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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맞이 급하게 다이어트해야 한다면 ‘팥물’ 한잔 어떠세요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4-03-04 10:59:34
  • 수정 2014-03-06 13:4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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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포닌, 융모 크기 확장 막아 음식 흡수율 떨어뜨려 … 혈액순환 개선·이뇨작용으로 부기 ‘쫙’

팥물엔 안토시아닌, 비타민B1, 사포닌 등이 풍부해 체내 노폐물 및 부기 제거에 효과적이다.

개강을 앞둔 여대생 박모 씨(25)는 며칠 전부터 학교에 갈 날만을 손꼽아 기다려왔다. 이번 겨울방학 동안 ‘비장의 다이어트’를 꾸준히 해온 결과, 바지 사이즈를 28인치에서 25인치로 3인치나 줄인 것이다.

박 씨의 다이어트 비법은 다름 아닌 ‘팥물’이었다. 인기 아이돌 그룹 빅뱅의 탑, 방송인 왕종근 씨의 아들 왕재민 군의 다이어트법으로 유명하다. 이들은 팥물을 마시며 단기간에 20㎏ 감량했다. 박 씨도 매일 3~5잔의 팥물을 마시며 식이조절과 운동을 병행했다. 몸매도 예뻐졌지만 피부까지 좋아졌다. 어떤 옷을 입어도 다 어울리는 기분 좋은 느낌에 빨리 학교에 가서 동기들을 놀라게 해주고 싶다.

갑작스레 날씨가 풀리면서 다이어트에 돌입하는 사람이 적잖다. 한두달 뒤면 옷이 얇아지고 화사해지면서 몸매가 자연스레 드러나 더 이상 코트 속에 몸을 감출 수 없다. 그렇다고 무리해서 다이어트하면 건강이 악화돼 오히려 병만 얻기 쉽다.

생활습관에 약간의 변화를 주면 자연스럽고 예쁘게 몸매에 변화를 줄 수 있다. 예컨대 박 씨가 병행한 ‘팥물 다이어트’도 기존 다이어트에 일종에 변화구를 던진 셈이다.

바닥에 팥이 잠길 정도로 물을 넣고 팔팔 끓여준 뒤, 거품이 올라올 정도로 끓으면 팥만 체에 걸러 불순물을 제거한다. 냄비에 다시 팥과 물을 넣고 팥이 잘 익을 정도로 중불에 40분간 끓여 붉은 팥물이 우러나오면 완성이다.

팥은 콩보다 빨리 상하기 때문에 한번에 많이 끓이지 말고 1~2일 가량만 먹을 분량을 만드는 게 바람직하다. 팥물과 삶은 팥을 식전에 한스푼 정도 섭취하면 공복감을 없애 과식을 막는다. 너무 많이 마시면 설사를 유발할 수 있어 하루 석 잔 정도면 충분하다. 몸이 찬 사람은 마셔보고 맞지 않으면 굳이 마시지 않는다. 약간 비린 듯 느껴질 땐 따뜻하게 해서 마시면 낫다.

팥은 콩이나 땅콩과 달리 지질함량이 적고, 당질(50~57%)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데 주로 녹말이다. 단백질 함량도 약20% 함량이다.

원산지는 동아시아로 중국이 유력하며, 유독 한-중-일 세 나라에서 사랑받고 있다. 따뜻한 성질의 곡식으로 겨울철에 빛을 발한다. 동아시아 3국에서 팥을 이용한 앙꼬빵·팥죽 등이 인기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요즘엔 국산·중국산 곡물에 대해 민감하기 때문에 잘 골라야 한다. 좋은 팥은 크기와 색을 보면 알 수 있다. 전체적으로 입자가 고르며 밝은 선홍색을 띠고 빛이 살아있는 게 좋은 것이다. 국산 팥은 크기가 고르고 더 붉은 빛을 띠는 반면, 중국산 팥은 크기가 일정하지 않고 색도 탁한 편이다.

한진우 인산한의원 원장은 “팥에는 비타민 B1이 많이 함유돼 부족하기 쉬운 부분을 보충한다”며 “소변을 잘 나가게 하는 이뇨 효과로 부기를 치료하고 만성 신장염이나 뚱뚱한 사람들의 혈액순환장애를 개선해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의학에선 ‘임산부 적소두이어탕’이라고 해서 팥과 잉어를 달여 먹어 임산부의 부기를 조절하는 용도로 쓰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뇨작용 덕분에 불필요한 수분을 배출되므로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있다. 살이 찐 사람 중 부종을 함께 겪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팥이 유익할 수 있다.
박 씨는 “처음엔 무조건 다 살인 줄 알았는데, 팥물을 1~2주 정도 마시다 보니 얼굴 라인, 손·발의 통통함이 많이 사라졌다”며 “부기인지 살인지 애매했던 부분이 확연히 구분됐다”고 말했다.

이밖에 옛날부터 각기병을 완화시킨다고 알려지기도 했다. 팥 속에 들어있는 비타민B1은 녹말질의 소화에 꼭 필요한 성분으로, 혈액순환을 돕는다. 예컨대 쌀밥에 팥을 섞어서 밥을 지으면 소화가 잘 된다.

팥이 붉은색을 나타내는 것은 안토시아닌(anthocyanin)이라는 색소 때문이다. 안토시아닌은 항산화 성질이 강한 성분으로서 성인병을 예방하거나 만성질환을 예방하는 효과를 나타내기도 한다. 붉은 빛을 띠는 베리류에도 많이 함유돼 있다.

또 인삼에 다량 함유된 사포닌(saponin) 성분은 팥에도 많이 들어 있다. 한진우 원장은 “사포닌이 혈액순환을 도와주고 혈전이 생기는 것을 막아 체내 혈액순환이 원활해져 피부가 윤택해지고 탄력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사포닌은 혈액순환을 개선해 동맥경화·뇌졸중 등 심혈관질환을 예방하고, 피부를 곱게 만들며, 탈모를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준다. 탈모도 혈액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아 두피까지 영양공급이 이뤄지지 못해 발생하는 경우가 적잖기 때문이다. 섬유질과 합쳐지면 장을 자극해 대변을 잘 보게 만든다.

이 성분은 특히 장의 융모가 커지는 것을 억제시켜 비만을 막는다. 융모가 커지면 음식의 흡수력이 향상돼 뚱뚱해지기 쉽다. 사포닌은 식독, 수독, 혈독 등 뼛속까지 밴 모든 독소를 빼낸다. 일종의 디톡스(detox) 효과를 내는 것이다.

그렇다고 팥물에만 의존한다고 해서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는 어디까지나 부스팅(boosting) 효과를 내는 보조적인 수단일 뿐, 기본적인 식이조절과 운동이 바탕돼야 한다.
즉 부기가 빠진 것은 그동안 혈액순환이 안됐던 부분을 개선한 것이지 지방량 자체를 줄인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팥물 다이어트법으로 체중감량에 성공한 연예인들도 정석 다이어트에 이를 병행한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한진우 원장은 “팥물은 식품으로 구분돼 성질이 평이한 만큼 큰 부작용은 없지만 한달 장복하면 이뇨작용이 강해져 몸에 무리가 올 수 있다”며 “한달 복용하고 한두달 쉬고를 반복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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