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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상 다양한 ‘건선’, 한의학에서 치료해법 찾는다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4-05-19 12:13:29
  • 수정 2014-05-27 19: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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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탕약만 복용해도 면역력 조화 되찾아 점진적 호전 … 유해화학물질, 감염, 스트레스가 매개 주범

건선으로 고생해온 환자가 한방치료를 받고 치료전(맨 위부터)·치료중(1개월 후)·치료후(2개월째)에 점차 환부 상태가 개선되는 모습. 단한의원 제공

건선(乾癬, Psoriasis)은 좁쌀만한 크기의 붉은색 발진과 함께 하얀색의 비늘이 온몸의 피부에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난치성 피부질환이다. 한번 발병하면 10~20년 지속되고 악화·호전이 반복된다. 자극을 자주 받는 팔꿈치, 무릎, 엉덩이, 머리 피부 등에 흔하다. 하지만 얼굴, 귓속, 발바닥, 손톱, 발톱 등 어디서나 발병할 수 있다.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면역세포인 T세포와 관련돼 나타난다고 보고 있다. 피부에 있는 T세포의 활동성이 증가하면서 분비된 면역물질이 피부의 각질세포를 자극해 과다증식 및 염증을 일으키는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선 환자의 약 40%가 부모·형제 중 같은 질환을 앓는 사람이 있는 것으로 보고돼 유전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처음 건선을 발생시키는 1차적 요인은 확실하지 않다.

건선은 진행시기에 따라 형태가 달라진다. 건선은 붉은색 발진이 나타나 점차 커지거나 뭉쳐 동전모양이 된다. 이후 특징적인 하얗고 두꺼운 피부껍질(인설)이 발진 위에 나타난다. 시간이 경과할수록 피부껍질이 점차 두터워진다. 이는 먼저 생성된 각질세포가 완전히 탈락하지도 않은 채 계속해서 각질세포가 생겨나기 때문이다. 조월태 단한의원 원장은 “정상적인 피부는 28일 주기로 신구 각질세포가 교체되는 반면 건선 환자의 각질은 주기가 4~5일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건선이 처음 발병해 좁쌀모양으로 돋아나는 것을 ‘심상성 건선’이라고 부른다. 심상성 건선이 피부에서 확대되면 ‘물방울 건선’으로 악화된다. 물방울 정도 크기의 건선은 점점 동전 크기에서 심하면 손바닥 크기 정도로 융합·확대된다. 이런 건선은 ‘판상형 건선’이라고 한다. 이후 피부가 녹슨 듯한 판 모양으로 거대하게 커지는데, 이는 ‘대판상 건선’이다.
간혹 알레르기 소인까지 겹쳐 가려움증을 달고 살며 자연치유력이 떨어지는 ‘악성형 건선’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럴 경우 보통 스테로이드제제를 먹고 바르는 치료를 받게 된다. 하지만 질병 특성상 이 치료를 오랫동안 받아온 환자는 부작용에 시달리거나, 아직 나타나지 않아도 부작용이 나타날까봐 걱정한다. 스테로이드제제를 장기간 사용할 경우 피부위축, 모세혈관 확장, 자반증, 여드름, 딸기코, 피부감염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조월태 원장은 “무엇보다도 피부의 자연치유력을 잃게 만들어 건선이 악화되거나 재발하는 것을 조장한다”며 “일시적으로 증상이 누그러질 뿐 뿌리가 깊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건선을 오랫동안 앓아온 사람들은 절박한 심정으로 한의원을 찾게 된다. 한의학에서 건선을 치료하는 해법은 ‘면역기능의 조화로운 복원’이다. 조 원장은 “건선은 면역반응이 과민하거나 또는 균형이 깨지고,해독기능이 저하돼 세포에 독이 쌓이고 피부저항력이 약화될 때 생긴다”며 “한약으로 생명현상의 근간 요소가 되는 음양,한열,허실, 정기신혈(精氣神血) 등의 균형을 잡으면 자연치유력이 회복돼 피부세포의 적정한 재생을 촉진하게 된다”고 말했다.

조 원장이 주로 쓰는 한약은 맥문동, 감국, 목단피, 숙지황 등 면역력의 균형을 잡아주는 약재다. 그는 1980년대 중반부터 20여년간 1만5000명에게 이들 약재를 투여한 결과 전체 환자의 80%가 완치됐고 98%가 증상이 호전되는 등 치료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나머지 2% 가량의 환자는 식물성 생약재 향기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환자로 호전이 없었다. 전체 환자의 약 60%는 4~6개월간의 투여로 완치됐으나 3%가량은 난치성이어서 1년이 넘는 치료기간이 필요했다.

그는 “한약치료를 하면 환부 중앙에서 가장자리로 서서히 정상적인 살이 차오르는 변화 과정을 관찰할 수 있다”며 “치료 초기에는 피부가 하얗게 변해 마치 건선이 더 악화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건선이 죽어 낙엽처럼 지는 것이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고 흰 인설 밑에 연하게 붉은 기가 도는 새로운 세포가 돋아나와 대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약을 통한 치료과정은 스테로이드나 자외선을 이용한 치료에서 볼 수 없는 모습”이라며 “양방치료를 오래 받을수록 치료기간이 길어지긴 하지만 치료되는 메커니즘은 똑같다”고 덧붙였다.

조월태 원장은 “일상생활에서 건선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는 요소가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감기, 편도선염(연쇄구상구균 감염) △지속적인 과로 및 스트레스 △몸의 상처 및 외과적 수술 △때를 미는 습관 △화학물질이나 시멘트 등에 피부가 직접 닿거나 간접적 흡입이 지속적으로 이뤄지는 경우 △염색, 파마 등 자극적인 약품에 노출 △환경오염으로 인한 환경호르몬, 중금속, 방부제, 인공화학향료 등이 건선을 촉발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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