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수 서울대병원 의공학과 교수
단백질은 우리 몸의 세포 형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므로 혈액검사를 통해 혈중 단백질 농도를 분석하면 암, 간질환, 고지혈증 등을 진단할 수 있다.
현재 대부분의 질병 관련 단백질검사는 단백질(항원)과 항체의 반응으로 농도를 측정한다. 그러나 각 인체단백질마다 새로운 항체분석법을 개발해야 하므로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된다는 게 단점이다. 또 같은 검사를 해도 분석실험실마다 편차가 있어 표준화된 실험값을 얻기 어렵다.
이런 고민에서 개발된 게 질량분석기를 이용한 ‘다중반응검지법’이다. 이 검사법은 1㎍ 시료의 극미량이라도 한 번의 검사만으로 150개 이상의 인체단백질을 정량할 수 있다. 따라서 건강검진에서 한 번의 피 검사로 수십 개의 인체단백질을 동시에 측정할 수 있다.
연구팀은 전세계 연구자 및 의료진들이 이번 결과를 간편하게 공유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표준화된 문서 형태로 발전시켰다. 즉 전세계 어디서나 같은 방법으로 검사하면 동일한 분석 값이 산출되도록 표준작업지침서(SOP, Standard Operating Procedure)와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쉽게 공유할 수 있도록 포털을 만들었다.
이는 언제 어디서든 동일한 질량분석기와 검사방법을 사용하면 표준화된 인체단백질 절대 정량 값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 국립암연구소(National Cancer Institute, NCI)의 지원을 받는 임상암단백체 분석 컨소시엄(Clinical Proteomic Tumor Analysis Consortium, CPTAC)은 올해 7월에 이 포털을 개설했는데, 여기에 김영수 교수를 책임자로 한 서울대·한국과학기술원 연구팀이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김 교수는 “대규모 인체단백질의 정량이 가능해지면 웰니스지표 진단, 건강검진, 질병 치료 및 진단, 개인 맞춤의학 등 분야 발전에 크게 도움될 것”이라며 “질량분석기 기반의 초고속 다중 인간단백체 분석기술을 이용한 혁신적인 의료기기가 개발되고 이를 이용한 관련 산업이 발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