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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더위에 일품은 ‘민어’ … 초복 즈음 가장 많이 잡히고 맛있고 비싸
  • 정종우 인턴 기자
  • 등록 2014-07-09 10:43:01
  • 수정 2016-02-18 03:5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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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품은 도미, 삼품은 보신탕이란 말처럼 최고 보양식 중 하나 … 소비자가 ㎏당 7만원 웃돌아

민어는 조선 후기 숙종이 우암 송시열의 80세 생일을 맞아 선물로 내릴 만큼 귀한 생선이었다.

‘민어 껍질로 밥 싸먹다 논밭 다 팔아 먹는다’ 라는 속담이 있다. 그만큼 민어(民魚)는 과거부터 맛있고 비싼 고기로 대접받았다. 조선 후기 노론의 영수 송시열의 80세 생일을 맞이해 숙종이 선물로 조기 30속(300마리)과 민어 20마리를 내렸다는 기록이 있다. 왕이 내릴 만큼 귀한 생선이었다.

제사상에는 비늘이 없는 생선은 올릴 수 없다. 민어는 맛도 좋지만 비늘의 크기가 크고 도드라져 제사상에 자주 오른다. 조선시대에는 부모를 봉양하지 못한 자식들이 돌아가신 뒤에라도 드시게 한다며 제사상에 꼭 챙기려 애썼다. 평소에는 자주 먹지 못하지만 제사와 잔칫상에는 빼놓지 않는 생선이라 ‘백성의 물고기’란 뜻으로 민어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민어과에 속하는 바닷물고기로 민어(魚), 면어(勉魚)라고도 불린다. 학명은 ‘Nibea imbricata’, ‘Miichthys miiuy’다. 자연산 민어는 60~90㎝ 크기로 5㎏ 이상 무게가 나간다. 수심 40~120m의 펄바닥에서 주로 서식하며, 낮에는 저층에서 생활하다 밤이 되면 위로 올라온다. 한국, 일본 남부, 동중국해 등 북태평양에 분포한다. 산란기는 7~9월로 덕적도 등 인천 앞바다까지 올라가 알을 낳게 되는데 도중에 주로 전남 해안에서 잡히게 된다.
대체로 3년생이 되면 성숙돼 산란에 참가한다. 가을이 되면 수온이 상대적으로 높은 전라남도 신안군 추자도 연해와 제주도 근해까지 내려가 월동하고 봄이 되면 북쪽으로 이동하는 양상을 보인다. 먹이는 주로 새우류, 게류, 작은 어류 등 저서성 생물이다.

초복 즈음에는 민어가 가장 많이 잡힌다. 이 때 찾는 사람도 불어나 7~8월에 가격이 가장 비싸다. 크기가 클수록, 암컷보다 수컷이 육질이나 맛이 좋다. 신안군 임자도와 지도에서 잡히는 민어를 최상품으로 인정한다.

양식 민어는 일명 ‘홍민어’로 불린다. 최대 2~3㎏로 자연산보다 크기가 작고 모양이 약간 다르다. 맛도 현저하게 떨어진다. 몇 년전 서울 모 횟집에서 민어찜에 들어가는 민어를 중국양식산 냉동민어로 속여 팔아 논란이 돼 양식 민어수요가 대폭 줄었다. 하지만 가격이 저렴해 여전히 이를 찾는 사람이 있다. 

수협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1~5월 민어 위판량은 348만3869㎏으로 작년 같은 기간 (160만6850㎏)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었다. 이에 따라 가격도 29% 내려 ㎏당 7114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수산시장에 가면 이 가격에 민어를 살 수 없다. 인천 종합어시장의 한 상인은 “우리 가게에 들여온 민어의 ㎏당 경매가는 4만~6만원, 판매가는 5만~7만원” 이라며 “민어는 크기별로 가격이 차이나는데 수협이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가격을 공개했다”고 하소연했다.
민어는 크기가 작아질수록 가격도 크게 떨어진다. 주로 가정에서 구이용으로 쓰는 수백 g짜리가 가장 낮은 가격에 거래된다. 시장 상인들은 6~8㎏ 정도는 돼야 품질이 좋다 여겨 제법 큰 민어를 기준으로 가격을 매긴다. 시장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수협의 일처리로 소비자는 혼란을 겪은 셈이다. 

예부터 ‘복더위에 민어찜은 일품, 도미찜은 이품, 보신탕은 삼품’이란 말이 있다. 더위에 지친 기력을 회복하기엔 도미나 보신탕보다 낫다는 것이다. 민어는 못 먹는 부위가 없다. 활어보다는 어느 정도 숙성된 선어(鮮魚, 냉장보관한 것)가 맛있다. 뱃살은 기름기가 있어 쫄깃하고 구수하다. 회는 된장에 찍어먹거나 묵은지에 싸서 먹는다. ‘봄 숭어알, 여름 민어알’ 이란 말이 있듯 민어 알은 어란 중 으뜸이다.

부레는 풀로도 사용한다. 부레를 끓여서 만든 부레풀은 어교(魚膠), 어포교, 민어불로 불린다. 민어풀로 붙이면 ‘천년은 간다’고 여겨 목공예품을 제작하거나, 나전칠기나 화각(畵角, 채화 위에 쇠뿔을 썩 얇게 오려 덧붙임) 공예에서 전복이나 쇠뿔 껍데기를 붙일 때 쓰였다. 수용성이라 풀기가 화각의 무늬 밖으로 밀려나와도 물로 쉽게 씻어낼 수 있어 편리하다. 또 활의 몸체를 만들 때 뽕나무·쇠힘줄·대나무·무소뿔 등 재료를 붙이는데도 활용됐다. 연줄에 풀을 올리면 아주 빳빳해진다. 아교나 화학접착제가 일반화되기 전까지 가장 많이 쓰이던 접착제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삼국시대 이전부터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민어는 성질이 따뜻해 설사를 하거나 기운이 없어 피로를 호소하는 사람에게 좋다. 지방이 적고 단백질이 풍부해 다이어트 식품으로 손색이 없다. 부레에는 콜라겐 생성을 촉진하는 콘드로이친이 많아 피부탄력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어린이들의 발육을 촉진하고, 노인 및 큰 병을 치른 환자의 건강회복에 효과가 있다.

한의학에서는 태음인과 소음인의 자궁하수(자궁의 일부 및 전체가 질을 통해 빠져나오는 것)에 민어교와 민어포를 사용한다. 태음인의 자궁하수에는 ‘화성조위탕’이라는 처방을 했는데 태음조위탕에 민어교나 민어포를 추가한 것이다. 소음인의 자궁하수에는 ‘비전향소산’을 처방해 궁귀향소산에 민어포 20g을 첨가했다. 태양인과 소양인의 자궁하수에는 민어가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어 많이 먹지 않는 게 좋다.

도움말 = 김달래 한의원 원장(전 경희대 한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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