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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피린 복용, 현미경적 혈뇨와 상관없다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3-05-13 11:34:17
  • 수정 2013-05-16 11:4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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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만여명 대상 조사… 복용자·비복용자간 혈뇨 유병률 6.1%와 6.2%로 큰 차이 없어

정창욱(사진 왼쪽)·이상은 분당서울대병원 비뇨기과 교수

아스피린 복용이 혈뇨의 위험성을 높인다고 알려졌지만 ‘현미경적 혈뇨’와는 무관하다는 연구결과가 국내 의료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규명됐다. 이에 따라 심혈관질환을 예방할 목적으로 아스피린을 복용하던 사람은 혈뇨가 발견되더라도 굳이 아스피린 복용을 중단할 필요가 없게 됐다.

정창욱·이상은 분당서울대병원 비뇨기과 교수팀은 2005년 8월~2010년 12월에 이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20세 이상 성인 6만여명을 대상으로 아스피린 복용과 혈뇨 유발 간의 상호연관성을 조사한 결과 복용자와 비복용자간의 현미경적 혈뇨 유병률이 각각 6.1%와 6.2%로 차이가 없었고, 혈뇨의 정도에도 큰 차이는 없었다고 13일 밝혔다. 혈뇨가 없었던 검진자를 추적해보니 아스피린 복용자와 비복용자의 혈뇨 발병률도 각각 4.4%, 4.1%로 통계적 차이는 크지 않았다. 또 검진 당시 혈뇨가 있던 사람의 경우 혈뇨가 계속된 빈도도 복용자와 비복용자 각각 60.6%, 56.0%로 나타나 눈에 띄는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아스피린(성분명 아세틸살리실산)은 본래 해열제·진통제·류마티스질환치료제 등으로 사용돼오다 항혈소판 기능이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국의 경우 성인의 35%, 국내는 약 10% 정도가 매일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 약의 항혈소판 작용으로 인해 출혈성 경향도 높아지는데 대표적인 부작용이 위장관 출혈이다. 또 수술 후 지혈이 잘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대부분의 수술 전 1~2주간은 아스피린 복용을 중단해야 한다. 이런 이유로 아스피린이 혈뇨의 위험성도 높일 것으로 추측해왔다.

보통 일반인에게서 혈뇨가 발견되면 원인 확인을 위해 반복요검사, 이형 적혈구(dysmorphic RBC), 요세포검사, 컴퓨터단층촬영(CT), 방광내시경 검사 등을 추가로 시행하는데 그동안 아스피린을 복용 중인 성인에게 혈뇨가 발견됐을 때 정확한 가이드라인이 없어 검진에 어려운 면이 있었다. 어떤 의사는 아스피린이 출혈성 경향을 높일 수 있다는 이유로 좀 더 지켜보기도 하고, 아스피린 복용을 중단시키거나, 검사수칙 대로 정밀검사를 하기도 했다. 이번 연구는 아스피린 복용자에게서 혈뇨가 발견됐을 때 기본적인 혈뇨검사 원칙을 따르고, 혈뇨 때문에 아스피린을 중단할 필요가 없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에 의미가 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정 교수는 “건강한 일반인이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것으로 혈뇨의 위험을 높이지 않는다는 것을 처음 입증했다”며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중에 혈뇨가 발견됐다면 약 복용을 중단할 필요는 없지만 혈뇨에 대한 추가적인 검사를 받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어 “적은 양의 혈뇨가 한두 번 있었다고 해서 건강에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지속적인 혈뇨가 있거나 혈뇨의 양이 많을 때에는 정밀검사가 필요하다”며 “이번 연구는 현미경적 혈뇨(현미경으로만 혈이 보이는 것)에 대한 결과이므로 육안적 혈뇨(소변에 비정상적인 양의 적혈구가 섞여 배설되는 것으로 눈으로 색깔 변화를 볼 수 있을 정도의 혈뇨)가 있을 경우에는 아스피린 복용에 대해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과학적 완성도, 독창성, 임상적 가치를 인정받아 세계 저명 의학지인 미국의학협회지(JAMA, Internal Medicin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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