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팝스타 비욘세가 피부색 논란에 휩싸이면서 ‘지나친 시술의 폐해’, ‘백반증 환자’ 등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 등은 2011년 그의 과거·현재를 비교한 사진을 게재하며 ‘1997년의 데뷔 당시보다 눈에 띄게 하얘진 피부색을 띤다’고 보도했다. 마치 흑인에서 백인으로 변한 듯한 대비를 보여 각종 의혹을 낳았다.
이에 따라 ‘전신을 하얗게 만들기 위해 의료적인 시술이나 도움을 받았을 것’, ‘마이클 잭슨처럼 백반증이 아니냐’, ‘모친이 백인으로 알려져 원래 하얄수도 있다’ 등 의견이 분분했다.
‘백반증’은 2009년 사망한 가수 마이클 잭슨이 앓던 난치성 피부질환으로, 멜라닌세포가 파괴돼 피부에 하얀 반점이 생기는 게 특징이다. 피부의 멜라닌색소를 만드는 세포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해 일어나는 것으로 이해하면 쉽다. 전세계 인구의 1~2%에서 나타나 비교적 흔하다.
백반증의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보통 피부속 색소세포를 이물질로 잘못 인식해 면역시스템이 이를 파괴하거나, 신경세포가 화학물질을 만들어내 색소세포가 손상되거나, 마지막으로 멜라닌이 스스로 파괴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학계에서는 유전이 가장 큰 원인으로 본다. 가족 중에 백반증이 있는 사람에서 발병위험이 높고, 직계가족일수록 가능성이 더 크다. 촌수가 멀어질수록 상대적으로 위험성은 줄어드나 정상적인 가족에 비해서는 높은 편이다.
이밖에 면역관련·신경계·내분비계·내과적 질병이 있거나, 알레르기성 피부를 가졌거나, 피부가 검거나, 햇빛을 자주 쬐거나, 탈색 관련 화학물질을 다루는 직업을 갖고 있거나, 스트레스를 잘 받는 사람에서 흔하다.
조월태 단한의원 원장은 “백반증은 원인이 명확하지 않아 근본적인 치료가 아닌 증상이 번지는 것을 막는 데 그치는 경우가 많다”며 “한방에서는 면역력을 높이는 등 백반증을 만들어내는 요소를 막아주는 치료에 집중한다”고 말했다.
조 원장은 한의학적 개념으로 백반증이 나타나는 원인은 △피부 및 인체내부의 면역조절력 이상 △피부세포 독성 및 해독기능 저하 △스트레스 관련 신경전달물질 분비 등 신경계 부조화 △호르몬 및 효소 등 한방 개념의 정(精)·진액 불균형 △혈액 조성 및 혈류 문제 △환경호르몬, 중금속, 화학성분, 농약, 착색제, 첨가제 등의 노출 등 6가지라고 꼽고 있다.
그는 “한방에서는 치료기간을 보통 2~12개월로 잡는다”며 “ 백반증은 치료 효과가 빠른 것과 더딘 게 있다”고 지적했다.
경증은 최초 발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병변은 물방울에서 작은 동전 크기 정도이며, 색도 흐린 듯한 색을 띤다. 이럴 경우 3개월 정도 한약을 복용하면 호전된다.
중증의 경우 초발한지 1~8년 정도 된 것을 말한다. 색깔은 탁한 흰색이며 주로 이마, 눈썹, 턱, 손등, 손가락 등에 부분적으로 산재된 단계다.
증상이 더 심해지면 하얀 반점이 전신으로 퍼지기 시작해 몸통, 허리, 복부, 옆구리에 큰 모양으로 나타날 수 있다. 간혹 손바닥 크기 이상으로 큰 것도 볼 수 있으며 백색 선명도가 높다.
단한의원에서는 6가지 원인에 맞는 ‘6요소 복합탕약처방’ 치료로 면역력을 북돋아 증상을 개선한다. 한달에 한번 병원에 방문하기만 하면 되며, 한약 복용 외에 다른 치료과정이 없어 시간이 부족한 직장인도 도전해볼 만하다.
조월태 원장은 “6요소 복합탕약은 색상이 선명하게 흰 환부가 넓어지고 전신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고, 주변 살색과 어우러진 살색에 가깝게 변하게 한다”며 “탕약을 복용하면 환부에 불그스레한 색조가 돌며 하얀 반점이 점점 흐려지고, 마침내 주변 피부색과 같은 색조를 띠며 테두리의 경계선이 사라져가며 증상이 개선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주변 환부색과 100% 일치하는 효과는 크기가 작은 것일수록 좋으며, 크기가 큰 환부일수록 완전한 살색으로 돌아오는 데 시간이 걸린다”며 “백반증 등 난치성 피부질환은 처음 발생했을 때 한방치료를 시작하면 근본적인 문제부터 해결해 완쾌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비욘세의 ‘피부색 논란’이 생긴 몇 년 전부터 그의 피부를 하얗게 만들었다는 ‘비욘세 주사’(백옥주사)는 오히려 백반증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그의 하얘진 피부의 비밀이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입소문을 탄 것이다.
이 주사는 ‘글루타치온’(glutathione)이라는 수용성 펩타이드 성분을 이용하며, 이는 멜라닌색소를 만드는 타이로시나제의 활성을 억제해 피부톤을 개선, 미백효과를 볼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시술 후 2~3일 후면 효과가 바로 나타나 젊은층이 선호한다.
다만 글루타치온 성분은 현재 안전성 논란이 있는 상태로, 2009년에는 유럽에서 미백주사를 3년 이상 투약한 사람 240명을 추적조사한 결과 피부백화현상·조갑(손톱)백색반점·체모탈색 등 저색소화 부작용이 나타났다. 2012년엔 미국 의약품정보 전문분석회사 ‘이헬스미닷컴’(eHealthMe.com)에서 글루타치온을 맞고 부작용이 생긴 132명에 대해 분석한 결과, 백반증을 비롯한 저색소증·복통·신장기능 이상 등을 발견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