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오모 씨(40·여)는 병원에서 대장암 및 폐·복강내 다발성 임파선 전이로 진단받았다. 이후 항암치료를 받았으나 내성이 생긴 것으로 판단돼 치료를 중단하고 휴식기를 가지기로 했다. 하지만 오 씨는 힘들었던 항암치료를 다시 시도할 엄두가 나지 않아 걱정이다.
항암치료에 부담을 느끼는 것은 비단 오 씨만의 일이 아니다. 항암치료의 유효율이 많이 떨어지는 췌장암·담도암으로 진단받았거나, 항암제에 내성이 생긴 환자의 경우 더욱 부담스럽다. 치료효과로 얻는 이득보다 부작용으로 인한 손실이 더 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자들이 한방암치료 등 다른 치료법에 섣불리 접근하지 못하는 것은 근거에 대한 불신 때문이다. 치료받으라고 광고하는 곳은 많지만 실제적인 근거를 제시하는 곳은 드문 탓이다. 최근 이런 분위기에서 옻나무추출물을 활용한 한방암치료제의 항암효과를 입증한 논문이 발표됐다.
김보근 하나통합한의원 원장은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인 BMC상호보완 대체의학(BMC Complementary and alternative medicine)에 논문을 게재, 옻나무 추출물을 활용한 한방치료제 치종단Ⅱ(T.buster)의 천연물 항암제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김 원장은 “티버스터가 카스파제(caspase) 단백질 활성 및 리보솜(ribosome) 생성관여 단백질을 억제, 자연사멸을 유도하는 기전으로 항암작용을 보인다”고 말했다.
이같은 결과가 더욱 고무적인 것은 김 원장이 소속된 하나통합한의원이 이미 과거 한방치료를 통한 대장암 4기 환자의 완전관해 사례를 국내학술지에 발표한 바가 있어서다.
이 병원은 2010년 대한암한의학회지에 ‘옻나무 전탕추출물을 활용한 대장암 4기 환자치험 1례’라는 논문을 통해 대장암 4기 환자의 완전관해 사례를 발표했다. 논문에서는 항암치료 후 내성이 생겨 한방 단독치료를 시작한 환자에서 약 10여개월만에 암이 완전히 사라진 사례도 소개됐다.
김보근 원장은 “그동안 옻나무추출물을 활용한 한방치료제 티버스터의 직접적인 항암작용에 대한 근거가 부족해 대장암 4기 완전관해라는 사례를 설명하는데 한계가 있었다”며 “폐암 세포주를 대상으로 이뤄진 이번 연구를 통해 표준치료의 부작용을 견디기 힘든 환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또 하나의 표준치료로의 가능성을 제시한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