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게스테론 및 남성호르몬 분비 변화와 연관 … 고바야시 절연침·레이저 치료 등 효과
임이석 신사테마피부과 원장
여드름은 보통 10대의 전유물로 여겨지지만 요즘엔 30대 나이에 접어들어서도 ‘여드름이 나서 고민’이라는 환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성인 여성의 20%, 5명 중 1명은 ‘성인여드름’으로 진단받는다.
이들 중 상당수는 10대 시절 여드름으로 고생하다가 나이가 들면서 깨끗하게 나았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또 생겼다고 호소한다. 30대에 접어든 일부 여성환자는 “여드름과는 무관한 나이가 아니냐”며 이를 변비나 스트레스의 후유증 정도로 가볍게 넘긴다.
성인 여성의 피부 각질층은 이미 두꺼워진 상태로 흉터가 지기 쉽다. 또 이를 커버하기 위해 화장으로 피지선 입구를 막는 행동이 반복돼 쉽게 호전되지 않는다. 성인 여성에게 자주 보이는 여드름 양상은 대부분 턱 부위, 목 상부에 많이 나타난다. 원인으로는 ‘남성호르몬 분비’를 꼽는다.
일반적으로 여성에겐 생리가 시작되기 7~10일 전쯤부터 여드름이 악화되기 쉽다. 생리 전에는 착상(자궁내막 비후)과 관련 있는 프로게스테론 분비량이 높아지고 남성호르몬 분비를 자극한다. 이런 영향으로 여성에게 일시적으로 심해질 수 있다.
피임약을 먹는 여성은 여드름 발생이 줄거나 늘어날 수 있다. 피임제에 포함된 미량의 호르몬제(프로게스테론 및 에스트로겐 등)가 안드로겐 분비기관인 부신에 영향을 끼쳐 남성호르몬의 영향을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이밖에 수면부족, 스트레스, 잘못된 화장품 사용도 여드름의 원인으로 꼽힌다.
성인이 된 후 발생한 여드름은 피부노화가 한창 진행 중인 상황에 생긴 만큼 웬만큼 노력하지 않으면 흉터가 져 발병 초기에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게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방법이다.
여드름은 증상에 따라 치료법을 달리해야 한다. 치료의 기본은 피지 분비를 줄이고 모낭·각질이 단단해지지 않도록 하며, 모낭 속의 세균을 줄여 염증을 막는 것이다.
피부과에서는 외용약을 발라 여드름이 난 부위를 진정시킨 후 소독바늘로 짜거나 ‘고바야시 절연침 시술’, ‘필링’, ‘레이저 치료’, ‘메디컬 스킨케어’ 중에서 특정한 치료법을 선택하거나, 여러 방법을 병용한다. 증상에 따라 항생제, 호르몬제 등 경구 약물요법을 쓰기도 한다.
여드름흉터나 넓어진 모공으로 고민하는 사람은 피부 타입과 증상에 따라 ‘재생레이저’, ‘박피시술’, ‘섬유아세포치료제’ 등으로 환부를 개선한다.
사람마다 피부의 타입 및 상태가 다르기 때문에 같은 종류의 여드름이나 흉터를 치료하더라도 치료법이나 기간이 달라질 수 있다. 무조건 최신장비나 유행을 고집할 게 아니라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시술법을 고르는 게 치료의 핵심이다.
치료뿐만 아니라 평소 관리도 중요하다. 하루에 두 번은 미지근한 물로 비누 세수한다. 유분기가 많은 화장품은 여드름을 악화시키므로 화장을 지울 때도 콜드크림보다는 클렌징워터나 비누로 지우는 게 좋다. 음식을 지나치게 제한할 필요는 없지만 여드름 생성을 촉진하는 당분과 지방질 음식은 가급적 피하는 게 권장된다. 손으로 여드름을 만지거나 짤 경우 감염될 우려가 있고 주위 혈관이 확장돼 얼굴이 붉어지므로 병원에서 숙련된 전문가가 짜주는 게 좋다.
‘여드름연고’도 신중하게 사용해야 한다. 처음 며칠 동안은 효과가 있지만 갈수록 여드름이 커지고 붉어지는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