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취업 후 첫 보너스를 받은 직장인 이 모씨(28·여)는 어릴 적 맞벌이하는 부모님 대신 자신을 키워주신 외할머니에게 큰맘먹고 효도할 생각에 들떠있다. 최근 ‘씹는 게 예전같지 않다’는 할머니를 위해 치과치료를 선물할 계획이다. 하지만 어떤 치료법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요즘 인기가 좋은 ‘임플란트’, 가장 기본적인 ‘틀니’, 이를 덧씌우는 ‘브릿지’ 중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지 정보가 없어 막막하다.
임플란트는 치아가 빠진 부위에 치아의 뿌리부터 머리까지 자연치처럼 만들어주는 치료법이다. 상실된 치아 잇몸뼈에 티타늄 지지대를 심은 뒤 치아 모양의 보철물을 씌운다. 국내선 1980년대에 극히 일부에서 시술했고, 1990년대 말부터 ‘임플란트 붐’이 불면서 2000년대 들어 보편화됐다.
이물감이나 통증이 없어 씹을 때 편리하며, 관리만 잘 하면 반영구적인 효과를 볼 수 있어 기존의 틀니·브릿지보다 수명이 길다. 씹는 힘이 자연치아와 비슷해 질긴 음식도 먹을 수 있다. 무엇보다도 치아가 빠지면서 나타나는 잇몸뼈 흡수와 얼굴변형 등을 막는다.
임플란트 주위엔 플라크가 부착돼 있어 점막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장기간 안전하게 유지하려면 구강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게 기본이다. 적극적인 칫솔질과 정기적인 치과 내원은 필수다. 다만 치료기간이 3~6개월 정도로 길다는 게 단점이다.
원치윤 원장은 틀니·브릿지·임플란트 중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 지 고민된다면 자신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전문의와 상담하는 게 우선이라고 조언한다. 그는 “세가지 보철치료의 일반적 특성 외에도 각 개인의 상태를 고려해 치료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며 “예컨대 치조골 상태가 좋지 않은 사람은 단 한개의 임플란트를 받으려 해도 부가적인 뼈이식 수술과 긴 치유시간을 가져야 튼튼한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반면 치조골이 튼튼한 사람은 치아가 하나도 없어도 집중적으로 시간을 투자하면 단기간에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내 치아처럼 편안한 것을 고른다면 임플란트와 브릿지가 추천된다. 수명은 임플란트·브릿지·틀니 순으로 길고, 임플란트의 경우 올바로 시술되고 잘 관리된다면 거의 자연치와 비슷한 수명을 가지게 된다.
원치윤 원장은 “임플란트의 경우 30년 이상 사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는 환자의 전신건강, 식습관, 구강관리, 잇몸뼈 건강 여부 등에 따라 좌우된다”며 “심미적인 관점에선 뼈가 많이 흡수돼 잇몸 높이가 낮아진 앞니의 경우 틀니가 더 자연스러울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뼈상태가 좋다면 브릿지·임플란트 모두 자연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비용으로 따졌을 때 가장 비싼 게 임플란트이고 이어 브릿지, 틀니 순이다. 투자한 시술시간·노력·관리기간에 비례해 가격대가 높아지기 마련이다.
원 원장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철저한 사후관리로 구강위생관리에 소홀하면 자연치아에서 생기는 치석, 잇몸병, 풍치 등이 브릿지나 임플란트에도 똑같이 나타나 수명을 단축시킨다”며 “오랜 동안 장치를 사용하려면 정기적인 구강검진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틀니를 착용하는 사람은 식사 후 꼼꼼히 닦아주는 습관을 들인다. 연마제가 함유된 치약은 틀니를 쉽게 닳게 만들어 표면을 틀니 전용 세정제와 찬물로 관리하는 게 좋다. 잠들기 전 반드시 틀니를 빼고 자야 잇몸에 염증이 생기는 것을 방지할 수 있고, 보관할 땐 물에 담가야 모양이 변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브릿지의 경우 치실·치간칫솔을 활용한 칫솔질로 잇몸과 브릿지 보철물 간 미세한 틈에 낀 찌꺼기를 제거해줘야 한다. 1년에 한번씩 치과를 방문해 보철 상태를 체크해준다.
임플란트는 티타늄으로 만들어져 충치가 생기지 않지만 주변 잇몸에 염증이 생길 수 있다. 이때 임플란트를 지탱해주던 뼈가 녹아 빠질 수 있어 정기적인 관리, 스케일링을 시행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