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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옥피부 집착하는 한국여성 ‘백반증’ 위험 높다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3-07-09 11:21:13
  • 수정 2013-07-11 16:4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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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백화장품, 멜라닌 생성 억제과정에서 백반증 유발 … 구입 전 허가된 성분인지 확인해야

미백화장품을 장기간 사용할 경우 멜라닌색소 생성을 억제하는 화학반응 과정으로 인해 ‘백반증’ 이 나타날 수 있다.

국내 여성들은 기능성화장품을 고를 때 가장 먼저 미백 성분이 얼마나 포함됐는지 확인할 때가 많다고 한다. 하얀 피부에 유난히 집착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세계 유수의 화장품 기업들은 이 점을 간파해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처럼 미백화장품이 여성소비자의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는 이유는 바로 ‘눈에 띄는 효과’다. 미백기능은 피부색을 결정하는 검은 색소인 멜라닌의 생성을 억제하는 것을 의미하며, 효과는 바르는 횟수 및 양과 비례한다.

그러나 미백화장품은 피부의 민감도를 높이고 항상성을 파괴해 발진, 염증, 백반증 등 피부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피부 잔류기간이 길어 피부트러블도 쉽게 회복되지 않는다. 또 멜라닌 생성을 억제하는 화학반응 과정에서 ‘백반증’ 이 나타날 수 있다. 백반증은 멜라닌 세포가 파괴되면서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백색 반점이 피부에 나타나는 후천적 탈색소성 질환이다.

지난 5일 일본 유명브랜드 가네보화장품이 미백화장품 45만개를 자진회수한 사례를 통해 백반증의 무서움을 짐작할 수 있다. 이 화장품 사용자 중 39명이 백반증 증상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연구팀은 이 회사가 자체 개발하고 일본 후생성이 인증한 ‘4HPB(로도데놀)’ 성분이 문제를 일으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성분은 멜라닌을 만드는 데 작용하는 효소인 티로시나아제의 활성을 억제한다.
미백화장품은 성분에 따라 멜라닌 색소를 억제하는 방식이 다르다. 가네보의 4HPB 성분과 달리 티로시나아제 효소에 자극받은 티로신 단백질이 산화되는 것을 막거나, 생성된 멜라닌 색소가 피부세포에 들어가는 마지막 단계 즉 멜라닌세포에서 각질형성세포로 넘어가는 과정을 억제하기도 한다.

이진혁 우보한의원장은 “미백화장품의 오남용에 따른 부작용은 예견된 사태로 백반증은 난치성 피부질환 중 치료가 가장 까다롭다”며 “현재 인정받고 있는 유일한 치료법은 티로시나아제를 자극시켜 멜라닌세포의 합성능력을 촉진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백화장품의 부작용 사례는 이번 뿐만이 아니다. 올해 초 중국산 미백화장품에서 국내 허용기준치(1ppm)를 최대 1만5000배나 초과한 수은이 검출돼 소비자들을 경악케 했다. 수은은 멜라닌색소의 생성을 차단하는 화학적 특성이 강해 과거에는 미백화장품의 원료로 사용됐다. 그러나 신경계통에 심각한 장애를 일으킨다는 사실이 밝혀져 현재는 사용되지 않고 있다.

백옥같이 하얀 피부를 원하는 사람은 멜라닌색소를 귀찮은 존재로 여길 때가 많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이 색소는 화학광선인 자외선을 흡수해 피부트러블이나 피부암을 예방하기 때문이다. 동양인이 피부가 하얀 서양인보다 피부암 발병률이 월등히 낮은 것도 멜라닌 색소 덕분이다.
이 색소가 항상 피부를 검게 만드는 것은 아니다. 야외활동과 자외선 양이 많은 여름철에는 멜라닌색소가 많이 생성되다가 겨울철에는 이 색소가 들어있는 표면 피부세포가 각질이 돼 떨어져 나가면서 피부는 점점 하얘진다. 여름철에도 화사한 피부를 유지하고 싶다면 미백화장품을 바르기보다는 자외선 노출을 최소화하는 게 효과적이다.

백옥피부를 갖고 싶은 욕망을 버릴 수 없다면 미백화장품의 성분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미백성분으로 등록된 물질은 닥나무추출물, 알부틴, 에칠아스코빌에틸, 유용성감초추출물, 아스코빌글루코사이드, 나이아신아마이드, 알파-비사볼올, 아스코빌테트라이소팔미테이트 등이며 이 외에 다른 성분이 포함된 화장품은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일본 후생성과 공통으로 겹치는 미백성분은 알부틴과 유용성감초추출물이다.
미백화장품은 각질층이 탈락하는 피부주기에 따라 바른 후 약 한 달 뒤에 효과가 나타나야 정상이다. 이 때문에 단기간에 미백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알리는 화장품은 대부분 허위·과대광고인 경우가 많다.

이진혁 원장은 “오존층이 점차 파괴되면서 자외선이 예전보다 강해지고 미백화장품 등 각종 화학성분에 대한 노출이 잦아짐에 따라 백반증 환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며 “멜라닌 생성을 억제하는 지금의 생활습관은 결코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우보한의원이 개발한 백반증 특효 한약인 ‘우백환’은 백선피, 향부자, 천궁, 당귀, 도인 등이 주요 생약재로 들어간 처방이다. 배양한 멜라닌세포에 우백환 추출물을 반응시키면 멜라닌색소를 만드는 티로시나제(tyrosinase)와 ‘TRP1’, ‘TRP2’ 등 멜라닌 합성효소를 활성화시켜 멜라닌색소 함량이 증가되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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