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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BC·ESR·PLT가 뭐지? … 복잡한 혈액검사 수치, 제대로 알기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4-03-05 01:43:09
  • 수정 2014-03-11 14:5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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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장질환·간암에 적혈구수 증가 … 맹장염·홍역·백혈병에 백혈구수 급증

권영주 하트스캔 건강검진센터 원장(순천향대 의대 명예교수)

최근 당뇨병, 심혈관질환, 콩팥병, 암 등의 발병률이 높아지자 혈액검사를 받기 위해 병·의원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혈액검사는 단 한번의 채혈만으로 간·신장·심장 등의 기능을 점검하고, 각종 급·만성 질환의 유무를 판단한다. 또 자동혈구분석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검사의 신속성과 정확도가 우수하다. 검사결과도 빠르면 1~2시간내에 확인할 수 있어 환자의 편의성이 높다.

문제는 검사결과가 영어로 나오고 다소 전문적이다보니 의사나 간호사로부터 설명을 들어도 자신이 어떤 상태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이에 가장 많이 실시되는 일반혈액검사(complete blood cell count, CBC) 수치의 임상적 의미, 정상 기준, 고저치에 따른 질환 등을 권영주 하트스캔 건강검진센터 원장(순천향대 의대 명예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일반혈액검사는 혈액을 구성하는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 등과 관련된 다양한 지표를 활용해 각종 질환의 유무를 판단한다. 이 검사의 핵심은 혈액 성분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적혈구다.

적혈구(RBC)는 혈액세포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세포로 붉은색의 납작한 원반모양을 띠고 있다. 직경은 7~8㎛로 모세혈관을 통과할 만큼 작다. 가운데가 움푹 파인 구조는 적혈구와 산소의 접촉면적을 최대로 늘려 폐포의 모세혈관에 있는 산소를 모으는 데 유리하다. 혈관을 통해 조직에 산소를 공급하고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정상 성인남자의 혈액 1㎖에 40억~60억개의 적혈구가 들어 있다. 수명은 100~120일 정도로 간, 비장, 골수 등에서 큰포식세포에 의해 파괴되며 골수에서 새로운 적혈구가 생성된다.

적혈구 관련 수치로는 △적혈구 수 △헤모글로빈(혈색소, hemoglobin) 농도 △헤마토크리트(적혈구용적, Hematocrit) 등이 있다. 이들 세 지표는 정상보다 높거나 낮을 때 보이는 소견이 대개 비슷하다.

적혈구 수는 혈액 1㎕당 적혈구 수를 의미하는 것으로 혈액을 채취해 항응고제로 처리한 후 자동혈구계수기로 측정한다. 남성은 혈액 1㎕당 450만~560만개, 여성은 400만~500만개일 때 정상으로 본다.

적혈구가 정상치보다 많으면 혈액의 점도가 과도하게 높아지고 동맥이나 정맥에 혈전이 생길 확률이 높아지는데, 이를 적혈구과다증이라고 한다. 이 중 진성 적혈구과다증은 혈액세포를 생산하는 골수 자체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만성 종양성 질환으로 적혈구·혈소판 수와 총 혈액량 등이 모두 증가하는 소견을 보인다.

반면 2차성 적혈구과다증은 신장암·간암·수막종 등 악성종양, 사구체신염·산낭종 등 신장질환, 각종 심폐질환, 가족성, 바터증후군, 저산소증 등에 의해 유발되기 때문에 검사결과가 정상치보다 높을 경우 이들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적혈구과다증의 주요 증상으로 두통, 어지럼증, 귀울림, 두통, 시력장애, 고혈압, 일과성허혈발작 등이 나타나고 얼굴·손·발·목 등 부위 피부가 짙은 붉은색으로 변한다. 또 손·발끝이 붉게 변하면서 통증과 가려움증이 느껴지고 코·잇몸·자궁 등에서 출혈이 자주 발생한다.

또 적혈구 수는 선천적인 심폐질환, 급성 약중독, 탈수, 심한 설사 등의 원인으로 많아질 수 있다. 산소가 적은 고산지대에 거주하는 사람도 적혈구 수가 정상치보다 많다.
반대로 용혈성 빈혈, 과도한 출혈, 골수기능 이상, 백혈병 등은 적혈구 수가 정상보다 적게 나타나는 주원인이다.

