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이 욱신거리고 저리는 ‘손목터널증후군’ 환자가 최근 5년새 53%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008~2012년에 진료받은 손목터널증후군 환자를 분석한 결과 진료인원은 2008년 10만명에서 2012년 16만명으로 5년 새 약 6만명(53.00%)이 증가했고, 연평균 증가율은 8.9%로 나타났다고 15일 밝혔다.
총 진료비는 2008년 약 221억원에서 2012년 약 361억원으로 5년 새 약 140억원이 늘어나 63.2%의 증가세를 보였다. 연평균 증가율은 10.3%에 이르렀다.
손목터널(수근관)이란 손목 앞 쪽 피부조직 밑 뼈와 인대로 형성된 작은 통로로, 9개 힘줄과 정중신경이 손 쪽으로 지나간다. 이 부위가 다양한 원인에 의해 압력을 받거나 좁아지면 신경이 자극받아 손목터널증후군이 생긴다.
정확한 발병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과도한 손목 사용으로 손목터널을 덮고 있는 인대가 두꺼워져 정중신경(팔의 말초신경 중 하나로 일부 손바닥의 감각과 손목 및 손의 운동기능을 담당, median nerve, 正中神經)을 압박하는 경우에 가장 흔하게 나타난다. 이밖에 손목터널 신경감염, 손목관절 골절, 양성종양 등도 원인으로 꼽힌다.
이 질환은 손목의 통증과 정중신경의 지배부위인 엄지, 검지, 중지와 약지 일부에 해당하는 손바닥 및 손가락끝에 저림 증상을 보인다. 심할 때에는 잠자는 도중에도 통증을 느껴 잠에서 깨기도 한다. 질환이 오래 지속된 경우 신경이 눌려 감각이 둔해지면서 손의 힘이 약해지는 운동마비 증세가 발생하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이 질환은 특히 여성에서 압도적으로 높은 발생빈도를 보인다. 지난해 진료인원의 성별 점유율은 지난해 여성이 79%, 남성이 21.0%로 여성이 남성에 비해 약 4배 더 많았다. 연평균 증가율은 남성이 9.6%, 여성이 8.7%로 비슷한 수준이다.
손목터널증후군 진료인원의 10세 구간 연령별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50대가 41.0%로 가장 높고, 40대 20.8%, 60대 17.1%의 순이었다. 특히 40~50대의 점유율이 61.8%로, 손목터널증후군 진료인원 10명중 6명은 40~50대의 중년층인 셈이다.
이 가운데 50대의 여성 진료인원 수는 약 5만5000명으로 특히 중년 여성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각 연령구간별 성비를 비교해보면 20세 미만에서는 진료인원의 성별 차이가 없고 30대부터 2배 이상 벌어지며 40대에 약 4배, 50대는 약 6배의 큰 차이를 보였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초기 증상이 미약해 파스부착 등 자가치료를 하며 참는 경우가 많다. 병원을 찾는 상당수 환자는 근위축이 오래 진행돼 운동기능장애가 유발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증상 초기에는 손목 사용을 최대한 줄이고 찜질, 마사지, 약물치료, 보조기 착용 등 비수술적 요법으로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만약 3개월 이상의 비수술적 치료에도 별 차도가 없거나 증상이 악화된다면 수술을 통해 손목터널을 넓혀주는 치료가 필요하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의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동작이 주요 발병원인인 만큼 평소 스트레칭을 생활화하고, 일상 속에서 손목을 보호하는 습관을 가져 질환을 예방하는 게 좋다.
특히 사회생활과 가사노동을 병행하는 40~50대 중년 여성층은 질환 발생률이 가장 높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다가오는 추석 명절에도 손목에 무리가 가지 않게 주기적으로 손목 스트레칭을 하고 휴식을 취하는 게 예방의 지름길이다. 온 가족이 가사를 분담하는 것도 건강하고 풍성한 한가위를 맞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