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리디스크 ‘구부릴 때’, 척추관협착증 ‘걸을 때’ 통증 심해 … 퇴행성 협착증, 이른 시기에 치료받아야
허리통증은 나이와 무관하게, 퇴행성 척추관협착증은 나이들수록 잘 발병하는 질환이어서 혼동하지 말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자영업자 김 모씨(58)는 얼마 전부터 허리에 지속적인 통증을 느끼기 시작했다. 잠깐 아프고 말 것이라고 생각한 통증은 점점 심해지고 심지어 다리까지 저려왔다. 허리디스크(요추간판수핵탈출증)라고 생각해 병원을 찾았지만 ‘척추관협착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의료진으로부터 많은 척추관협착증 환자들이 증상이 비슷한 허리디스크로 오해하고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을 듣고 그제서야 고개를 끄덕였다.
보통 허리에 지속적인 통증이 생기면 허리디스크를 가장 먼저 떠올린다. 허리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은 증상이 비슷해 환자 스스로 구분하는 게 쉽지 않다. 하지만 두 질환은 발생 원인도 다르고 치료법도 달리해야 하기 때문에 진단을 통해 정확한 병명을 확인하고 그에 맞는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허리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의 차이점에 대해 송준혁 바른세상병원 신경외과 원장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허리디스크는 척추를 보호하고 뼈가 부드럽게 잘 움직일 수 있도록 돕는 ‘디스크’가 빠져나오며 유발된다. 빠져나온 디스크가 척추를 관통하는 신경을 누르면서 통증이 생기는 것이다. 이는 퇴행성인 경우도 있지만 바르지 못한 자세와 외부의 충격으로 생기기도 한다.
반면 척추관협착증은 나이가 들면서 뼈 사이의 관절 부위나 인대가 두꺼워지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예전에 비해 커진 뼈나 인대로 인해 신경이 지나가는 공간인 척추관이 좁아져 신경을 압박하며 통증이 생긴다. 이렇듯 척추관협착증이 노년층에서 주로 발생한다면 허리디스크는 노인뿐만 아니라 바르지 않은 자세로 오래 앉아 있는 학생과 직장인, 격한 운동을 즐기는 젊은층에서도 쉽게 나타날 수 있다.
허리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의 증상은 매우 비슷하다. 허리에서부터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로 이어지는 통증과 저림이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통증을 느끼는 상황이 달라 두 질환의 구별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예컨대 허리디스크는 걷는 것과 상관없이 허리부터 발까지 통증과 저림을 느끼는 반면 척추관협착증은 걸으면 그 증상이 더 심해지기 때문이다.
또 허리를 숙였을 경우의 통증 정도로도 두 질환을 구분할 수 있다. 허리디스크의 경우 앞으로 숙일 때 통증과 저림이 더 심해지는 반면 척추관협착증은 허리를 앞으로 숙이면 증상이 완화된다. 노인들이 걷다가 쪼그리고 앉아 쉬거나, 유모차 등 보행기구에 몸을 앞으로 기대며 걷는 것은 척추관협착증으로부터 오는 통증을 줄이기 위해서다.
송준혁 원장은 “두 질환 모두 초기에 발견해 약물치료나 비수술적 치료를 받는 게 가장 좋지만 심할 경우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허리디스크는 척수신경을 압박하는 돌출된 디스크를 제거하거나 디스크를 완전히 빼내고 인공디스크를 삽입하는 수술을 받게 된다. 척추관협착증은 신경 눌림을 최소화하기 위해 두꺼워진 척추뼈를 절개 또는 제거해 척수신경에 미치는 압력을 줄여주는 감압수술로 치료할 수 있다.
송 원장은 “퇴행성 척추관협착증은 노화로 인한 질병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상태가 더 심해질 수 있다”며 “증상이 있는데도 오랜 시간 방치하면 감각장애, 배뇨장애가 나타날 수 있어 빠른 치료가 요구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