건강검진 전문기관인 하트스캔의 건강검진센터(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 의료진이 혈액검사를 받으러 온 환자의 피를 채혈하고 있다.

헤모글로빈(Hb)은 적혈구 안에서 산소를 운반하는 물질로 혈액을 붉은색으로 보이게 해 혈색소로 불린다. 철 성분이 포함된 포르피린 고리에 단백질의 일종인 ‘글로빈’과 색소인 ‘햄(heme)’이 결합된 구조를 보이며, 적혈구 한 개당 약 300만개가 들어있다. 산소분압이 높은 폐 등에서는 산소와 결합하고 분압이 낮은 조직에서는 산소를 떼어내는 성질을 통해 인체 곳곳에 산소를 전달한다.

정상 수치는 남성은 혈액 1㎗당 13.5~18g, 여성은 12~16g이다. 헤모글로빈 수치는 만성폐색성폐질환, 울혈성 심부전, 적혈구과다증일 때 증가한다. 반대로 갑상선기능항진증, 빈혈, 임신, 간경화, 과도한 수액 주입, 심한 출혈 등의 경우 수치가 낮아진다.

헤마토크리트(Hct)는 혈액의 어원인 ‘헤마토’와 분리의 어원인 ‘크릿’의 합성어로 전체 혈액에서 적혈구가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한다. 채취한 혈액을 가느다란 모세관에 담고 원심분리기에 넣어 고형성분과 혈장(혈액의 액체성분)으로 분리하는 방식으로 측정한다. 적혈구 비율이 혈액의 약 35~55%일 때 정상으로 판단한다. 정상치보다 높고 낮을 때의 소견은 적혈구 수나 헤모글로빈 수치와 거의 비슷하다.

최근에는 적혈구지수로 불리는 △평균적혈구용적(mean corpuscular volume, MCV)평균적혈구혈색소량(mean corpuscular hemoglobin, MCH)평균적혈구혈색소농도(mean corpuscular hemoglobin concentration, MCHC)적혈구크기분포(red cell distribution width, RDW)를 통해 빈혈 등을 더욱 정확히 진단한다.

각 적혈구지수당 정상수치는 대략 MCV 62~96fl (femtoliter) , MCH 20~31pg(적혈구 한개당), MCHC 27~38g/㎗, RDW 14~17%다. 이들 지수의 수치가 정상보다 높으면 대구성 빈혈이나 비타민 B12 및 엽산 부족으로 인한 빈혈일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수치가 정상보다 낮다면 소구성·저색소성·철분결핍성 빈혈을 의심해볼 수 있다.

적혈구침강속도(ESR)는 혈액에서 적혈구가 얼마만큼 밑으로 가라앉는지를 나타내는 수치로 다양한 질환의 유무를 판단하는 데 유용하다. 응고방지제를 섞은 혈액을 눈금이 있는 시험관에 넣어 수직으로 세워두면 적혈구가 밑으로 가라앉으면서 침전물을 형성한다. 약 1시간 후 밑에 가라앉은 적혈구를 제외한 혈장의 높이를 측정하는데 남성은 적혈구 침전물을 제외한 혈장의 높이가 0~9㎜, 여성은 0~20㎜일 때 정상으로 본다.

ESR 수치가 정상보다 높으면 몸 안에서 염증이나 질환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컨대 암세포 등 악성종양, 세균성 간염, 백혈병·림프종 등 각종 혈액질환, 대장염복막염 등 위장관질환, 사구체신염 등 신장질환, 갑상선기능 저하, 화상 등의 요인으로 ESR 수치가 증가한다. 이 검사는 첨단장비가 필요없고 방법이 비교적 간단해 오래전부터 사용돼왔으며, 특정 질환이 아닌 다양한 비특이적 질환의 유무를 판단하는 데 유용하다.

혈소판(Platelet, PLT) 수치도 혈액검사에서 눈여겨봐야 할 지표다. 혈소판은 혈액내 존재하는 혈구의 일종으로 대부분 골수에서 생성되고 약 10일 뒤에 지라(비장)에서 파괴된다. 부착 및 응집과정을 통해 피를 멈추게 하는 지혈작용을 한다. 직경이 2~3㎛로 적혈구의 약 5분의 1 수준으로 작고, 적혈구 10~30개당 한 개가 관찰된다.
혈관이 손상돼 출혈이 발생하면 손상부위에 혈소판이 달라붙어 트롬빈 등 각종 화학물질을 분비하고, 이를 통해 혈소판끼리 응집하면서 출혈을 막는다. 이처럼 혈소판이 모여 응고된 것을 딱지라고 한다.

