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생아 HPV 감염, 분만과정서 발생한 일시적 오염 … 2개월 뒤 바이러스 모두 사라져
한호섭 제일병원 부인종양학과 교수
임신 중 자궁경부암을 유발하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에 감염됐다고 해서 너무 걱정할 필요 없다. 한호섭 관동대 제일병원 부인종양학과 교수팀은 HPV에 감염된 임신부의 신생아 약 20%는 수직 감염됐지만, 분만 2개월 뒤 바이러스가 모두 사라지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10일 밝혔다. 연구팀은 HPV 감염이 임신·출산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뿐더러 신생아에 노출되는 부분도 일시적인 것으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한 교수팀은 최근 임신 36주 이상 임신부 469명을 대상으로 임신부 본인의 자궁경부와 분만 직후 신생아의 구강분비물 및 구강점막을 대상으로 HPV 검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임신부 72명(15.4%)과 신생아 중 15명(3.2%)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엄마가 HPV에 감염돼 아이도 같이 감염된 수직감염률은 20.8%로 조사됐다. HPV가 검출된 신생아의 바이러스 유형은 그들의 모체 HPV 유형과 일치, 모체로부터의 수직 감염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태반을 통한 수직감염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분만 직후 태반, 제대혈, 모체 말초혈액의 HPV 검사를 시행했다. 또 감염 지속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분만 2개월 뒤 HPV 양성을 보인 신생아에게 다시 바이러스 검사를 실시했다. 관찰 결과 모든 검사 부위의 혈액에서 HPV가 발견되지 않았고, 바이러스 양성 신생아 추적조사에서도 검출되지 않았다.
한 교수는 “임신부에서 신생아로의 HPV 전염은 임신 중 태반을 통한 수직감염이라기보다는 분만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시적 오염으로 판단된다”며 “임산부가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우리나라 임신부와 신생아에서의 HPV 감염 및 수직감염의 분포, 신생아에서의 HPV 지속 여부를 추적 관찰한 최초의 연구로 SCI급(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 논문인 ‘유럽 산부인과 및 생식생물학 저널’(European Journal of Obstetrics & Gynecology and Reproductive Biology) 최신호에 소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