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척추 틀어지면 혈액순환 방해, 피로감 악화 … 수면시 머리·허리·목 일직선, 6~8㎝ 베개 효과적
고개를 숙이거나 뒤로 젖히는 자세를 지나치게 오래 유지하면 목에 피로가 쌓이고 집중력이 떨어진다.
최근 직장인 김모 씨(32)는 점심시간마다 졸음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 꾸벅꾸벅 졸다가 상사에게 꾸중을 듣는 일도 다반사다. 잠을 충분히 자도 졸음이 해결되지 않자 김 씨는 한방병원을 찾았고 척추불균형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송주현 강남자생한방병원장은 “바람을 쐬거나 커피를 마셔도 졸음을 떨쳐버릴 수 없다면 일하는 자세부터 살펴봐야 한다”며 “봄기운에 늘어진 자세로 척추균형이 망가지면 피로가 심해지고 춘공증이 지속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춘곤증은 겨우내 움츠렸던 신체가 봄철 기온상승 및 활동량 증가로 인한 환경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발생하는 것으로 ‘봄철피로증후군’으로 불린다. 스트레스, 수면부족, 피로, 음주, 흡연 등 외부요인이 주요 발병원인이다. 틀어진 척추로 인해 만성피로가 심해져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평소 잠을 충분히 자도 목과 등이 뻐근하고 피로감이 심하다면 척추불균형으로 인한 춘곤증을 의심해보는 게 좋다.
척추가 틀어지면 근육이 뭉치면서 혈관이 좁아져 혈액순환에 장애가 생긴다. 이로 인해 신진대사가 방해를 받고 피로도가 높아진다.
특히 목뼈와 등뼈는 봄철 피로를 유발하는 주요인이다. 목뼈는 뇌에서 몸통으로 연결되는 척추신경 및 혈관이 지나는 통로이기 때문에 비틀어질 경우 혈액순환에 장애가 생겨 피로를 쉽게 느끼게 된다. 또 같은 자세로 지나치게 오래 앉아 있거나, 척추에 부담을 주는 구부정한 자세를 장시간 유지하면 등이 결리고 근육이 뭉치면서 피로가 심해진다.
한의학은 척추이상으로 인한 만성피로를 수로의 흐름에 비유한다. 저수지에 난 수로가 꼬불꼬불하면 저항이 심해져 물이 잘 흐르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수로를 정리하면 물이 막힘없이 흘러가듯 척추를 바르게 펴주면 기혈이 잘 순환돼 피로가 빨리 회복된다.
증상이 심할 때에는 추나요법으로 틀어진 척추와 근육을 바로 잡는 게 좋다. 송 원장은 “춘곤증이 심한 환자는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해 목·등 부위의 근육통을 호소할 때가 많다”며 “스트레칭으로 전신을 이완시키고 목·어깨·등근육의 긴장을 풀어주면 춘곤증 예방은 물론 척추건강에도 도움된다”고 설명했다.
숙면은 춘곤증을 이겨내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다. 숙면의 지름길은 바른 수면자세로, 머리·목·허리·등이 일직선이 되도록 해야 한다. 6∼8㎝ 높이의 베개를 목 뒤에 받치면 머리와 목뼈가 일직선을 이룬다. 베개가 없을 때에는 수건을 말아 목덜미 가장 아랫부분에 대면 된다.
담요나 이불을 무릎 밑에 괴면 무릎 및 엉덩이관절이 구부러지면서 척추 주변 근육이 풀어진다. 옆으로 자는 습관이 있는 사람은 잘 때 무릎 사이에 베개나 방석을 끼면 골반이나 척추가 심하게 회전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제철음식도 춘곤증을 이기는 데 도움된다. 쑥·냉이·미나리·두릅 등 봄나물은 비타민 함량이 높아 계절 변화로 균형이 무너진 생체리듬을 바로잡아준다.
또 커피보다는 한방차를 마시는 게 졸음을 쫓는 데 도움된다. 비타민 함량이 높은 구기자차, 혈액순환과 소화를 돕는 생강차, 뇌 활동을 돕는 오미자차 등도 춘곤증 예방에 효과적이다.
춘곤증 예방에 도움되는 스트레칭
잠깐의 낮잠도 피로감을 줄이는 데 도움된다. 그러나 고개를 숙이거나 뒤로 젖히는 불편한 자세를 지나치게 오래 유지하면 목에 피로가 쌓이고 집중력이 떨어진다.
스트레칭은 졸음을 쫓고 머리를 맑게 하는 데 효과적이다. 숨을 크게 들이쉬면서 양 어깨를 3초 정도 올린 후 숨을 내쉴 때 툭 하고 아래로 떨어뜨리는 동작을 3회 이상 목·어깨근육을 풀어주는 데 도움된다.
또 양발을 어깨너비로 벌리고 선 상태에서 양손을 깍지 낀 채 팔을 위로 올린 후 상체를 왼쪽으로 천천히 기울였다가 10초간 멈추고 제자리로 돌아오는 방법도 효과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