혈액 1㎣당 혈소판이 15만~40만개 관찰될 때 정상으로 본다. 혈소판 수가 정상보다 많다면 암, 만성 백혈병, 류마티스관절염, 심장병, 결핵, 만성 췌장염 등을 의심해볼 수 있다. 반대로 정상보다 낮을 때에는 바이러스 감염, 폐렴, 급성 백혈병, 알레르기 반응 등을 갖고 있을 위험이 높다. 또 평소 출혈이 잦다면 혈소판 수치가 정상보다 낮게 나올 가능성이 크다.

혈액내 백혈구 수(WBC)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백혈구는 면역체계를 구성하는 세포로 바이러스 등 외부 감염물질로부터 몸을 방어하는 역할을 한다. 주로 조혈모세포로부터 분화돼 생성되며 수명은 13~20일, 직경은 약 8~25㎛다. 호중구·호산구·호염구로 이뤄진 과립구, 단핵구, 림프구로 구성된다. 이 중 호중구가 60~70%, 림프구가 30~40% 가량을 차지한다.

호중구는 박테리아나 진균 등에 대한 방어기능과 모든 염증의 초기반응에, 호산구와 호염구는 알레르기 반응이나 기생충 감염 등에 관여한다. 단구는 대식세포로서 소화작용을 통해 외부 감염물질을 제거한다. 림프구는 B림프구와 T림프구로 구분된다. B림프구는 항체를 만들어 항원을 물리치는 체액성 면역에, T림프구는 직접 세포독성 물질을 분비해 항원을 물리치는 세포성 면역에 관여한다. 생리변화에 민감한 백혈구는 음식 섭취 후 10~15%, 근육운동 후 10~20% 증가하기 때문에 검사시 주의해야 한다.

백혈구 수는 혈액 1㎣ 당 4000~1만개일 때 정상으로 판정한다. 면역작용를 하는 백혈구 수가 정상 기준보다 높다는 것은 몸 속에서 염증이나 질환이 진행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예컨대 정상보다 수치가 높다면 급성 맹장염, 편도선염, 홍역, 암 등 악성종양, 폐렴 등을 의심해볼 수 있다. 특히 백혈구 수가 10만개 이상인 경우 백혈병 위험이 높다.

반대로 백혈구 수가 정상 기준보다 적으면 면역력이 떨어져 질환에 쉽게 노출된다. 자가면역질환, 약물 복용, 방사선·항암치료 부작용, 재생불량성 빈혈 등은 백혈구 수를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특히 백혈구 수가 1000개 이하로 줄어들 경우 심각한 패혈증의 위험이 높아진다.

일반혈액검사의 비용은 병원마다 다르며 대략 2만~7만원 선이다. 여기에 간·신장 기능을 포함한 종합혈액검사와 암을 진단하는 종양표지자검사를 함께 받을 경우 12만~35만원이 소요된다.

평소 출혈이 잦거나, 와파린 등 항응고제를 복용하거나, 수술을 앞둔 환자에게는 일반혈액검사 외에 혈액응고검사를 추가로 실시한다. 이 검사는 혈소판과 응고인자의 이상 여부를 진단한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프로트롬빈시간(PT)은 출혈 후 간에서 프로트롬빈이 형성될 때까지의 시간으로 환자의 혈장에 트롬보플라스틴, 칼슘이온, 인지질 등을 첨가한 후 덩어리가 생기는 데 걸리는 시간을 측정한다.
PT의 정상 수치는 12~15초다. 또 검사시약 따른 차이를 보정한 국제정상화비율(INR)에 따른 PT 정상 수치는 0.8~1.2다. 프로트롬빈은 혈액응고인자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단백질로 지혈작용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 

권영주 원장은 “최근 서구화된 식습관, 과도한 스트레스, 운동부족 등으로 각종 질환의 위험이 증가하고 있어 정기적인 검사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된다”며 “특히 당뇨병·성인병 등 만성질환, 흡연, 가족력 등 위험인자를 갖고 있는 사람은 수시로 혈액검사를 받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이어 “평소 편안한 마음으로 생활하고 고콜레스테롤·나트륨 음식과 음주량을 줄이는 게 좋다”며 “특히 흡연은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무조건 금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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