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패혈증(패혈성 쇼크, sepsis)는 혈액 속 염증이 전신으로 퍼져 고열 및 저체온증 등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30일 내 사망률이 20~30%에 이르는 심각한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일반인의 인지도가 극히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분당서울대병원 김규석·이재혁, 경상대병원 강창우 응급의학과 교수팀은 오는 12일 ‘세계 패혈증의 날’을 맞아 일반인의 인지도를 알아보기 위해 인터넷 설문조사 및 이들 병원 응급실 내원객 108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패혈증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은 27.3%에 불과했다.
응답자의 76.9%가 패혈증에 대해 ‘들어본 적 있다’고 답했으나, 어떤 질환인지를 묻는 항목에서는 그 중 35%만이 답을 맞췄다. 또 패혈증을 전염성 질환으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도 무려 71.7%에 달했다.
반면 급성심근경색과 뇌졸중의 경우 각각 94.3%, 96.9%가 질환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고 어떤 질환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는 경우도 각각 80%, 93%로 높은 수치를 보였다.
각 질환에 대한 사망률 역시 사실과 다르게 알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이들 질환의 30일 내 사망률은 중증패혈증(20~30%), 뇌졸중(9.3%), 급성심근경색(2.7~9.6%) 순으로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조사 결과 응답자의 59.7%가 패혈증보다 급성심근경색의 사망률이 더 높은 것으로 알고 있었으며, 41%는 패혈증보다 뇌졸중의 사망률이 더 높은 것으로 잘못 인지하고 있었다.
국내 패혈증에 관한 정확한 데이터는 없지만 외국의 경우 패혈증의 한 해 발생률은 10만 명당 300~1000명으로 급성심근경색의 208명, 뇌졸중의 104명을 상회한다.
김규석 교수는 “중증패혈증, 급성심근경색, 뇌졸중은 모두 사망률이 높고 6시간 이내의 응급처치에 영향받는 질환이지만 그 중 패혈증은 인지도가 많이 낮은 상태”라며 “패혈증을 알고 있다고 답한 사람의 약 70% 이상이 대중매체 또는 인터넷을 통해 접한 것으로 고려했을 때, 국가 차원의 적극적인 홍보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패혈증은 인체에 침입한 미생물·세균으로 인해 전신성 염증반응을 보이는 질환이다. 면역력이 높고 건강한 사람은 침투된 세균을 백혈구가 물리칠 수 있다. 반면 신생아, 고령자와 면역억제제 투여·간질환·알코올중독·영양실조 등으로 면역력이 떨어지는 사람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이 질환은 환자 스스로 처치할 수 없는 질환이기 때문에 증상이 발현되는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주요 증상으로는 체온이 38도 이상으로 올라가는 발열 및 반대로 36도 이하로 내려가는 저체온증 등 체온이상반응, 호흡수가 분당 24회 이상으로 증가하는 빈호흡, 심박수가 분당 90회 이상인 빈맥을 꼽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치료는 수액요법, 항균제 치료, 원인병소 제거 등이다. 경증이라면 일반 병실에서 치료를 시작하지만 중증일 경우 사망 위험이 높기 때문에 중환자실로 입원한다. 최초 진료 시 이미 중증으로 진단되는 게 대부분이며, 미국의 경우 약 50%가 중환자실로 입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증도가 심해질수록 혈압이 떨어지므로 혈압을 올리는 혈압상승제를 사용한다. 경우에 따라 스테로이드제제를 투여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