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엔 아이가 또래보다 키가 크고 조숙한 게 부모들 사이의 자랑거리였지만 성장이 빠르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2차성징이 빨리 나타나는 성조숙증에 노출되면 또래보다 키가 작을 우려가 높다. 선행 연구결과 또래보다 2차성징이 1년 정도 빨리 오면 키가 5㎝ 정도 덜 크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성조숙증 진료 환자가 2006년 6438명에서 2010년 2만8181명으로 5년새 4.4배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성조숙증 소아가 급증하면서 예방 및 치료법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성조숙증은 아이의 2차성징이 정상적인 나이보다 빠르게 나타나는 증상이다. 보통 여아는 만 10세에 사춘기에 접어들어 가슴이 발달하고 초등학교 6학년을 전후로 초경이 시작된다. 남아는 11~12세 정도에 시작돼 음모가 자라며 고환의 장축이 2.5㎝ 이상으로 자란다.
하지만 성조숙증 여아는 만 8세, 남아는 만 9세 이전에 2차성징이 일어난다. 여아는 키가 140㎝ 미만인데 체중이 30㎏이 넘으면서 가슴이 나올 때, 남아는 150㎝ 미만에 체중이 45㎏을 넘으면서 체모가 생기면 병원을 찾아 성조숙증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성장클리닉 한의원 하이키 강남점 박승만 원장은 “정신적으로 완전히 성숙되지 않은 상태에서 성조숙증으로 인한 2차성징이 오면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며 “또 성장판이 조기에 닫혀 키 성장이 또래보다 일찍 끝난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조숙증은 남아보다 여아에서 5배 정도 발생률이 높은데, 여아의 경우 성장이 끝난 뒤 유방이나 자궁 관련 질환의 위험이 커진다”고 강조했다.
성조숙증인 아이는 또래 친구보다 신체 성장이 빠른 것에 부끄러움을 느끼면서 친구관계나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할 수 있다. 여아는 초경을 너무 일찍 시작할 경우 생리불순이나 조기폐경의 위험이 높아진다.
성조숙증을 유발하는 원인은 가족력(부모가 일찍 사춘기를 겪음), 저체중아로 출생한 산과력, 비만, 환경호르몬으로 인한 내분비계 교란, 야행성 활동으로 인한 멜라토닌 감소, 가정불화나 가정해체 등 스트레스, TV 및 인터넷을 통한 성적 자극 환경에의 노출 등이다.
특히 비만은 성조숙증 위험을 약 5배 높인다. 비만인 아이는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렙틴이 시상하부, 부신, 뇌하수체 등에 작용해 성호르몬 분비가 촉진되고 2차 성징이 빨리 오게 된다.
감자는 전분, 비타민B와C, 칼슘, 철분 등 미네랄 성분이 들어 있어 성조숙증 예방에 도움된다. 또 두부, 야채,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고 콜레스테롤과 트랜스지방 함량이 높은 음식은 피하는 게 바람직하다. 다만 콩 종류는 여성호르몬 유사 물질인 ‘이소플라본’ 함량이 높으므로 성조숙증 여아는 가급적 섭취하지 않는 게 좋다.
이와 함께 매일 1시간 이상 유산소운동을 실시하고 정서적·성적 자극을 최대한 피하면 성조숙증을 예방할 수 있다. 이같은 조치에도 성조숙증 증상이 보인다면 한방치료를 고려해볼 수 있다.
박 원장은 “아이가 우울해 하거나 살찌기 쉬운 가을에는 낮 동안 바깥 활동을 늘리는 게 좋다”며 “적당한 운동은 성조숙증을 예방하고 정신적·신체적 만족감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진쑥, 율무, 강황 등 10여종의 한약과 자체 개발한 성장촉진 신물질로 제조한 조경성장탕은 성호르몬 분비를 억제하고 성장호르몬 분비는 촉진해 키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며 “초경지연요법이나 성장침도 도움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