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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수술 전 금식’ 금기 깨진다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4-03-12 13:33:49
  • 수정 2014-03-13 15: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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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술 2시간 전 탄수화물음료 섭취, 불안감·공복감 감소 및 수술 후 회복속도 단축

수술을 앞둔 환자가 탄수화물음료를 마시고 있다.

수술 2시간 전까지 탄수화물음료 섭취가 가능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수술 전 불안감·공복감에 시달려야 했던 문제가 다소 해소될 전망이다. 

지금까지 금식은 수술 전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으로 알려져왔다. 수술 전 금식은 전신마취 과정에서 위에 남아있는 음식물이 역류, 기도로 넘어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실시한다. 음식물이 기도로 넘어가면 흡인성 폐렴이나 질식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많은 환자들이 가장 힘들었던 수술과정 중 하나로 금식을 꼽는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최소 8시간 이상 음식과 물의 섭취를 금지하는데, 수술에 대한 두려움에 허기와 갈증까지 더해져 환자에게는 고통스러운 기억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정규환 분당서울대병원 외과 교수팀은 지난해 6~12월 건강한 성인 남녀 10명을 대상으로 탄수화물 보충음료 복용 후 위 배출 평가를 시행한 결과 수술 전 탄수화물 보충음료 섭취의 안전성이 입증됐다고 12일 밝혔다.

연구팀이 양전자방출단층촬영기(PET-CT)를 사용해 탄수화물 보충음료 음용 직후부터 30분간 위 부분을 연속 촬영하고, 음용 2시간 후 재촬영해 위 배출 정도를 평가한 결과 99.6%가 배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 연구결과는 수술 2시간 이전에 탄수화물음료를 음용하면 폐흡인의 발생가능성이 극히 드물다는 것을 시사한다.

또 정 교수팀이 소아환자 30명을 대상으로 준비조사(pilot study)를 시행해 불안수준(anxiety level)을 확인한 결과 공복감이 줄어들면 불안감도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수술 후 조기회복(Early Recovery After Surgery, ERAS)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관련 경험이 축척되면서 전통적인 수술 전후 환자처치법에 많은 변화가 생기고 있다. 대표적인 게 금식이다.

수술 전 금식은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짜증을 유발하는 등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를 만든다. 유럽정맥경장영양학회(ESPEN), 국제수술대사영양학회(IASMEN), 유럽마취과학회(ESA) 등 학회가 발표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수술 전 탄수화물음료를 마시면 공복·갈증·인슐린저항성 등이 감소해 회복에 도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학회는 탄수화물 음료를 수술 2시간 전까지 섭취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정규환 교수는 “이미 선진국에서는 수술 전 금식시간을 줄일수록 환자의 불편함이 감소하고 수술 후 빠른 회복에도 도움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탄수화물 보충음료는 섭취 후 2시간이 지나면 위에 거의 남지 않기 때문에 수술 전 마취에 영향을 주지 않고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술 전 탄수화물음료 섭취가 환자의 대사 및 혈당조절에 영향을 미치고 수술 후 회복을 앞당길 수 있음을 입증하는 연구를 추가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수술 전 섭취 가능한 탄수화물 보충음료로는 대상 웰라이프가 국내 최초로 출시한 ‘노엔피오(NO-NPO)’가 있다. 이 제품은 의사의 권유에 따라 병원에서 구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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