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약제생집성방’ 한역본 표지

향약제생집성방은 국보로 지정된 조선시대 의서다. 조선 태조 7년(1398년)에 편찬을 시작해 정종 원년(1399년)에 간행됐다. 이 책은 은 당시 만연했던 중국 약재와 처방에서 벗어나 우리나라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약초를 이용해 우리 풍토와 체질에 맞는 향약과 처방을 수록하고 있다. 고려시대부터 조선건국 직후까지의 의학발전을 볼 수 있어 학술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현재 총 30권 중 권 4~5(보물 1235호)와 권 5~6(보물 1178호) 3권 2책만 한독의약박물관과 가천박물관에 남아 있다. 이번에 발간된 한역본은 현재 남아있는 3권 2책을 모두 정리한 것이다. 번역문에 역주를 상세하게 덧붙였으며, 뒷부분에 원문을 넣어 함께 볼 수 있도록 제작했다.

이경록 관장은 “이 책에는 결명자로 베개를 만들어 베면 두풍을 치료하고 눈을 밝게 한다고 나와있다”며 “이처럼 우리 생활사를 알 수 있고, 국내 의료사에 큰 가치가 있는 의서를 한글로 출간하게 돼 뜻깊다”고 말했다.

한독의약박물관은 한독(구 한독약품) 창립 10주년을 기념해 1964년에 설립됐으며, 오는 7월 설립 50주년을 기념해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조선 왕실 의료의 조명’이라는 주제로 특별전을 개최한다. 이 박물관은 ‘기업 이윤의 일부는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란 창업주 김신권 한독 명예회장의 경영철학에 따라 설립된 국내 최초의 전문박물관이자 기업박물관이다. ‘향약제생집성방(조선 14세기, 보물1235호)’, ‘청자상감상약국명합(고려 12세기, 보물 제646호)’, ‘의방유취(조선 15세기, 보물 제1234호)’를 포함한 보물 6점과 1만여점의 의약 관련 유물을 소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