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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내시경, 안전하게 받고 계신가요?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4-02-20 19:01:27
  • 수정 2014-02-25 13: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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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포폴 등 수면유도제, 호흡기능 떨어뜨려 심한 경우 사망 … 숙련된 의료진·응급장비 필수

중앙대병원에서는 수면내시경 시술 과정에 마취과 전문의가 상주해 안전성을 높인다.

잠을 자는 상태에서 진행되는 위·대장 수면내시경(의식하진정내시경)은 불편함과 공포가 덜해 최근 시행률이 높아지는 추세다. 중앙대병원이 2011~2013년 내시경검사를 받은 16만4621명을 조사한 결과 약 40%가 수면내시경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편하고 간단하게 생각하는 수면내시경도 드문 확률로 치명적인 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지난달 박모 씨(47)는 프로포폴주사를 맞고 수면내시경검사를 받던 중 갑자기 사망했다. 작년 4월에는 전문병원에서 대장 수면내시경을 받던 부산 A대학 4학년 황모 씨가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다가 결국 숨졌다.

이 같은 사고는 심장충격기나 산소포화도측정기 등 응급장비를 갖추지 않은 병원에서 주로 발생한다. 전문가들은 수면내시경검사는 진정제나 마취제를 주사한 후 진행하기 때문에 마취제 종류, 다른 질환 유무, 내시경 당시 환자 상황, 응급처치 환경 등을 엄밀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수면내시경을 할 때 미다졸람이나 프로포폴 등 진정제(수면유도제)를 투여하는데, 간혹 약물 부작용으로 회복 후 운동실조나 균형상실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또 쇠약한 고령환자는 수면유도제의 영향으로 저호흡·무호흡이 나타나거나 혈압이 떨어질 수 있다.

수면유도제의 부작용은 불가피하지만 대부분 적절한 응급처치로 쉽게 회복할 수 있다. 그러나 수면유도주사를 맞은 환자를 정확하게 모니터링하는 시스템과 응급처치가 가능한 전문의료진이 없을 경우에는 응급상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할 수밖에 없다.

보건당국 조사에 따르면 수면유도제를 사용 중인 의원급 의료기관은 대부분 심장충격기 같은 응급장비를 갖추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수술실처럼 취전문의가 상주해야 안전성을 높일 수 있는데, 현실은 녹록치가 않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조사결과 수술실을 보유한 1139곳의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중 마취 전문의가 아예 없는 병원은 418곳(36.7%)에 달했다. 아울러 전체의 49.3%인 396개 병원은 마취전문의가 상주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재규 중앙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외래 수면내시경검사와 내시경시술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안전교육을 받은 전문의료진이 필수”라며 “내시경 관련 의료종사자는 모두 응급처치에 대한 전문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마취과 전문의가 내시경실에 상주하면서 응급상황에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마취과 전문의는 외래 수면내시경을 할 때 수면유도제주사로 마취를 시행하고 환자의 호흡·맥박·혈압·체온 등 생체징후(바이탈사인)를 유지한다. 또 내시경 중 심정지가 발생했을 때 심폐소생술로 환자의 의식을 돌려놓는 역할을 수행한다.

중앙대병원 소화기센터 내시경실의 경우 마취과 전문의가 직접 시술과정에 참여해 응급상황에 대비하고, 깊은 진정을 유도해 환자가 안전하고 편안하게 시술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또 모든 내시경실 간호사를 대상으로 기도관리 및 튜브삽입법 등 응급처치법을 교육함으로써 안전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김 교수는 “안전한 수면내시경검사의 조건은 담당의사의 충분한 경험, 적당한 수면약제 선택, 약제 용량 결정, 환자에 대한 적절한 모니터링시스템, 우발적 상황에 대한 빠른 응급조치”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내시경검사에 숙달된 소화기내과 의사와 간호사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가장 문제가 되는 호흡억제에 의한 저산소증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산소포화도검사 장비를 부착하고 산소마스크를 항상 비치해야 한다”며 “환자가 검사 후 회복실에서 수면을 취할 때에도 경험 많은 간호사가 관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환자는 응급처치가 가능한 전문의료진과 충분한 시설을 갖춘 의료기관에서 내시경검사를 받아야 한다. 수면유도제는 간혹 호흡기능 감소 및 심장기능 이상을 초래하기 때문에 심폐기능 장애환자나 급성 질환자의 경우 수면내시경검사를 받지 않는 게 좋다.
 
수면내시경검사가 끝난 후에도 30분에서 1시간 정도는 병원에 머무르는 게 좋다. 검사 당일에는 가능한 휴식을 취하고 운전은 피해야 한다. 또 칼이나 절단기 등 날카로운 도구를 사용하는 작업도 삼가야 한다.

제대로 소독되지 않은 내시경기계로 검사받으면 B·C형감염, 에이즈, 결핵 등에 감염될 수 있기 때문에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의 소독·세척지침을 준수하는지 확인하는 게 좋다.

중앙대병원은 초고화질의 이미지를 제공하고 넓은 시야확보가 가능한 내시경장비인 ‘Olympus EVIS LUCERA 290’를 도입해 내시경검사·치료의 질을 향상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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