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간이식팀이 지난 22일 몽골 울란바토르에 위치한 몽골국립제1병원을 찾아 선천성 담도폐쇄증으로 생명이 위독했던 소년에게 어머니의 간 일부를 이식하는 생체간이식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이 병원은 1994년 12월 생후 9개월 여아에게 아버지의 간 일부를 이식하는 수술을 국내 최초로 시행했다. 20년 뒤 몽골에서도 현지 최초로 소아 생체간이식에 성공하는 기록을 남겼다.
간이식수술을 받은 델게르세한(Delgersaikhan)은 2009년 11월 출생 직후 담즙이 장으로 배출되지 않는 선천성 담도폐쇄증 진단을 받았다. 한 달 뒤 없어진 담도를 대신해 새로운 담도를 만들어주는 카사이(Kasai)수술을 시행했지만 예후가 좋지 않았다. 2013년 3월부터는 간문맥고혈압 등이 나타났고, 간경화까지 진행돼 간이식이 유일한 치료방법이었다.
몽골에서는 간이식수술을 받을 수 없었지만 2013년 10월 몽골국립제1병원에서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을 만나 수술받게 됐다. 간 기증자 검사결과 어머니 솔론고(Solongo) 씨가 적합한 것으로 판명됐다. 오전 8시에 시작된 생체간이식수술은 밤 9시경 끝났다. 수술장 여건과 장비, 현지 의료진 교육 등의 문제로 국내 평균수술시간보다 더 오래 걸렸지만 성공적이었다.
송기원 교수는 “기증자의 간 235g(전체의 30%)이 아들에게 이식됐다”며 “수술시 특별한 점은 없었고 결과는 성공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환자의 모든 신체기능이 정상이라 빠른 회복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규 서울아산병원 간이식외과 교수는 “5살 소아에게 간이식수술을 성공적으로 집도해 뿌듯하다”며 “간이식 술기 몽골 전수 프로젝트로 몽골 의료진이 독립적으로 간이식수술을 집도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르겔렌(Sergelen) 몽골국립제1병원 간이식팀장은 “간암 사망률은 몽골이 세계 1위”라며 “몽골 암환자 40%가 간암일 정도로 심각한 상황에서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이 수술을 지원해줘 고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환자들도 몽골의 의료기술과 환경이 발전하고 있음을 실감하고 있다”며 “몽골 최고의 간이식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은 오는 9월에도 몽골 현지 생체간이식 수술 2건을 집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