프로젝트도 사실은 남들에게 인정받기 위한 제스처에서 시작된다. 상사·동료와 나를 끊임없이 비교하고 스스로 열등감에 빠지다보니 매일매일이 피곤하다.

열등감의 최고봉은 단연 ‘외모콤플렉스’다. 여성은 한번쯤 ‘체중이 48㎏이면 모든 게 해결될텐데’하고 생각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내가 예쁘지 않아서, 멋지지 않아서 인생이 잘 안풀린다고 생각한다. 어떤 상황의 원인을 전부 외모와 결부시키는 것은 외모콤플렉스라는 증거다.  

요즘같은 세상에 외모에 신경쓰지 않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 외모에 너무 신경쓰지 않는 사람도 사실 외모컴플렉스의 한 유형으로 볼 수 있다. 진료실을 찾은 환자 중엔 자신의 예쁜 점들은 싹 무시하고 유독 한가지에만 집착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예를 들어 ‘턱만 날렵하면 더 멋져 보일텐데’, ‘팔뚝살만 해결될 수 있다면’처럼 내 외모의 약점에만 집착, 성형외과를 전전하거나 재수술을 반복한다.

이런 사람들은 외모를 고치기 전에 ‘마음속 자존감’부터 진단받아야 한다. 상담하며 “어머님을 모시고 오세요”라고 얘기하면 “엄마에게는 내가 힘들다고 말 못해요. 지금까지 제가 다 잘하고 있는 줄 아는데, 폭식한다고 어떻게 말씀드려요”하고 백이면 백 손사레를 친다. 가장 가까운 가족에게도 고통에 대해 말하지 못하는 환자들은 ‘엄마가 나를 어떻게 볼까’라는 염려가 내 아픔보다 더 중요하다.

자존감은 결국 누구도 가르쳐 주지 않는다. 내 스스로 내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점수를 후하게 주려면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일을 좋아하고 잘하는지, 내가 정말 원하는 게 무엇인지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 

스펙쌓기에만 열중했다면 잠시 내면을 들여다보자. 진정한 럭셔리는 ‘명품’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나를 들여다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에서 나온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심리치료’,‘템플 스테이’,‘리조트문화’가 발달돼 있다. 필자의 클리닉 부설 ‘상담연구원 굿이미지’에서도 ‘10회 자존감 심층심리치료’로 일상에서 반복되는 패턴 속에서 자신을, 잃어가는 우리들의 지친 마음을 달래주고 있다.

상담시간마다 자기탐색, 자기직면, 자기표현, 자기발견, 자기관리의 상담목표를 갖고 상담전문가와 함께 ‘내 마음 속 여행’을 떠난다. 미드(미국드라마)에서 자주 등장하는 ‘소파’에서의 심리상담을 시작해보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나의 가치, 자존감을 높이는 4가지 방법
 
첫째, 완벽주의는 낮은 자존감의 주범 … 완벽주의를 버려라.

현대인은 생각보다 이기적이지 않다. 정신과 의사로서 진료실에서 만나는 수많은 상처받은 이들의 공통분모는 ‘낮은 자존감’이다. 이기적이기는커녕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이들은 완벽주의적인 마인드로 무장돼 있다. 

낮은 자존감을 보호하기 위해 실수를 드러내지 않고 업무의 어려움을 숨긴채 끙끙 앓는다. 완벽주의자들은 ‘감정 완벽주의자’,‘인정 완벽주의자’ 등 크게 2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감정 완벽주의자들은 회사에서는 ‘너무나 좋은 사람’이다. 하지만 집에 가서는 가족들을 함부로 대한다.
칭찬에 목마른 사람들은 인정 완벽주의자로 볼 수 있다. 이들은 상대방으로부터 100% 인정을 받기 위해 어디서든 120% 일을 해내려고 든다. 80%만 한다고 생각해보자. 그것만으로도 스스로를 들볶는 일이 줄어들 것이다.

둘째, ‘너 자신을 알라’. 내가 좋아하는 일, 잘하는 일은 꼭 있다.

균형된 시각으로 나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내가 잘하는 일, 좋아하는 일, 행복해하는 일을 찾아야 진정한 나를 알 수 있다. 문제의 본질을 회피하지 않고 내게 부족한 점을 인정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과거 반복되는 감정적인 원인들에 대해 핑계대지 않고 있는 그대로 객관화시키는 작업을 거쳐야 한다. 이 과정에서 열등감을 받아들이는 일은 이전의 상처를 최대한 오픈하는 만큼 내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용기, 상황을 이겨내려는 끈기가 필요하다.
내 존재의 소중함을 진정으로 받아들일 때 다른 사람도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다. 자존감이란 다른 사람들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사랑받기 위해 꼭 필요한 필요충분조건이다.  

셋째, 스트레스를 튕겨낼 줄 알아야 한다.

같은 스트레스 강도를 받더라도 어떤이에게는 과하게, 혹은 버틸만하게 느껴질 수 있다. 스트레스 조절능력은 ‘자기조절능력’과 연관돼 있다. 내 주변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나를 지켜냈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자존감은 상승된다. 
반대로 스트레스에 민감하고 작은 일에도 휘둘리는 사람은 ‘나는 이것밖에 안되는 인간’이라는 생각에 자존감이 떨어지면서 악순환이 반복된다. 스트레스에 민감해 자존감이 쉽게 상처를 입는다면 대처법을 개발해야 한다.  

업무 외적으로 재충전할 수 있어야 한다. 예컨대 퇴근후 미니여행, 혼자만의 시간 확보, 좋아하는 일을 즐기는 시간 등이 도움이 된다. 스트레스를 주는 근본적인 원인이 사라지지 않고 지속된다면 원인을 적극적으로 제거해야 한다. 야근이 반복되고 업무가 나에게만 편중된다면 다른 팀원과 일을 나눠서 해보거나, 업무의 과도함을 어필할 필요가 있다.

넷째, 일보다도 중요한 게 사람이다.

자기존중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나를 소중히 대하는 스스로의 감정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오는 피드백이다. 우리는 깨어있는 시간 대부분을 직장동료들과 보낸다. 일보다 더 중요한 게 사람과의 관계다. 그 속에서 우리는 웃고 우는 셈이다.

사소해 보일 수 있지만 사람들과 서로 소통하고 격려하는 분위기는 내 자아 존중감을 높여준다. 우리들은 모두 거울을 쳐다보는 존재와 같다. 거울 속 내 모습, 다른 사람들이 비춰 주는 내 모습 속에서 작은 위안을 찾는 하루하루의 연속이다.
그렇다고 다른 사람들이 나를 존중해주기만을 기다리지 말고 내가 먼저 다가서자. 작은 선물과 미소, ‘그래, 네가 옳아’와 같은 맞장구는 동료들을 배려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상사, 후배, 동료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경청할 때 결국 내 자존감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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